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1997년 장쩌민(江澤民) 주석 이후 14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G2로 불릴 정도로 국제 정치와 경제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우리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비중은 더욱 빠른 속도로 확대돼 왔다. 지난해 미국(10.7%), 일본(6.0%), EU(11.0%)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 비중이 합쳐서 27.7%였던 데 비해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5%였고 홍콩 등 간접 경로를 통한 수출까지 합하면 28%에 달했다. 적어도 한국의 수출 부문에서 중국은 미국, 일본, 유럽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국의 각종 경제정책과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반면 금융시장을 보면 실물경제에서 중국과 주고받는 영향력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92년 이후 한국 주가와 미국 주가 간 상관관계가 0.44인 반면 중국 주가와는 0.0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에 KOSPI는 미국 주가와 움직임을 같이했다.
중국은 2008년 이후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각종 재정통화정책으로 지난해에도 10%대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성장의 후유증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하고 최근에는 소비자물가까지 상승하면서 긴축정책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지난해 3%였던 물가목표를 올해 4%로 상향 조정했지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해 추가 긴축정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첫 긴축 행보로 지급준비율을 18.5%에서 19.0%로 50bp 인상한 바 있다.
미국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과는 달리 올해 중국 경제는 위안화 절상, 지준율 인상, 추가적인 금리인상 등 각종 인플레이션 억제 대책으로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은 9%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까지 성장률 수준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전인대의 목표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경제와 주식시장에 큰 걱정거리를 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경제와의 더욱 밀접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중국 주식시장보다 미국 주식시장과 그 방향성을 같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는 금융위기로부터 점차 벗어나면서 미약하지만 실물경제 특히 고용시장의 완만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다만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잉여 노동력과 설비를 감안할 때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완만한 경기회복과 세계적인 잉여 유동성이 중국의 긴축정책 효과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