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계속 바꿔줄게”
최근 해외 직구 사이트 무료반품혜택 광고다. 정말 다 바꿔줄 수 있는지 몰라 최근 과장 광고로 행정지도를 받기도 했지만, 이 광고앱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종합몰앱 2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늘어나는 해외 직구가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 일단 위해상품이 늘어날 수 있다. 폭증하는 해외 우편물로 인해 마약 은닉 상품도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급변하는 무역환경에 우리는 글로벌 스탠다드 선도라는 목표로 신속 통관과 사회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관세 행정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디지털 강국인 장점을 살려 한국형 전자통관 시스템(Uni-Pass)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총 14개국에 3억1036만 달러 규모가 보급되는 등 관세행정 분야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한 AI CCTV, 영상인식 기술 등 신기술과 마약밀수 단속을 위한 첨단 검색장비 도입 등을 통해 업무처리 자동화, 비정형 데이터의 디지털화 등으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지능형 통관검사체계 도입 등을 추진하는 성과로 지난해 세계은행(WB)이 발표한 통관분야 물류경쟁력지수(LPI)에서 세계 7위를 기록하면서 세계 최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다.
이에 맞춰 글로벌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통관 선진화는 결국 우리 수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FT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산지 증명이다. 우리 기업들이 가장 많이 어려워 하고 있는 사례들도 원산지 인정에서 오류가 생겨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FTA 협정문에는 사후적용이 명시되어 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규정이 없거나 불이행되어 FTA 특혜에 대한 사후적용이 불가하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은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의 전파로 해결할 수 있다.
우리의 공급망 다변화의 중요한 거점인 아세안과의 협력도 늘려나가야 한다. 아세안은 아세안단일창구(ASW, ASEAN Single Window), 국가단일창구(NSW, National single window)를 통해 통관시간 절감, 서류 간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페이퍼 원산지 증명을 요구하는 등 디지털 혁신이 확산될 수 있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한 우리의 국제협력 노력도 가속화되어야 한다.
특히, 2025년은 우리나라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회의 개최·의장국이다. 정상회의 뿐만 아니라 기업인들이 주도가 되어 개최가 되는 CEO-서밋이나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등을 통해 기업인들의 의견이 건의되기도 한다. 기업인들의 논의할 여러 주제 중에서 경제 자유화, 디지털 통관은 중요한 주제로 우리가 주최국인 만큼 한국이 앞장서 있는 관세 분야 선진화를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APEC내 통관절차소위원회(SCCP)에서 회원국 간 역내 관세행정 협력논의를 주도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통관 혁신은 우리 기업을 위한 길이고,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닐까.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관세청 관세행정 스마트혁신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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