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자원 부국’이라는 것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광활한 영토에서 커피를 포함한 각종 농산물을 생산하고,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에서 목재를 벌목한다.
하지만 브라질이 산유국이면서 세계 8위권의 생산국이라는 사실은 아직 생소하다. 2023년 기준 브라질의 원유 생산량은 일평균 340만 배럴로, 아랍에미리트(UAE)와 함께 공동 8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4.1%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원유 생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빠른 성장세다. 브라질 국가석유청(ANP)에 따르면 브라질의 일 평균 생산량은 2021년 298만 배럴, 2022년 310만 배럴, 2023년 340만 배럴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전년 대비 약 3.3%의 생산량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9.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일일 생산량 366만 배럴을 달성하여 역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브라질을 주목해야 또 다른 이유는 잠재 매장량이다. 브라질 원유는 리우데자네이루 앞바다의 프레살(Pre-sal) 심해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다.
브라질의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는 오는 2027년까지 11개의 심해 유전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2015년 대규모 심해 유전이 발견돼 신흥 석유 부국으로 부상한 가이아나와 지질적 특성이 같은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 일대에서도 신규 심해 유전 발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4월 페트로브라스는 이 지역에서 유전 매장의 중요한 증거인 탄화수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이 브라질과 석유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첫 번째로 석유 공급 안정화를 위해 브라질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 한국은 2020년부터 브라질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2020년에는 1692만 배럴을 수입하여 전체 수입량의 1.7%를 차지했지만, 2022년에는 2413만 배럴을 수입하여 2.3%까지 비중이 증가하였다.
두 번째로 브라질과 석유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하다. 페트로브라스는 2022년부터 2026년 사이에 총 15대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브라질 정부는 페트로브라스가 추진하던 정유공장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유소 현대화 및 중단된 건설공사를 재개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정유 시설 확충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해 외국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해양플랜트 및 석유화학 기술을 바탕으로 브라질과 협력한다면 양국은 ‘윈윈’ 할 수 있을 것이다.
브라질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원유 일일 생산량을 540만 배럴까지 늘려 세계 4위 산유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친환경에너지 사용의 확대로 예전보다 중요도가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석유는 여전히 전세계 에너지 원료의 3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수십년간 석유의 사용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과 브라질이 석유 공급망,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해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곽영서 코트라 상파울루 무역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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