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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광장] 세계 최고의 치안, K-치안산업으로 이어갈 때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놀라는 점이 있다. 이른 아침이든 늦은 저녁이든 24시간 언제 어디에서나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데 우선 놀라고, 카페에서 휴대전화나 지갑을 테이블에 두고서 자리를 비워도 도난 걱정이 없다는 것에 다시 한 번 놀란다고 한다.

국가별 안전도를 비교하는 여러 조사에서 한국은 가장 안전한 국가로 평가되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은 한국을 방문하게 된 계기로 ‘안정적 치안’을 가장 먼저 손꼽는다. 이러한 안정적 치안은 5000만 국민들의 높은 준법정신과 14만 현장 경찰관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이른바 ‘K-치안’이라는 용어도 나왔다.

이렇듯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넘어 ‘K-○○’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다양한 변주를 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으로 대표되는 ‘K-콘텐츠’,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으로 대표되는 ‘K-문학’은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방산’과 ‘K-원전’은 대규모 수출계약 체결을 계기로 국방과 에너지 자원을 위한 검증된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K-치안’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누구나 범죄로부터 안전하고 각종 사고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은 사회 전반에 안정감과 활력을 준다. 이 안정감 속에서 개인들은 비로소 자유와 평화를 느끼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생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인구절벽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이러한 안정적 치안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세 이상 65세 미만 인구를 뜻하는 ‘생산연령인구’가 2024년 3600만명을 기점으로 2044년에는 2700만명, 2064년에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180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연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국가 모든 영역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4만명 수준의 경찰 인력이 앞으로 7만명 또는 6만명 수준 이하로 감소할 것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찰 인력 감소 속에서 안정적 치안을 계속하여 유지하기 위해서는 치안의 패러다임을 ‘인력 중심’에서 ‘장비와 시스템 중심’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한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 장비와 시스템’을 포함한 세계 치안산업 시장은 매년 6.9%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관련 글로벌 시장은 680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는 없다. 때문에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핵심 산업으로 육성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다만, 치안산업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대부분의 국내 기업이 영세한 상황으로 자생적 성장에 한계가 있어 기업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K-치안산업’은 성장 초기 단계다. 치안산업진흥법 등 관련법 제정이나 전문인력 양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하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K-치안산업’이 국내 우수제품들이 세계 곳곳으로 수출돼 세계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대한민국이 수출 강국으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최주원 경찰청 미래치안정책국장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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