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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김래원 “갓래원이요? 그 별명 마음에 안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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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갓래원’이라고요? 그 별명 별로에요.”

배우 김래원은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았다. 청춘스타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벌써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세월만큼 연기에 있어서도 제법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김래원은 자신의 20년 연기 세월에 굳이 겸손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거만하지도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 느와르, 범죄 액션까지. 김래원은 어떤 장르에서든지 두각을 보였다. 마치 잘 맞춘 톱니바퀴처럼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 물론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무척 영민한 배우다. 또 그 선택이 허투루 되지 않게 철저히 자신을 맞추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작품을 선택하는 주관이 생긴 것 같긴 해요. 하고 싶은 거, 하기 싫은 거, 환경적인 것들이요. 모두 고려하죠. 감독님도 중요해요. 이 감독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건지, 영화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를 보는 거예요. 아, 가장 중요한 건 김래원이라는 배우를 좋은 도구로 쓰실 수 있는지 여부겠죠?(웃음) 영화 ‘프리즌’이 그랬어요. 시나리오도 좋은데 날 좋게 활용하실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범죄 액션 영화 ‘프리즌’(나현 감독)에서 검거율 100%로 저승사자로 통하는 에이스였지만 뺑소니, 증거 인멸, 경찰 매수 등으로 교도소에 입소하게 되는 전직 꼴통 경찰 유건을 맡았다. 교도소의 제왕 익호(한석규)와 대립각을 세우며 목숨을 건 복수극를 펼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유건이 무게가 있는 캐릭터였어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느낌은 ‘꼴통’ 경찰이 아니고 악질, 부패한 경찰 정도였죠. 전략상 드러나지 않고, 뻔하지 않으려면 유건의 캐릭터를 ‘업’시키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몇 번의 회의 끝에 최종적으로 지금의 유건이 완성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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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김래원은 몇 번이고 “배우는 감독의 의도를 전하는 도구”라고 말했다. 작품에 임하는 그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혹자는 그를 두고 ‘지나친 완벽주의자’라고도 한다. 하지만 촬영장에서 김래원은 누구보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배우다. 절대 다른 사람의 영역을 쉬이 넘나들려고 하지 않는다.

“완벽하려고 하는 순간 그것과 거리가 멀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내려놓으면 더 좋은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충돌이 없었냐고 물어 보는 분들이 많은데, 충돌이라는 표현 자체가 맞지 않아요. 이건 철저히 감독님의 영화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쿨하고 합리적이세요. 그래서 의견을 내면 다양하게 찍어보고 그 중에 가장 좋은 걸 선택했어요. 한석규 선배님도 그랬고요. 감독과 배우들의 호흡이 잘 맞았던 거죠.”

김래원은 한석규와도 남다른 호흡을 보였다.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그럼에도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이유는 몇 년 전부터 이어진 두 사람의 친분 덕이었다.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는 김래원과 한석규는 ‘프리즌’을 통해 그 호흡을 여지없이 담아냈다.

“7,8년 전 한 선배님이 매니저를 통해 연락을 하셨어요. 성향이 잘 맞았던 거죠. 그 이후로 계속 낚시를 같이 했어요. 편하고 좋았어요. 동네 형처럼 허울 없이 지내게 되더라고요. 연기로는 거의 만날 기회가 없었죠.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어요. ‘형’이라고 부르던 선배에게 깍듯하게 대했지만 정작 선배님은 ‘편안히 대하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서로 의견을 나누고 말없이 한 공간에서 한참을 있기도 했어요. 연기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죠. 한 선배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분위기만 봐도 절 아시니까요. 저를 친한 동생이 아닌 배우로서 경쟁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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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쇼박스)


작품에 대한 욕심은 물론이고 존경하는 선배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는 매 신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날 것의 연기’를 강조했다. 꾸며지지 않은 듯한 연출이 그가 원하는 색깔이었다. 그동안 선보였던 다른 작품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이번 작품도 그의 의도대로 정해진 틀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 ‘프리즌’을 두고 김래원은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고 말했다.

“그 인물의 환경에 빨리 적응을 하고 그 인물의 과거부터 돌이켜 생각을 해봐요. 말투 같은 부분은 크게 바꾸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가지고 있는 베이스에서 그 레벨이 조금씩 조절이 되는 거 같아요. 무겁지만 가볍지 않게...가장 어려운 말이죠? 하하. 매 작품을 시작할 때 백지상태로 두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거기서 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거죠. 가끔 감독님이 ‘어떤 표정을 지을 거냐’고 물어보시는데 전 ‘모르겠다’고 말해요. 하다 보면 나오는 거지 그걸 어떻게 알겠어요.(웃음)”

지금의 김래원이 되기까지 고민도 있었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로 이름을 알리고 알린 그는 최근 남자답고 진지한 작품들로 대중을 찾았다. ‘청춘스타’에서 ‘배우’로 가기 위한 그의 선택이었다. 그가 거절한 작품이 큰 히트를 치기도 했지만 결코 후회는 없었다. 배우로서의 성장을 위한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를 언급했다.

“‘닥터스’ 끝나고 20여개의 시나리오를 봤어요. 휴식기간을 가지려고 했고 지금 5개월 정도 쉬었어요. 이제 슬슬 작품을 찾아야할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상남자’의 모습을 강조한 적은 없지만 의식적으로 말랑말랑한 코로는 피했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톰 행크스 주연의 ‘캐스트 어웨이’를 봤어요. 정말 좋아하고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에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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