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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욜로열풍] ① 나영석發 '욜로문화'…“한번뿐인 인생, 현재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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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취업삼수’ ‘컵밥’…캥거루족(성인이 되고도 부모 품을 벗어나지 못하는)을 대변하는 단어들은 이제 생소하지 않다. 만20세부터 성인 대우를 받지만 본격적으로 성인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점점 늦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3포, 4포 세대’라는 신조어도 등장했고, 혼족(혼자살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는) 문화 또한 급증했다. 성인이 된 후 취업 관문에서 생애 첫 좌절은 겪은 이들이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낸 문화는 웃프다. 취업, 연애와 결혼 그 뒤를 잇는 출산까지를 포기하하는 불확실한 미래의 반사현상으로 일어난 문화가 ‘욜로’다. 한번 뿐인 인생, 나를 위해 사는 '욜로' 라이프는 긴 좌절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의 구미를 당길 수밖에 없다. 라이프스타일부터 방송 문화계까지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든 '욜로' 열풍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욜로(YOLO), 당신의 인생은 한번 뿐”

지난해 방영된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에서 류준열과 한 여행객이 대화를 나누며 스치듯 등장했던 이 용어가 2017년 방송계를 넘어 문화, 소비 트렌드로 자리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그야말로 ‘욜로’ 열풍이 거세다.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번 뿐인 인생, 현재의 행복을 즐기자는 뜻이 담긴 용어다. 욜로라는 용어는 미국의 래퍼 드레이크가 2011년 발표한 곡 ‘더 모토’(The Motto)에 ‘You only live once: that’s the motto nigga, YOLO‘라는 가사를 쓰면서 관심을 받았고 유행어처럼 번졌다. 여기에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 케어‘ 홍보영상에서 “YOLO, man”이라고 말하면서 대중적 관심도가 급증했다. 결국 지난해엔 옥스퍼드 사전에 신조어로 등재됐다.

욜로가 국내에서 제대로 조명받았을 때는 ‘꽃보다 청춘’에서다. 당시 류준열은 아프리카를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에게 멋있다며 극찬을 보냈고 그 여성은 류준열의 핸드폰에 “욜로”라는 단어를 남겼다. 이 용어는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쓴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 ‘트렌드 코리아 2017’에서 올해의 키워드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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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욜로 열풍, 왜 불었을까?

욜로 문화가 생겨나게 된 원인으론 불확실한 미래를 꼽을 수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7’ 출간기념회에서 김난도 교수는 한국 경제를 ‘엔진이 고장난 조각배’로 비유하며 “불안한 미래에 투자하기 보다는 현재에 집중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 결과”라고 전했다.

올해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추가 이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3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로 첫 대출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취업을 하면 대출 상환금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신용회복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도 3분기 신용회복 지원 실적’에 따르면 20대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가 지난 분기에 비해 8.8% 증가했고 해마다 신청자수도 늘어나고 있다. 암담한 현실 속에서 밝은 미래를 그려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미래를 준비하기 보단 지금을 즐기는 욜로 라이프에 집중하는 형국이다.

욜로 라이프를 실천하고 소비하는 욜로족이 늘어나면서 이와 연관되는 신조어도 생겼다. SNS를 중심으로 등장한 ‘시발비용’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비용을 의미하며 ‘홧김비용’으로 불리기도 한다. ‘탕진잼’은 탕진과 재미의 합성어로 현재 의 행복을 위해 과소비를 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를 즐기는 욜로 라이프가 소비로 직결됐을 때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같은 현상에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주거학과 교수는 “일단 현재 불황이고 저성장인 측면이 있어서 미래에 대한 확신,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현재의 삶을 즐기려고 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나타난 것이다. 예전엔 위시 리스트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죽기 전에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다는 버킷 리스트, 처험이나 경험이 뜨고 있다. 현재를 체험 경제 시대라고도 이야기를 한다. 불황인 상황에서 현재 지향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체험을 중시하는 측면이 같이 가고 있다. 현 상황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욜로 라이프는 계속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욜로 열풍이 소비로 연결되는 현상에 대해선 “과거에 힐링도 지금 삶을 탈출하고 위로받고자 하는 것을 말했다. 아무래도 하도 불황이고 하다 보니 기업에서도 이를 상품 서비스로 팔려고 연결된 것 같다. 욜로라는 게 특별한 체험에 방점이 있는 것이지 소비적 측면에서의 욜로 라이프는 여러 상황에서, 시장 자본주의가 강하다 보니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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