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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격이 다른 그 남자의 연애소설 '마티네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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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 '마티네의 끝에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대학 재학 중 저명한 문학상을 수상한 천재. 혜성처럼 평단에 등장했던 작가가 연애소설을 내놨다.

10대 시절, 이해가 안가는 데도 꿋꿋이 읽었던 ‘일식’이나 몽환적 분위기 속에 흠뻑 빠졌던 ‘달’,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렸던 ‘장송’ 등 내놓는 작품마다 충격이었던 히라노 게이치로가 연애소설을 썼다니!

인간 내면의 문제를 꾸준히 탐구해온 작가 히라노 게이치로의 작품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연애소설 ‘마티네의 끝에서’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약 1년간 마이니치신문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작가는 10대 때처럼 서로의 감정만 높아지고 상처 입는 것이 아니라 일도 있고 가정도 있는 가운데서의 사랑, 거기서 배어나오는 당사자들의 인간성을 리얼하게 그려보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심장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애틋한 로맨스인 동시에 프랑스 RFP 통신 기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국제적 정치와 사회적 상황에 대해서도 특유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문체로 다루고 있다.

천재 기타리스트 마키노 사토시는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 마지막 날 프랑스 RFP 통신에 근무하는 기자 고미네 요코를 만난다. 요코는 마키노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감독 예르코 소릿치의 딸이었고, 그녀는 기타리스트의 마키노 사토시를 팬으로서 좋아하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에 열중하지만 요코에게는 이미 미국인 약혼자가 있었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간직한 채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두 사람은 머나먼 이국에서도 메일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그리워하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커져간다. 마키노는 마드리드 페스티벌 초청을 계기로 요코와 재회하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요코 역시 그의 진심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단순한 연애소설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예측 불가능한 운명과 인간의 자유의지, 천재와 범재의 서글픈 평행선 등 인간의 삶의 밑바탕을 뒤흔드는 중요한 명제들을 이야기한다. 이를 위해 일본의 대표 기타리스트들을 비롯해 난민지원협회, 나가사키 증언 모임, 국제인권 NGO 휴먼라이츠워치 일본 대표, 저널리스트 등을 직접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으로 활약하는 저널리스트 고미네 요코를 통해서는 이라크 문제와 테러, 그 뒤에 자리한 세계정세에 대해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 양윤옥 옮김 | 아르테(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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