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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세계사 편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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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그날 바스티유 감옥에는 열 명도 채 안 되는 죄수들만이 있었다. 긴박감 넘치는 하루였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날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예배에 참석했고,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일기장에 “리앙Rien”, 아무 일도 없었다고 적었다. 역사에는 일종의 가속 추진제인 빅뱅의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순간들을 알아채는 때는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이다. 2001년 9월 11일 이후로 모두가 테러리즘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9월 10일만 해도 테러리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까”

얼마 전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는 J 네루의 ‘세계사 편력’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책의 내용이 몇 분간 소개된 것도 아니고 그저 출연자들이 재미있게 읽었네 아니네 정도의 언급이 있었을 뿐이었음에도 크게 이슈가 됐다.

방송이 세계사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과 지식욕구를 자극했다면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오직 텍스트 자체로만 ‘인간의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역사적 통찰을 바탕으로 우리 일상을 둘러싼 때로는 사소하고 때로는 거대한 모든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지식인으로서 바라 본 시리아 난민과 트럼프 시대의 개막, 게놈 프로젝트와 인공지능 등의 이슈들은 역사와 교차된다. 평행이론처럼 흐르고 습관처럼 반복되는 역사를 그다지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인류사의 고민들로 하나하나 되짚어간다.

“적어도 처칠이 보여준 통찰 이후로 우리는 민주주의가 모든 보잘 것 없는 정부 형태 가운데에서 그나마 가장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민주주의는 최후의 진실이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으며 내가 남보다 잘 모를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개념이 무수히 오용되고 민주주의적이라고 불리는 많은 것들이 초라한 모습을 띠고 있을지라도 민주주의는 어쩌면 자유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또 가장 겸허한 인류의 이념일지도 모른다”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의 ‘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은 46억 년 전 지구의 탄생에서 시작해 1만 2,000년 전 농업혁명을 거쳐 오늘날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빅히스토리를 훑어본 후 세계사를 결정지은 ‘대전환’의 순간들에 대해 다루고, 이어서 인류문화의 정수인 도시의 역사를 통해 도시화되는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여기에 더해 언어, 예술, 이념, 발명품 등 역사를 움직인 다양한 힘들을 화두로 삼아 ‘우리는 왜 여전히 대악당들에게 끌리는지’, ‘왜 근대 이후 서양이 세계를 장악하게 되었는지’ 등 사소한 질문들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 이상희 옮김 | 추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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