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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라이머의 자부심 ‘브랜뉴의 미래’ 한해, 유기농 래퍼의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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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랜뉴뮤직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쇼미더머니’로 냉탕과 온탕을 오간 래퍼가 있다. 시즌4에서 ‘불쌍한 애’라는 오명을 썼지만 시즌6를 통해 ‘실력파 래퍼’로 거듭난 한해 이야기다.

인기리 종영한 엠넷 ‘쇼미더머니6’에서 훤칠한 외모뿐 아니라 날카로운 랩핑을 선보인 한해는 시즌4 때의 설욕을 깨끗이 씻어냈다. 다이나믹 듀오가 가장 자신들 취향의 래퍼라고 꼽았을 정도다.

“끝났을 때 되레 후련했죠. 할 건 다 했다는 생각이었어요. 처음 ‘쇼미더머니’에 출연 했을 때 동료 래퍼들한테 자극받았던 건 ‘불쌍한 애’라는 이미지였죠. 이젠 조금은 벗어난 거 같아서 만족해요. 이제 ‘쇼미더머니’에 여한 없어요. 당분간은 출전 생각 없습니다.”

한해에게 ‘쇼미더머니’는 풀고 가야할 숙제였다. 시즌4 때 프로듀서들의 번복으로 하루아침에 탈락자가 된 한해는 이전에 보여줬던 랩 실력보단 해당 에피소드로 대중에게 인식됐다. 당시 그가 속했던 브랜뉴뮤직 팀의 프로듀서진들은 그의 소속사 식구기도 했다. 한해는 입을 다물었고, 오로지 제 음악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2년이 흐른 뒤 그는 ‘쇼미더머니’에 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쇼미더머니’는 발전 없는 래퍼에겐 가차 없다. 아무리 잘한다 하더라도 재도전시 이전보다 발전하지 못한다면 탈락하는 일이 빈번했다.

1차 오디션 첫 마디부터 달랐다. 독이 잔뜩 오른 독사 같았던 그의 랩은 날카롭게 귀에 꽂혔다. 그런 그의 랩은 미션을 거듭할수록 빛을 발했다. 스스로도 이번 시즌 만족한 그는 “순간순간 랩 아쉽게 한 거 빼곤 다 만족한다. 싸이퍼 랩에서 비트를 잘못 골랐다는 것과 세미파이널에서 흥분한 거 정도가 아쉬움 점이다. 마지막 무대 가사 쓰는데 오래 걸렸다. 이기고 싶은 생각보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 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 결과는 정말 만족한다”고 말한다.

“열심히 했죠. 그런데 시즌4 때도 열심히 했어요. 지코가 내 랩에 대해 ‘아이돌로 치면 칼군무 잘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또 개코 형은 ‘한 톨 한 톨 다 센 느낌’이라고 평가했죠. 그런 평가들이 대중의 뇌리에 박힌 것 같아요. 준비한 랩보다 빠르게 했는데 그렇게 봐주셔서 좋았죠. 이후에 피드백을 다 찾아봤어요. ‘느낌은 없고 연습만 된 느낌’이라는 댓글이 있더라고요.(웃음) ‘쇼미더머니’ 할 때는 댓글을 다 보는 편이죠. 떨어지고 나서는 안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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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랜뉴뮤직

다이나믹 듀오 이야기도 빠질 수 없다. 한해는 시즌6에서 다이나믹 듀오 팀에 속해 세미 파이널까지 진출했다. 짧고도 긴 여정을 함께한 것이다. 한해는 “다이나믹 듀오에게 정말 고맙다. 사람이 제일 고마운 순간이 내 가치를 인정받을 때지 않냐. 내가 추구하는 랩이 인정받기가 힘든 부분이 있다. 깔끔하고 담백한 스킬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랩이 아니기 때문에 인정해주기 쉽지 않은데 형들이 그걸 알아봐주셔서 좋다”며 웃어보였다.

다이나믹 듀오는 ‘쇼미더머니6’ 종영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회를 통틀어 가장 자신들의 취향인 래퍼로 한해를 꼽았다. 또 그 말과 함께 “실력에 비해 저평가 됐다”며 한해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힙합씬을 대표하는 래퍼의 칭찬인 만큼 한해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다이나믹 듀오잖아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인생관이 바꼈어요. 형들을 만나기 전에 고민이 많은 스타일이었죠. ‘쇼미더머니’ 유경험자인데 그때는 고민이 많았어요. ‘쇼미’에서 한탕하려는 게 아니라 뮤지션으로 인정받기 위해 이상한 생각들을 많이 했죠. 일부러 음악도 대중적인 것보다 내 취향에 맞게 했어요. 그런데 그런 생각들이 바뀌었어요.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인 거죠. 음악적인 포용력이 넓어졌어요. 행복하게 음악 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정말 촬영하는 내내 형들이랑 프로그램을 떠나서 오래오래 같이 음악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만큼 형들이 살신성인 했죠.”

한창 인터뷰가 무르익었을 때 깜짝 게스트가 등장했다. 바로 브랜뉴뮤직의 수장이자 래퍼인 라이머가 인터뷰실로 문을 두드렸다. 자연스럽게 한해의 어깨를 주무르던 라이머는 “한해는 브랜뉴뮤직 미래의 대표자”라며 꼭 인터뷰에 기재해 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한해는 되레 부담스럽다며 손사래 쳤지만 라이머는 방을 떠날 때까지 한해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다이나믹 듀오에 이어 라이머까지 한해를 아는 이들은 그의 진가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화려한 무대만 인정받는 '쇼미더머니'에서 파이널 라운드를 목전에 두고 순수히 자신을 위한 랩을 선보인 한해. 화려하진 않았지만 진실 됐고, 조명 받진 못했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안긴 그다.

“날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유기농. 최대한 자연스럽게 살려고 해요. 모든 상황에서 꾸미지 않고요. 사람인지라 격식도 차리고 예의도 차려야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나답게 얘기하려고 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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