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기자 Pick] 굳이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좋을 새해
이미지중앙

(사진='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새해는 부추김의 연속이다. 올해는 무언가 이뤄야 할 것 같고 무언가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 새해만 되면 꿈틀대는 변화의 기류 속에 붕 떠 뜬금없이 치열해지게 된다. 작심삼일인 이유가 여기 있다. 자신을 다잡을 계기가 되는 건 좋지만 의미가 없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그저 어제와 오늘로 구분된다.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달라지려는 분위기에 고취되는 것보다 올해는 차분히 자신을 다독여보는 게 어떨까.

김동영의 신작 에세이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는 스스로를 위로하길 바라는 책이다. 저자 역시 무엇이 반드시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분투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저자가 구체적이고도 치열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쫓기는’ 이들을 위로한다. 그는 살아간다, 떠난다, 돌아온다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원하는 무엇도 되지 못했지만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한다.

사실 저자는 일반인들과는 다른 궤도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원할 때마다 어디로든 긴 시간 훌쩍 떠나 있는 저자를 보며 사람들은 부러워하고 자유롭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저자는 자유로워진다는 건 현실에 무심해지는 것이고 조금은 뻔뻔해져야 하는 일이며 쓸쓸한 것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실상 자신은 자유롭지 않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새장에는 작은 문이 열려 있고, 그곳을 통해 나갔다가 다시 새장 안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사는 게 서툴렀던 저자는 살다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지만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고 늘 실수의 연속이었고 후회의 나날이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란 걸, 우리도 비슷하다는 걸, 이 삶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되었단다. 더불어 그는 헛된 기대 없이 소소하게 새상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게 됐다. 내가 하는 일이 정확하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 자신을 의심하지 않고 살고 싶다는 말은 바쁘게 살면서도 얻는 것 없는 허망함에 주저앉고 싶은 이들을 위로한다. 마냥 보듬는 건 아니다. 자신의 선택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팩트폭행도 주저하지 않는다. 김동영 지음 | 아르테(arte)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