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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이경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 생각만 해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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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준기 역을 맡아 열연한 배우 이이경(사진=HB 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제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부터 준기였대요”

배우 이이경이 전한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이창민 PD의 말이다. 이 PD의 눈은 정확했다. 이이경이 연기한 단역배우 준기는 그와 꼭 닮은 캐릭터다.

이이경은 올해 데뷔 7년 차 배우다. 2012년 영화 ‘백야’로 연기에 첫발을 뗐다. 안방에는 KBS2 ‘학교 2013’로 얼굴을 비췄다. 이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쉼 없이 연기했다. “당시에는 역할의 비중이 적어 한 번에 두세 작품을 촬영하는 게 가능했다”는 이이경은 틈틈이 아동극이나 마트 판매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었다. 꿈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본 경험은 준기라는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덕분에 이이경의 열연이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인기를 견인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최종회에서 준기는 동구(김정현)가 연출하고 두식(손승원)이 집필한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며 초심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이이경은 “준기는 그렇게 시즌2에서도 새로운 분투를 벌일 것”이라며 웃었다. 이이경도 마찬가지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데뷔 이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를 즐길 새 없이 곧바로 MBC ‘검법남녀’ 촬영에 돌입했다. 이번에는 열혈 형사 차수호 역을 맡아 준기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종영 소감은?
“연장 방영도, 코미디 장르도, 제 대사가 이렇게 많은 것도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처음이었어요. 반응이 이렇게 좋았던 작품도 처음이라 느끼는 게 많았죠. 끝까지 힘을 잃지 않고 마무리하게 돼 고맙습니다”

▲ 전작 KBS2 ‘고백부부’에 이어 또 코믹 캐릭터로 주목받게 됐는데.
“‘고백부부’는 장면마다 감동과 눈물이 있는 예능 드라마였어요. 그 속에서 저는 극이 너무 진지하게 흐르지 않도록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이었고요. 그래서 장발의 가발을 착용하는 등 센 비주얼로 웃음을 주고자 했습니다. 반면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친구들의 케미스트리를 위주로 에피소드가 만들어졌어요. 상황 자체가 웃겼고, 그 안에서 제대로 놀아보자는 느낌으로 연기했죠”

▲ 이미지 고착에 대한 고민은 없나?
“‘으라차차 와이키키’ 촬영이 끝날 때쯤 PD님과 작가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긴 했어요. ‘네가 다음 작품을 할 때, 시청자는 웃을 준비를 하고 볼 수 있으니 조절을 잘 해야 한다’고. ‘으라차차 와이키키’ 마지막 촬영 다음 날부터 ‘검법남녀’ 촬영에 들어간 상태인데 한 장면 촬영이 끝날 때마다 매니저와 스타일리스트에게 물어보고 있어요. ‘혹시 나한테 준기 보였어?’라고. 이제 그 고민이 시작됐어요”

▲ 비슷한 나이의 배우들과 호흡하면서 느낀 점은?
“애드리브가 자유로웠어요. PD님이 ‘컷’을 잘 안 외치시거든요. 대사가 끝나도 가만히 저희를 지켜보세요. 그럼 그동안 애드리브로 채우는데, 그때마다 다들 각자의 캐릭터가 되어서 연기를 주고받았어요. 덕분에 극에 잘 녹아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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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와이키키' 애드리브 1등 배우로 자신을 꼽은 이이경(사진=HB 엔터테인먼트 제공)



▲ 애드리브에 능한 배우와 애드리브가 가장 돋보인 장면을 꼽자면?

“일단 저요. 하하. 애드리브를 제일 많이 했거든요. 극 중 준기의 차 이름이 ‘레베카’가 된 것도 저의 아이디어였어요. 원래 대본에는 ‘준기 차’라고만 나왔는데 이게 좀 더 잘 보이면 좋겠더라고요. MBC ‘무한도전’에서 레베카란 이름의 마네킹이 나온 적이 있어요. 마침 자동차가 카(car)이기도 하고, 잘 맞는 것 같아 이름으로 붙였죠. 나중에는 대본 자체에 ‘준기 차’가 아니라 ‘레베카’라고 나오더라고요. 하나의 인격체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 단역배우 준기에 공감해 눈물을 흘린 적도 있다고?
“감동은 시청자가 받아야지 제가 받고 연기하면 안 되는데, 대사를 하면서 눈물이 날 만큼 슬픈 적이 있었어요. 유난이었죠. 하하. 준기가 홈쇼핑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바지를 찢어먹거나 미소 교정기를 착용해 침을 흘리는 장면들에서 제 과거가 떠올랐거든요. 저도 아동극에서 인형 탈을 쓰거나 마트 시음 코너 안내원 일을 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게 힘들지 않고 재밌었어요. 준기도 당시의 저처럼 긍정적으로 달려가는 게 와 닿았습니다”

▲ 배우가 되기까지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는데.
“바로 ‘검법남녀’ 촬영에 들어가느라 아직 부모님과 연락을 못 했어요. 대신 누나와 영상 통화를 자주 하는데, 누나가 ‘너는 코미디를 계속 해야겠다’면서 좋아하더라고요. 뿌듯했죠”

▲ 극 중 고원희(서진 역)와 로맨스 호흡을 맞췄는데.
“원희는 정말 대단해요. 굉장히 열정적이고 두려움이 없어요. 원희가 다칠까 봐 걱정한 적이 많았을 정도로요. 촬영장에서 ‘리허설의 여왕’이라고 불렸어요. 리허설부터 100%를 보여주는 친구여서요. 그러기가 쉽지 않은데 원희는 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 촬영 전에 원희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신종훈 감독님이 원희와 독립영화를 작업한 적이 있다면서 ‘깡 좋고,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칭찬하셨거든요. 그 말대로였어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예요. 수염이 자라는 설정이었잖아요. 원희는 수염이 모자라 보이면 더 그려달라고 했어요. 더 예뻐 보이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원희 덕분에 준기·서진 커플이 더 돋보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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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호흡을 맞춘 이이경와 고원희(사진=JTBC)



▲ 연인 정인선과 같은 작품에서 만난 소감은?

“20회 동안 둘이 붙는 장면이 딱 두 개뿐이었어요. 중반부터 촬영팀이 A·B팀으로 나뉘면서 만날 기회가 더 없어졌고요. 작품에 피해를 주지 말자고 이야기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었죠. (정인선의 매력은) 배려심이 깊고 대화가 잘 통한다는 점이에요. 직업이 같아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요. 요즘도 바쁠수록 더 열심히 하라고 해줘서 고맙습니다”

▲ 종영 당일 열애가 보도돼 반응이 뜨거웠는데.
“속이려던 게 아니라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던 것인데, 드라마의 마침표가 찍히기 전에 밝혀져 죄송한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그런 한편으로 시청자 대부분이 좋게 봐줘서 다행이었죠. 기사가 나온 뒤 로꼬가 제일 먼저 축하 메시지를 보내줬어요. 강다니엘도 ‘형, 축하해요. 부럽다’라고 보냈더라고요. 하하”

▲ 로꼬와 강다니엘은 MBC ‘이불 밖은 위험해’를 통해 만난 인연인데.
“로꼬는 굉장히 순수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친구예요. 자기만의 세계도 뚜렷하고요. 로꼬의 노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면을 발견하고 있어요. 다니엘은 영혼까지 맑아요. 그런 친구는 처음이이에요.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끝나고 제일 먼저 연락이 온 친구도 다니엘이었어요. ‘형, 수고했어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왔어요. 타이밍을 어떻게 알고. 하하”

▲ 강다니엘을 위해 벌레 퇴치제를 준비했었다고?
“다니엘이 출연한 파일럿 방송을 봤는데 벌레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정말 무서워하더라고요. 저도 벌레를 싫어해서 액체로 된 벌레 퇴치제를 여러 개 사놨었어요. 그중에 새것을 합숙소에 하나 챙겨간 거죠. 그런 것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무엇을 줄 때, 주기 직전까지의 기분. 상대의 반응에서 오는 기쁨 같은 것… 그런 게 좋아요”

▲ 실제 성격은 어떤가?
“요즘 나긋나긋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최다니엘 선배와 대화를 한 뒤부터인 것 같아요. 당시에 오디션을 봐도 봐도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배우들끼리 이런 이야기 하거든요. ‘오디션 10번 봐서 하나 붙으면 대박, 100번 봐서 하나 붙으면 다행, 1000번 봐서 하나 붙으면 그래도 할 수 있다’고요. 그만큼 배우는 많고 오디션 기회는 제한적이니까요. 다니엘 선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그래도 선배는 불안한 건 없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선배가 ‘나도 불안하다’면서 ‘최민식 선배, 송강호 선배도 불안하지 않을까?’라는 거예요. 그러면서 ‘나는 오히려 네가 부러워. 지금을 더 즐겨도 될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됐어요. 다른 것 말고 작품만 생각해야겠다고 마음먹었죠. 또 나이가 31살이 되면서 차분해진 것도 있고요. 저, 성장하고 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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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은 MBC '이불 밖은 위험해'로 일상 속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사진=HB엔터테인먼트)



▲ 자신의 20대는 어땠고, 앞으로의 3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
“애초에 목표가 있었어요. 20대에 다양한 경험을 해서 30대에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움직이고 싶었고요. 40대에는 자리를 잡고 50대에 베풀고 싶어요. 그래서 20대 때 가능한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예능도 MBC ‘진짜 사나이’나 SBS ‘정글의 법칙’처럼 도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주로 출연했어요. 남은 30대는 이것들을 토대로 연기하면서 보내겠죠?”

▲ ‘자리를 잡는다’는 기준은 무엇이고, 어떻게 베풀고 싶나?
“배우로서의 자리죠. 이를테면 임창정 선배가 코믹 연기의 대가로 불리는 것처럼요. 다만 이 자리는 제가 잡는 게 아니라 시청자와 관객들의 반응으로 잡히는 것 같아요. 제가 뭐라고. 하하. 베푸는 방식은 다양해요. 축구선수들처럼 은퇴 후 교육자가 돼 재능을 기부하거나,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몸소 알려줄 수도 있겠고… 미래에 제 자리가 어떻게 잡히는지에 따라 다를 것 같아요”

▲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통해 ‘대체 불가의 배우’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 많은데.
“최고의 찬사죠. 시청자들이 ‘이 캐릭터 다른 배우가 연기했어도 좋았겠다’고 하면 서운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이유에서 준기는 제게 자신감을 준 캐릭터입니다. 아마 ‘검법남녀’를 바로 촬영하지 않았다면 쉽게 떠나보내지 못했을 거예요”

▲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이 많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준기는 어떤 배우가 되어 있을까?
“생각만 해도 설레네요. 시즌2에 출연한다면 제가 만든 준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두려움도 생길 것 같아요. 어쨌든 이번 방송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시즌2 이야기도 나오는 거라 행복해요. 그리고 준기는… 20회 엔딩에서 와이키키 친구들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잖아요. 준기는 시즌2에서도 배우로서 새로운 분투를 벌일 거예요”

▲ 자신에게 가장 힘이 되는 말은?
“잘한다! 요즘 ‘검법남녀’ 촬영장에서 항상 긴장한 상태예요. ‘검법남녀’ 스태프들도 준기 때문에 저에 대한 기대치가 높더라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카메라 감독님이 한마디 하셨어요. ‘너, 잘한다’라고. 그 말을 들었을 때, 기분 정말 좋았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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