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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살인소설’ 스릴러 포장지 벗기니 씁쓸한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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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스릴러의 포장지를 덮어썼다. 하지만 막상 ‘살인소설’의 포장지를 벗겨보니 현실이 고스란히 담긴 블랙코미디다. 실소 속에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살인소설’은 차기 시장 후보로 지명된 경석(오만석)이 정치인인 장인 염정길(김학철)의 비자금을 숨기러 들른 별장에서 소설을 쓰는 청년 순태(지현우)를 만나면서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는 24시간을 긴박하고 밀도 있게 그린 스릴러다.

경석은 내연녀와 함께 별장으로 향하다가 의도치 않게 강아지를 차로 치게 되지만 진실을 알고 있는 순태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한다. 이 거짓말을 시작으로 경석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순태는 거짓말에 거짓말로 대응하며 경석의 목을 조인다. 그 과정은 톱니바퀴가 맞아 떨어지듯 절묘하다.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한 마디가 시간이 지나자 크게 다가온다. ‘살인소설’ 속 인물들의 대사는 하나도 허투루 넘겨선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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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정된 장소와 시간에서 진행되는데 환경적 요소에 제한을 두니 긴장감이 폭발한다. 경석의 상황이 더 꼬일수록 관객들의 몰입도도 높아진다. 다만 관객들에게 친절한 스릴러는 아니다. 극 중 순태는 소설을 쓴다. 그의 소설 속 이야기가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명확하지 않다.

겉모습은 스릴러이지만 ‘살인소설’의 결은 블랙 코미디에 더 가깝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부패한 정치인과 있는 집 자식들의 행동은 뉴스에서 방금 본 것처럼 익숙하다. 현실 속에서 마주한 것 같은 인물들의 적나라한 모습은 실소를 자아낸다.

다만 캐릭터들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골적으로 나쁜 놈인 경석과 대립하는 순태 역시 선인은 아니다. 경석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순태가 선택한 방법들이 옳은 일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관객들이 순태의 감정선을 따라가기엔 무리가 있다. 한정된 장소와 시간이 주는 한계도 있다. 인물과 대사의 톤이 영화라기보단 연극에 더 어울린다. 오는 25일 개봉.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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