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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라이프스타일] ②휘게 라이프 십계명, 직접 해보니 핵심은 '이것'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과 함께 각종 미니멀라이프 바람이 분 것이다. 이 같은 삶과 연관된 휘게(덴마크), 라곰(스웨덴), 오캄(프랑스) 같은 라이프스타일이 각광받고 있다. 휘게와 같은 삶의 방식에 우리가 왜 열광하는지 짚어보고, 앞으로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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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이 발매한 도서를 살펴보면 휘게 라이프 십계명이 있다. 그가 제시한 휘게 십계명은 지극히 일상적이며 소소한 생활 습관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작은 행복 체험을 주말에 걸쳐 이틀간 실천해 봤다.

<마이크 비킹 덴마크 행복연구소장의 휘게 라이프 십계명>

1. 분위기-조명을 조금 어둡게 한다.
2. 지금 이 순간-현재에 충실 한다. 휴대전화를 끈다.
3. 달콤한 음식-커피, 초콜릿, 케이크, 사탕 등은 마음을 즐겁게 한다.
4. 평등-나보다는 우리. 뭔가를 함께하거나 TV를 같이 시청한다.
5. 감사-만끽하라. 오늘이 인생 최고의 날일지도 모른다.
6. 조화-우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이 무엇을 성취했든 뽐낼 필요가 없다.
7. 편안함-편안함을 느끼면서 휴식을 취한다. 긴장을 풀고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8. 휴전-감정 소모는 그만. 정치에 관해서라면 나중에 이야기한다.
9. 화목-추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관계를 다져보자.
10. 보금자리-이곳은 당신의 세계다. 평화롭고 안전한 장소다.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연휴를 이용해 체험기를 작성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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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잠으로 시작한 하루, 침대에 누워 영화 보기

모든 직장인들에게 빨간 날이 행복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늦잠이다. 필자도 역시 휴일만 되면 늘 점심 무렵에 눈을 뜬다. 6일의 하루도 마찬가지였다. 아침이라고 할 수 없는 시간인 오후 12시 30분에 일어났다. 부랴부랴 씻고 잠시 교회에 들렀다. 예배를 마치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오후 3시가 다 돼 갔다.

휘게 라이프를 살기 위해선 몇 가지 준비물도 필요했다. 커피, 초콜릿, 케이크, 사탕 등의 간식과 평온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캔들이다(3번).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오후 3시 30분 무렵이었다.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골라 들었다. 평소에도 즐겨먹는 ‘킨X’ 초콜릿은 특별히 세 개나 집었다. 다음날도 연휴인 것이 떠올라 네 개에 만원하는 맥주까지 장바구니에 얹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외출복과 속옷을 벗어던지고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착용감이 좋아 평소 즐겨 입는 실내복이다(7번). 맥주 한 캔과 초콜릿을 쟁반에 담아 침대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10번). 노트북도 챙겼다. 휘게 스타일을 조성하기 위해 불은 꺼뒀다(1번). 대신 달 무드등과 선물 받은 캔들로 은은한 조명을 완성했다. 모든 세팅을 마치고 침대에 앉으니 오후 4시 30분이었다.

침대 옆 선반에 노트북을 얹고 전원을 켰다. 이어 영상 스트리밍 넷플릭스에 들어가 애니메이션 ‘도쿄구울’을 틀었다. 다소 잔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개인적 취향엔 들어맞았다. 침대에 누워 맥주까지 들이키니 잠이 쏟아졌다(7번). 그렇게 또 잠이 들었다. 눈 떠보니 오후 8시. 오랜만에 접한 여유로운 일상이었다. 절로 “아 휘겔리한 하루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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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한 휴일, 그리고 조카의 100일 잔치

공교롭게 7일 첫 조카의 탄생 100일이었다. 늘어지게 잠을 잔 뒤 조카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오후 2시였다. 가족끼리 소박한 100일 잔치를 가졌다. 그 사이에 끼어 귀여운 의상을 입은 조카와 인증 사진을 찍었다(4번).

이후 오후 6시 가족끼리 도란도란 조카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 식사를 했다(6,8,9번). 대화 내용은 토실토실 살이 오른 조카의 팔뚝 이야기 등 소소한 것뿐이었지만 웃음이 넘쳤다. 100일상을 함께 치우고, 차와 과일을 마시니 금세 오후 9시가 되었다. 다음날을 위해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 휘게 십계명,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하진 않는다

이틀에 걸쳐 휘게 십계명을 실천해 봤다. 전체적 평가는 ‘정적인 삶’이었다. 익숙한 장소와 사람, 그리고 고요함이 휘게 라이프를 관통하는 핵심이다. 조명은 어두워야 하며, 낯선 사람보다는 지인과 어울려야 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에겐 잘 맞겠다는 생각이다.

십계명 중에 하지 못한 것들도 있다. 2번과 5번이다. 현재 충실을 위해 휴대전화를 끄라는 내용이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잠시 시도는 해봤지만 오히려 스트레스가 일어 5분 만에 휴대전화를 켰다. 만끽하라는 내용도 지키지 못했다. 오늘이 최고인 것처럼 살라는 데 그 경계가 애매하게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휘게 라이프가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하진 않는다. 특히 외향적인 사람들에겐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다. 모든 삶엔 균형이 필요한 법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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