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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요 잇 수다] 김사월·아이엠낫·닉앤쌔미, 색다른 OST의 존재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OST 업계에서 ‘인디’라고 불리는 가수들을 기용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OST 시장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한, 가수들은 자신들의 인지도 상승을 위한 윈윈(win-win)이기 때문이다.

OST 가창의 효과는 생각보다 꽤 크다. 시간을 거슬러 인디신이 드라마 음악을 부르기 시작할 2007년쯤부터 활약한 허밍어반스테레오, 캐스커, 페퍼톤스, 루싸이트토끼, 짙은, 디에이드, 브라더수, 수란, 스탠딩 에그, 빌리어코스티, 꽃잠프로젝트 등만 봐도 지금까지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 가수들이 OST를 통해 발돋움을 했다고만 볼 수는 없다.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은 상태에서 OST를 불렀을 수도 있다. 하지만 OST 시장에서 주목한 가수라면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증표임은 맞다. 실력 좋은 가수를 발굴하려는 목적이 1순위가 아니라고 해도, 드라마 음악과 대중성이 필요한 가수들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주목도를 높여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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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나비 OST 커버


■ 직접 만든 OST...밴드 잔나비로 본 좋은 선례

인디와 메이저의 경계가 없어지고 ‘인디’가 하나의 장르가 되어 버린 현재, 수많은 이들의 OST 참여는 여전하다. 다만 방식은 달라졌다. 가수들이 단순히 OST에 참여하는 데서 더 나아가 가수가 직접 노래를 만들면서 본인들과 드라마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다.

드라마에 삽입되는 음악은 내용의 테마, 극중 캐릭터의 감정선, 전반적인 느낌, 더 나아가 극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몰입도 등을 모두 살려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특수성이 있다. 이런 노래를 가수가 직접 만든다면 어떨까? OST 특유의 구성을 벗어난 트랙들은 보다 개성 있는 곡으로 완성될 터다. 영상과 함께라면 OST 같고, 또 따로 들으면 그 가수의 싱글트랙인 것 같은 점이 이전 OST들과 차별되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대표적 가수로 밴드 잔나비가 있다. 잔나비는 2015년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OST ‘파라다이스’로 OST 활동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이들은 ‘알록달록’(구여친클럽) ‘cuckoo’(두 번째 스무살) ‘얼마나 좋아’(디어 마이 프렌즈) ‘웃어도 될까요’(혼술남녀) 등을 냈다.

각 트랙들은 제목은 몰라도 노래를 들으면 ‘아~’하고 무릎을 칠 만한 노래들이다. 전주나 후렴구를 들었을 때 해당 드라마가 떠오르는 것은 OST로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증거다. 동시에 그만큼 노래가 인상 깊게 남았다는 건 가수의 개성이 고스란히 묻어났다는 말과 같다. 그 결과, 잔나비는 자신들이 직접 만든 노래로 이 두 가지를 모두 이뤘다. 각각의 트랙들은 잔나비의 인지도를 본격적으로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들은 OST를 가창한 데만 그치지 않고, 아직까지도 일부 OST를 무대 세트리스트에 집어넣으며 노래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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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어송라이터의 노래, 드라마 음악 그 이상의 가치

최근에는 김사월, 아이엠낫, 닉앤쌔미 등이 직접 OST에 참여했다. 김사월은 드라마 ‘시크릿 마더’ OST 파트 2 ‘완벽한 사랑’과 ‘낮과 밤’을 만들고 불렀다. 김사월은 특유의 잔잔함과 날것의 느낌을 잘 살리는 가수로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그와 대중적인 드라마 음악의 조합은 상상도 못 했을 터다. 하지만 오히려 김사월은 직접 OST를 쓰며 자신의 개성을 녹여낸다.

드라마 ‘무법 변호사’ OST ‘번 잇 업(Burn It Up)’을 작업한 아이엠낫은 자신들의 음악 특성과 잘 맞는 드라마를 택했다. 다이내믹하고 긴장감 넘치는 연주를 돌진하는 드라마 전개에 적용했다. 덕분에 이들은 노래와 장면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다. 닉앤쌔미도 마찬가지다. 닉앤쌔미는 달콤하면서도 래핑으로 적당한 힘을 부여하는 팀이다. 최근 참여한 드라마 ‘훈남정음’ OST ‘온리 유(Only U)’ 역시 밀당이 돋보이는 로맨틱코미디와 안성맞춤인 분위기다.

이처럼 싱어송라이터, 특히 이미 신에서 유명하거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이들의 노래는 OST가 하나의 트랙으로서, 그리고 가수의 한 바이오그래피로서 가치를 확장할 수 있도록 한다. 참신한 OST로 인해 가수와 드라마 모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는 개성 강한 가수를 섭외함으로서 보다 신선한 OST로 장면을 채울 수 있다, 가수는 팬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아로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런 현상은 OST가 단일트랙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하며 시장을 넓혀가는 발판이 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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