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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희의 B레이더] 카더가든의 목소리, 마치 빈티지 기타 같은
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33. 금주의 가수는 카더가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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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사진=두루두루amc 제공)


■ 100m 앞, 카더가든의 정원에는...

카더가든의 원래 활동명은 ‘메이슨 더 소울’이었다. 이후 오혁의 권유로 ‘카더가든’으로 바꿨다. 별 생각 없이 없던 계기처럼 의미 또한 단순하다. 카더가든의 본명은 차정원. 활동명 뜻은 ‘차(Car)+정원(the garden)’이다. 메이슨 더 소울이 어린 시절 지녔던 약간의 허세와 멋부림이 묻어나는 이름이라면, 카더가든은 왠지 미국에 위치한 넓은 정원이 달린 빈티지 주택 같다. 느낌부터 전혀 다른 두 활동명에서 모두 본인만의 색깔이 묻어난다.

카더가든이 데뷔한지는 어느덧 6년이다. 메이슨 더 소울로서는 2015년 정규 1집 앨범 ‘포토그래퍼(Photographer)’까지 발매했다. 이후로는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 ‘김미 러브(Gimme love)’ ‘투게더(togeter)’ 등을 냈다. 지난해에는 카더가든으로서 첫 정규인 정규 2집 앨범 ‘아파트먼트(APARTMENT)’를 선보였다. 웹드라마 ‘옐로우’, 드라마 ‘투깝스’ ‘시크릿마더’ OST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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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사진=두루두루amc 제공)


■ 70m 앞, 대표곡 ‘LITTLE BY LITTLE’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섬으로 가요’를 대표곡으로 꼽을 수도 있지만 ‘리틀 바이 리틀’을 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물론 그가 이름을 바꾸기 전, 바꾼 직후, 그리고 지금 추구하는 음악은 조금씩 혹은 크게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 가운데 ‘리틀 바이 리틀’은 그 변화의 첫 번째에 있는 곡이라 깊은 의미를 갖는다. 노래는 개성 넘치는 신시사이저와 서정적인 무드,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초의 감각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갖고 있는데, 이는 과거와 현재의 카더가든을 모두 아우르는 무드다. 더 나아가 이 곡은 카더가든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카더가든은 몰라도 “리틀 바이 리틀 예~”라고 반복되는 후렴구는 들으면 알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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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사진=카더가든 SNS)


■ 40m 앞, 카더가든이 시간을 되돌리는 법

카더가든이 메이슨 더 소울로 활동할 때는 리얼 악기 사운드가 아니라 신시사이저, 즉 기계음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었다. 반면 지금은 리얼 사운드를 추구하며 듣기 편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더가든의 음악적인 변화가 이질적으로 다가오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카더가든의 목소리에 비밀이 있다.

그의 목소리에는 빈티지함이 묻어난다. 오래된 앤티크 숍에서 볼 법한, 녹이 군데군데 슬어 더 멋스러운 소품 같다. 때로는 ‘쨍’하고 부딪혀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같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악기에 비유하면 마치 빈티지 기타 같다. 빈티지 기타에 쌓인 시간의 겹은 그 어떤 인조적인 것이 흉내 낼 수 없는 가치다. 찢어질 듯 조이는 소리를 내면서 한없이 편안한 아날로그 사운드의 구현이 그 결과물이다. 소리 하나로 시간을 단숨에 과거로 되돌릴 수 있는 힘을 지닌 셈이다. ‘지이잉’ 깊은 울림을 내뱉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카더가든의 중심에는 세대를 아우르는 아이덴티티,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기계음이든 악기소리든 어떤 멜로디와 어울려도 위화감이 없을 수 있었다. 다만 표현하는 분위기의 정도가 달라진 것뿐. 요즘 카더가든이 눈을 돌린 곳은 감각적인 느낌은 유지하면서 한층 자연스러워진 음악들이다.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글자는 이제 힘을 뺀 채 자유롭게 연필을 움직이는, 그래서 더 여운이 깊은 움직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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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사진=두루두루amc 제공)


■ 드디어 카더가든 : “라이브 잘 한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죠”

▲ 예전의 음악과 지금의 음악,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예전에는 미디 작업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실제 악기(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의 녹음을 받아 진행했어요. 리얼 악기 기반의 사운드가 점점 굳혀지는 녹음 방식, 악기의 톤에 대한 관점이 지금까지의 앨범과 지난해 낸 앨범과 가장 큰 차이입니다”

▲ 아날로그적인 음악은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든다. 카더가든 자신을 가장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나와 늘 함께 해주는 친구들이 아무래도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 작업하면서 유난히 기억나는 경험이 녹아난 곡이 있다면
“‘홈 스윗 홈(Home Sweet Home)’을 작업할 시기, 혼자 집에 있는 시간들이 너무 괴로웠어요. 그래서 멀쩡한 내 집을 놔두고 괜히 친구 집에 가서 일주일씩 지내고는 했었는데 그 때가 가장 생각이 나요”

▲ 최근 즐겨 듣는 가수 혹은 장르는
“혁오,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 슈퍼올가니즘(Superorganism) 등을 자주 듣고 있어요”

▲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은
“‘라이브를 잘한다’는 말이 가장 듣기 좋은 칭찬이에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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