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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식샤를 합시다3', 먹방도 로맨스도 못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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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먹방도 로맨스도 아쉽기만 하다. tvN ‘식샤를 합시다3: 비긴즈’(연출 최규식, 정형건·극본 임수미/ 이하 식샤를 합시다3)가 연일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식샤를 합시다’는 2013년 11월 첫 선을 보인 tvN의 대표 시즌제 드라마다. 점차 늘어가는 1인 가구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리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물론 시즌1, 2는 각각 스릴러 코드와 삼각관계 요소를 더해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먹방 드라마’라는 점. 먹방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운 신선한 발상이 뉴미디어와 예능을 중심으로 높아진 먹방의 인기와 맞물리며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3년 만에 시즌3가 제작된다는 소식에 ‘식샤’ 시리즈 팬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냈다.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식샤’ 시리즈만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3는 반환점을 돌고서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시리즈 고유의 개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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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 먹방의 매력은 어디로…


‘식샤를 합시다3’는 34살이 된 구대영(윤두준)이 가장 풋풋하고 반짝이던 20살 대학 시절을 함께 보낸 이지우(백진희)와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시즌1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어지는 시트콤적인 성격을 띠고 시즌2가 로맨틱코미디에 가까웠다면 시즌3는 구대영의 전사(前事)를 소재로 삼아 서사를 강화했다. 2018년 현재와 2004년 과거를 오가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바, 과거 이야기에서는 구대영이 ‘식샤님’으로 거듭나게 된 배경을 이지우와의 관계 속에서 풀어가고 있으며 현재 이야기는 인물들 간의 꼬여버린 관계를 조금씩 풀어가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이렇다 보니 시즌3에서는 ‘식샤’ 시리즈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인 특유의 먹방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식샤’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먹방이다. 먹방이 극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왔고 시청자들 역시 ‘식샤’ 시리즈에서 그 점을 기대한다. 때문에 앞선 시즌들은 스토리를 단순화해 먹방의 매력을 살렸다. 그런데 시즌3는 이야기의 구성이 훨씬 복잡해지면서 본연의 매력을 잃었다. 14년 세월을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서연(이주우)-선우선(안우연)의 러브라인이 메인 캐릭터인 구대영-이지우의 러브라인만큼 중요하게 다뤄진다. 또한 극 중 구대영과 이지우가 가지고 있는 상처가 결코 작지 않다. 자연히 이야기의 톤도 이전 시즌보다 어둡고 무거지고 이처럼 진지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먹방은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을 뿐더러 다소 개연성이 없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더욱이 이번 시즌에 주인공으로 합류한 백진희의 먹방 연기가 극의 절반이 지난 현재까지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해 하는 표정과 제스처들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진다는 것. 특히 앞선 시즌의 주인공 이수경(이수경)과 서현진이 먹방의 묘미를 제대로 살리며 호평을 받은 바 있기에 백진희의 어색한 먹방 연기가 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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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 답답한 로맨스, 이대로 괜찮을까


구대영과 이지우의 로맨스 역시 지금으로선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극이 구대영의 전(前) 연애사를 다루는 방식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시즌3까지 등장하고 있는 메인 캐릭터는 구대영이 유일하다. 따라서 새로운 시즌을 시작할 때 구대영의 러브라인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전 시즌의 러브라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커플로 맺어졌던 구대영과 이수경이 헤어진 것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시즌2에서 구대영과 연인이 된 백수지는 시즌3로 넘어오며 사망한 것으로 그려졌다.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캐릭터가 오로지 새 시즌의 러브라인에 개연성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것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분노했고 자연히 구대영과 이지우의 러브라인은 반감을 샀다.

구대영과 이지우의 로맨스가 알콩달콩 예쁘게 그려졌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극 중 두 사람의 로맨스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이지우는 14년 전부터 구대영을 좋아하고 있었다. 구대영 역시 이지우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은연중에 나오는 행동 하나하나에 드러났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단 한 번도 자신의 마음을 직접 표현한 적이 없다. 이는 재회한 뒤에도 마찬가지다. 이지우는 구대영을 다시 만나 설레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곧 구대영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생각에 거리를 두려 한다. 구대영은 이지우를 만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활기를 찾아가고 이지우의 냉정한 태도에 심란해하기도 한다. 극 절반이 흘렀지만 구대영과 이지우는 엇갈리기만 하고 있다.

물론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로맨스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게 길어져버렸다. 또 홀로 두근거려하다 다시 홀로 마음 정리하는 답답한 이지우의 모습과 슬럼프를 겪으며 밝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잃은 구대영의 모습이 이어지며 ‘식샤’ 시리즈는 이전의 밝고 통통 튀는 매력도 함께 잃었다.

‘식샤’ 시리즈가 사랑받아온 이유는 분명하다. 공감도 높은 스토리와 지친 하루를 마치고 시원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유쾌함, 그리고 대리만족을 선사한 차진 먹방. ‘식샤를 합시다3’는 이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시즌3는 이제 반환점을 돌아 2막에 접어든다. 과연 후반부에서 변화를 꾀하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부디 ‘식샤’ 시리즈의 매력이 되살아나기를 바라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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