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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잇 수다] ‘어느 가족’ 숫자로 증명할 수 없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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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1000만 영화가 등장하는 때에 10만이라는 숫자는 비교가 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치를 넘어 ‘어느 가족’이 가진 10만의 의미는 남다르다.

‘어느 가족’의 흥행세가 범상치 않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 개봉한 이후 단 하루도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순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꾸준히 관객수를 모은 ‘어느 가족’은 개봉 13일만에 1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12일, 누적 관객수 12만 3891명을 기록했다.

개봉 이후 스크린 점유율은 최대 2.2%를 넘긴 적이 없지만 좌석 판매율은 최대 45%까지 넘겼다. 스크린수도 130개를 넘기지 못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올해 개봉한 다양성 영화 중 스크린수 150개 미만 작품 중 가장 빠르게 10만을 돌파했다.

‘어느 가족’의 흥행은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됐다. ‘어느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훔친 물건으로 살아가는 가족이 우연히 길에서 떨고 있는 다섯 살 소녀를 데려와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지난 5월 제71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국내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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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버프가 존재하긴 하지만 ‘어느 가족’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층을 가진 감독이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까지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따뜻함이 마니아층을 만들어냈다.

1만명만 넘겨도 대박이라는 말이 나오는 다양성 영화 가운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은 대부분 1만 관객을 동원해왔다. 10만을 넘긴 작품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두 작품이나 된다.

무엇보다 ‘어느 가족’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수치를 넘어 관람객들의 줄을 잇는 호평이 증명한다. 실관람객이 평가를 하는 CGV골든에그 지수에 따르면 ‘어느 가족’은 97%를 기록하고 있다. 피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진짜 가족이 되어 가는 ‘어느 가족’ 속 캐릭터들은 따뜻하지만 일본 사회의 빈곤과 복지 사각지대 문제점을 꼬집는 것을 잊지 않았다.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여름, 블록버스터, 대형 스케일의 영화들이 극장가를 접수했지만 그 안에서 순풍을 불고 온 ‘어느 가족’의 존재감은 잊혀지지 않는다. ‘반일 영화’로 낙인 찍혔지만 ‘어느 가족’은 일본에서 340만 관객을 돌파, 올해 극영화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최고 기록도 넘겼다. 한국에서도 감독의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국내 역대 최고 흥행작인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가 세운 12만 6795명 기록을 넘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느 가족’의 조용한 열풍이 반갑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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