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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한지민 “‘미쓰백’ 만나 세상 보는 시선도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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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사진=BH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안아주고 싶었어요”

한지민이 ‘미쓰백’에 매료된 건 안쓰럽고 처연한 백상아라는 캐릭터 때문이었다. 그는 겉은 거칠지만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백상아를 글로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안아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백상아를 만들어 백상아를 위로했다. 한지민이 백상아에게 매료가 됐다면 이제 관객들이 한지민에게 매료될 시간이다. ‘미쓰백’은 ‘한지민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배우 한지민의 새로운 발견이다.

▲ ‘미쓰백’을 처음 읽었을 때 어떤 면이 좋았나요?

“새벽 4시에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그 시간대가 이성적이기 쉽지 않은 시간이에요(웃음). 필체도 섬세한 편이었고 감정선이 정교하게 적혀 있어서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졌어요. 캐릭터 감정이 깊게 오다 보니까 화가 나면서도 백상아를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진하게 들었어요. 색다른 작업이니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할 틈이 없었어요”

▲ 이지원 감독이 백상아와 한지민을 하나로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고 하던데 어떻게 캐릭터를 만들었나요?

“제일 중요했던 포인트는 상아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가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전과자로 낙인 찍혀 사는 모습을 토대로 이미지적인 것들을 구축해가기 시작했죠. 아마 나란 배우가 ‘미쓰백’에 캐스팅 돼서 이렇게 나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처음엔 날선 느낌을 애써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 내 얼굴의 특성상(웃음) 상아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잘 드러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머리 탈색도 하고 호피무늬 옷이나 진한 립스틱을 썼죠. 상아는 모든 사람에게 방어벽이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건드리지마’라는 걸 표출하기 위해 세보이려고 했죠. 삶을 거칠게 살았던 걸 표현하기 위해서 피부를 거칠게 표현하고 잡티를 더했어요. 다크서클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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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쓰백’으로 한지민의 변신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부담이나 걱정이 있나요?

“이번뿐만 아니라 어떠한 배역을 맡아도 기존의 캐릭터 이미지로 인식을 하고 있잖아요. ‘아는 와이프’도 아줌마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놀라워하더라고요.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건 온전히 작품 안에서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 밖에 없겠더라요. 이런 이미지가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고민을 했던 부분이긴 해요. 대중에게 각자 보고 싶은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미흡하지 않게 보여주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걱정을 하면서 작업을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내 이미지 때문에 영화가 시작되고 5~10분 안에 백상아에 몰입시키지 않으면 실패하겠구나 생각했어요. 백상아와 이질감이 없게 하고 싶었던 게 가장 컸던 것 같아요”

▲ 그래도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연기라서 신이 났을 것 같아요

“주변에선 ‘아는 와이프’ 보고 신나게 연기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이 나이에 고등학생 역할도 해보고 안 해봤던 모습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봐줄까 재미있었죠. 백상아는 감정적으로 어려웠죠. 나랑 닮은 모습이 많지 않지만 이 인물을 안아주고 싶은 마음에서 한 거예요. 그 누구보다 공감하고 싶었고 보는 분들이 나와 같은 마음을 가졌으며 좋겠다 생각했어요.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배우로는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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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 중에서 담배를 피우고 욕설을 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워하는 반응이 많아요

“쪼그리고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게 상아의 시그니처 포즈라고 생각했어요. 상아는 담배도 당당하게 피우지 못했을 것 같았어요. 나의 이미지 때문에 이질감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녀의 감정 이해하려고 했던 것처럼 행동에 있어서 낯선 것보다 다른 걸 쌓아가려고 했어요. 달라보여야 하니까 담배를 피워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에요. 가장 백상아스러운 모습인데 임팩트 있게 다가오다 보니까 그 점에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아요”

▲ 이번 역할을 통해서 앞으로 연기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 같나요?

“언론시사회 하는 날 잠도 일찍 깨고 리뷰들도 보지 못했어요. 그래도 자연스럽다는 말이 들려서 조금은 마음이 놓여요. 하지만 대중들 반응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 걱정이죠. 내가 연기 변신을 한 것에 포인트가 가기 보단 이 영화를 통해서 이런 문제가 이슈화 돼 사회적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정말 모든 스태프가 소중하게 만들었어요. 연기 변화를 시도했다는 말을 듣겠지만 온전히 이 이야기에 들어가서 봐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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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기 변신에 대한 마음을 먹은 계기가 혹시 있나요?

“우연한 계기로 연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몰랐고 겁도 많았어요. 혼도 많이 나고 나랑 맞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 했어요. 연기를 정말 원해서 하신 분들에겐 경솔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연하게 하게 돼 잘하고 싶다는 마음보단 피하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그러다 영화로는 ‘청연’이라는 작품을 처음 했는데 감독님이 처음 디렉션을 준거에요. 연기라는 게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처음 배웠어요. 욕심까진 아니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생긴 것 같아요. 아마 지금 데뷔했으면 난 살아남지 못했을 거예요(웃음). 역량이 부족했는데 드라마를 계속하면서 적응을 했어요. 근데 어느 순간 다 다른 작품인데 내가 연기를 똑같이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조선명탐정’ 제안을 받았어요. 감독님한테 ‘왜 나한테 이런 캐릭터 줬냐’고 물어봤어요. 그전엔 도전조차 생각을 못했거든요. 막상 해보니까 어떤 색을 입혀도 연구를 하고 연기를 해야 된다는 걸 뒤늦게 알았죠. 그때가 서른이었는데(웃음). 그전까진 집순이기도 했고 온실 속 화초처럼 지냈어요. 그 이후로 성격도 바뀌었어요. ‘밀정’을 하면서 특히요. 촬영 기간이 길기도 했지만 김지운 감독 현장이라서 관계자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밀정’ 하면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더 많이 단단해졌어요. 새로운 캐릭터를 하는 게 꼭 용기를 낼 일은 아니구나 생각도 들었어요. 촬영하는 내내 고민은 했지만 ‘미쓰백’을 하고 나선 그 다음에 도전할 때 이전만큼 망설이진 않겠구나 생각해요”

▲ ‘밀정’으로 성격이 변했다고 했는데 ‘미쓰백’은 본인에게 어떤 변화를 줄 것 같나요?

“‘미쓰백’을 하기 전까진 내가 기댈 곳이 많았어요. 작품마다 선배들도 있고 뒤로 숨을 곳이 많았죠. 근데 이번엔 맨 앞에서 시아도 지켜야 하고(웃음). 자립심이 생긴 것 같아요. 백상아를 만나면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바뀌었어요. 상아로 인해서 시야가 넓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만약에 옆집에 저런 아이가 살았으면 나도 그런 관심을 줄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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