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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지상파 VS 비지상파 정면대결… ‘시청률’만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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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백일의 낭군님' SBS '여우각시별'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시청률만 놓고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영향력을 비교할 수 있을까?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발표한 ‘2017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378가구 중 유료플랫폼 가입 비중은 91.0%에 달했다. 반면 지상파만 이용하는 가구의 비중은 5.3%에 그쳤다. 이용자 수 차이가 분명히 나타났던 과거에 비해 지상파와 비지상파가 비등한 입지를 갖추게 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상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프라임시간대(오후 7시~11시)에 비지상파가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청자를 나눠갖게 된 것. 일례로 현재 월화극장에서는 지상파의 SBS ‘여우각시별’ KBS2 ‘최고의 이혼’ MBC ‘배드파파’와 비지상파의 tvN ‘백일의 낭군님’ JTBC ‘뷰티 인사이드’ 등이 맞붙었다.

이런 가운데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닐슨코리아 집계 결과를 토대로 지난 16일 방송한 월화극 5편의 시청률 그래프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가장 선전한 드라마는 케이블채널의 ‘백일의 낭군님’으로, 시청률 11.2%을 돌파했다. ‘여우각시별’(9.2%) ‘최고의 이혼’(3.7%) ‘배드파파’(3.3%) 등 한 자릿수 시청률에 그친 지상파와 비교된다. 그런가 하면 종합편성채널의 ‘뷰티 인사이드’는 시청률 4.4%를 기록하며 지상파 드라마 2편을 앞질렀다. ‘백일의 낭군님’과 ‘뷰티 인사이드’는 비지상파의 위상이 지상파에 견줄 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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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 시청률 그래프, 집계 기준 안내 페이지 캡처)



하지만 이 그래프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시청률 집계 대상과 기준이 다른 점을 반영하지 않고 절댓값만으로 순위를 매겼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실제 프로그램을 시청한 가구 수’를 ‘모집단’이 되는 가구의 수로 나누어 계산한다. 국내에는 이 같은 방식으로 시청률을 집계하는 업체가 두 군데 있다. 닐슨코리아와 TNmS다. 이때 닐슨코리아는 전국의 약 4000가구, TNmS는 전국의 약 3200가구가 각각의 집계 표본 단위가 된다.

이때 양사는 모집단, 즉 분모에 해당하는 대상으로 지상파와 비지상파에 차이를 둔다.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시청환경을 고려한다는 이유에서다. 지상파 시청률은 ‘전국 주요 13개 지역의 전체(유료방송 가입+비가입) 가구’를 대상으로 집계히며, 비지상파는 유료방송에 가입했을 경우에만 시청할 수 있으므로 집계 대상 역시 ‘전국의 유료방송 가입 가구’만 포함하는 식이다.

따라서 현재 시청률 집계 시스템으로는 지상파와 비지상파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상대적으로 표본의 수가 적은 비지상파가 시청률 면에서 지상파보다 불리하다고 보기도 한다. ‘비지상파 시청률에 1.33%를 곱하면 지상파 기준으로 환산된다’는 말이 업계의 정설처럼 굳어진 배경이다. 하지만 ‘1.33%배’ 공식이 처음 거론된 2013년에는 비지상파 시청률 집계대상이 유료방송 중에서도 케이블채널 가입가구로만 한정됐다. 당시 지상파 대비 케이블 가입 비중이 75%에 불과했던 터라 이 같은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

이와 관련해 닐슨코리아 관계자는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보급률 차이는 각 플랫폼의 개별적 노력과 연관된 문제”라며 “단순히 전체 이용자 수가 차이 난다고 해서 특정 채널에 패널티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현재 시청률 집계시 활용하는 전체 4000가구와 비교해 유료방송 가입수는 3900가구로 그 차이가 근소하다”며 지상파와 비지상파의 이용자 수 격차가 크지 않은 2018년에는 ‘1.33%배’ 공식이 이치에 맞지 않는 계산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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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



TNmS 관계자 역시 “비지상파 시청률에 대해 지상파와 동일하게 전체가구를 분모로 수치를 계산해보면 절댓값에는 차이가 나지만 상대적인 성적에는 큰 변동이 없다”며 “다만 비지상파 시청률을 지상파와 동일한 기준으로 계산하면 수치가 낮아진다. 방송사에서는 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수치가 더 높게 나오는 유료방송 가구 타깃 시청률을 보도자료 등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연간 3조원 가량의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됐던 시청률의 영향력도 줄어드는 추세다.

한 지상파 채널 편성실 관계자 A씨는 “방송사와 광고주들은 이제 전국 시청률보다 수도권이나 2049 시청률처럼 상대적으로 높은 구매력을 갖춘 특정 타깃 시청률, 온라인에서의 화제성을 더 중요한 지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비지상파 채널 홍보 담당자 B씨도 “요즘은 TV 외에도 스마트폰과 PC 등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고, 실시간 방송이 아니라 VOD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에 단순히 시청률만 갖고 프로그램의 흥망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청률의 허수를 보완할 새로운 지표들이 제시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과 출연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화제성을 분석하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화제성이나 CJ E&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개발한 콘텐츠영향력지수(CPI) 등이다. 특히 방통위에서는 통합시청점유율을 도입할 계획이다. 기존 TV시청률과 모바일 중심의 N스크린 시청률을 통합해 결과를 내는 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조사 방식과 범위 등의 이슈로 업계 반발이 적잖았던 바. 방송가 흐름에 발맞추면서도 방송사와 시청자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공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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