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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같이 걸을까’로 소환된 추억 ‘god의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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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시청자들을 십수 년 전으로 인도하는 타임머신이 있다. 1세대 보이그룹 god의 완전체 예능 JTBC ‘같이 걸을까’다.

‘같이 걸을까’는 데뷔 20주년을 앞둔 god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함께 걷는 모습을 담는다. ‘같이 걸을까’를 통해 오랜만의 동고동락에 나선 god는 떨어져 지낸 시간이 무색하리만치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녹아든 모양새다. 멤버들 사이에 형성된 편안하고도 익숙한 분위기가 화면 밖까지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다.

맏형 박준형은 시종일관 엉뚱한 발언으로 동생들을 즐겁게 한다. 별안간 전력질주를 하거나 땅바닥에 드러눕는 등 돌발행동을 일삼는 윤계상도 있다. 그러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도 god는 태연하다. 들뜬 멤버들을 바라보며 손호영은 호탕하게 웃을 뿐이고 데니안은 걱정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멤버들 만장일치로 이번 여행 리더가 된 막내 김태우는 여전히 형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한다.

한눈에 봐도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다섯 명이 나란히 발맞춰 걷는 모습은 이들이 얼마나 돈독한 사이인지를 짐작케 한다. 아울러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같이 걸을까’를 보면서 MBC ‘god의 육아일기’(이하 육아일기, 2000~2001)를 떠올리는 시청자가 많다.

‘육아일기’는 god가 돌이 지나지 않은 아기 재민 군을 돌보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요즘 성행하는 아이돌 리얼리티와 육아 예능의 시초격으로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32.3%의 기록을 세울 만큼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육아일기’의 인기를 견인한 요소로는 멤버의 캐릭터를 꼽을 수 있겠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god 다섯 명이 아기와 함께 가족을 이루는 과정이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것이다. 실제로 god는 ‘같이 걸을까’를 촬영하며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고 입을 모은 바. ‘육아일기’와 ‘같이 걸을까’ 속 god의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캐릭터를 비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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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JTBC)



■ ‘왕아빠’에서 ‘수다쟁이’로… 박준형

‘육아일기’에서 박준형은 왕아빠로 통했다. god 최고 연장자로서 그는 듬직한 면모를 보여줬다. 육아에 서툰 20대 초반의 동생들 사이에서 박준형은 중심을 잡았다.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놀아준 덕분에 재민 군의 마음을 얻었다. 첫 만남 당시 낯을 가렸던 재민 군이 나중에는 박준형과 헤어지기 싫다며 눈물을 보였을 정도다. 재민 군의 ‘가상 아빠’에서 예쁜 딸아이의 ‘진짜 아빠’가 된 현재, ‘같이 걸을까’에서 박준형은 수다쟁이의 역할을 한다. 이른바 ‘아무말 대잔치’를 늘어 놓으며 고된 여정에도 웃음꽃이 피게 하는 것. 자칫 철부지 큰형처럼 보일 수 있지만, “god는 가식없는 가족”이라며 동생들에 대해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 박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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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JTBC)



■ ‘썰렁개그 담당’에서 ‘걱정요정’으로… 데니안

데니안은 예능에서 활약이 두드러지는 멤버는 아니다. 몸이나 말을 써서 웃음을 만드는 유형이 아니어서다. 대신 데니안 본연의 성격이 재미 요소가 된다. ‘같이 걸을까’에서 데니안의 역할은 ‘걱정요정’이다. 멤버들과 스태프들이 지칠까봐 페이스 조절과 컨디션에 늘 신경을 쓴다. 이런 데니안의 모습은 걱정 없이 웃고 떠드는 다른 멤버들과 대비돼 코믹하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육아일기’에서는 어땠을까? 당시 데니안은 재민 군의 잠자리를 담당했다. 이에 잠을 잘 일이 없는 낮에는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가끔 ‘썰렁개그’를 선보였다. 요즘 말로 ‘아재개그’같은 말장난을 시전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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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JTBC)



■ 변하지 않는 ‘4차원 변태’… 윤계상

윤계상은 god와 함께 있을 때 무장해제된다. 그는 연기자로 전향한 뒤 줄곧 진중한 이미지로 비춰졌다. 그러나 멤버들과 함께하는 ‘같이 걸을까’에서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갑자기 뛰거나 눕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로 주위를 당황케 한다. 이에 멤버들은 윤계상을 ‘BT(변태)’라고 부른다. 평소 수줍음 많은 윤계상이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하는 모습이 누에고치가 나비로 변태하는 과정과 닮아서라는 이유다. 윤계상의 ‘변태 성향’은 ‘육아일기’ 때부터 이어진 것이다. 당시 윤계상은 양말을 입에 물고 팔을 흔들며 대머리 독수리를 모사한다거나 김태우 위에 앉아 ‘곰을 잡았다’고 외치는 등 4차원의 면모를 보였다. 이렇듯 잘생긴 외모와 대비되는 윤계상의 발랄한 행동들에 매력을 느끼는 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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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JTBC)



■ 영원한 ‘왕엄마’… 손호영

데뷔 초 손호영의 별명은 ‘미소천사’였다. 해사한 눈웃음이 팬들을 사로잡았다. ‘육아일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냥하고 자상한 성격 덕분인지 재민 군이 가장 잘 따랐다. 손호영도 재민 군을 늘 품에 안고 다니며 돌봤다. 이때 새로 생긴 별명이 ‘왕엄마’였다. 비단 이미지뿐만이 아니다. 손호영의 ‘왕엄마’ 성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같이 걸을까’ 제작진은 손호영에 대해 “멤버들이 음악을 잘 들을 수 있도록 블루투스 스피커를 메고 앞장 서 걷는 것은 물론 배고픈 멤버들을 위해 요리하고 잠든 멤버들 대신 빨래를 건조하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였다”면서 그를 ‘손데렐라’라고 칭했다. 변함없이 다정하고 친절한 손호영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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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JTBC)



■ ‘막내’에서 ‘리더’로… 김태우

예나 지금이나 god의 예능은 김태우가 담당하고 있다. ‘육아일기’에서 재민 군의 오락을 담당했던 김태우. 당시 김태우는 첫 회부터 재민 군에게 목마를 태워주다 천장에 머리를 박게 하며 비극의 길을 걸었다. 이후로 재민 군이 김태우에게 다가가지 않아 외사랑을 하기도 했다. 재민 군의 애정을 갈구하는 김태우의 모습은 ‘육아일기’의 가장 큰 재미요소였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현재 god 중 가장 먼저 결혼해 세 아이의 아빠가 된 김태우는 ‘같이 걸을까’의 리더로 발탁됐다. 촬영 전부터 이번 여행에 임하는 열의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리더 김태우는 순례길을 걷는 내내 예능MC와 여행 리더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멤버들은 “태우는 원래부터 똑똑했다” “실질적 리더였다”고 엄지를 추켜세우면서도 “애아빠가 됐지만 태우는 죽을 때까지 우리의 막내”라며 ‘형아 미소’를 짓는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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