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씨네;리뷰] ‘동네사람들’ 한 치 오차 없는 공식, 아쉽다
이미지중앙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그냥 평범한 마을인 줄 알았는데 이상한 동네였다. 이를 담아낸 영화 ‘동네사람들’에는 의외성조차 없다.

7일 개봉한 ‘동네사람들’은 여고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마동석)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다. 지방 학교로 부임한 복싱선수 출신인 기철에게 주어진 업무는 학생들의 밀린 공납금을 받아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일을 수행하면서 사라진 친구 수연(신세휘)를 찾아다니는 유진(김새론)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마을의 진짜 민낯을 보게 된다.

마동석이 주연인 영화라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예상이 된다. 겉모습은 우락부락하지만 알고 보니 속내는 따뜻한 인물이 정의를 구현한다. ‘동네사람들’은 그 기대대로 흘러간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마동석표 히어로를 기대한 이들은 만족하겠지만 마치 공식대로 흘러가는 구조는 궁금함도 없고 맥이 빠진다.

마동석표 히어로의 완성판으로 볼 수 있는 ‘범죄도시’도 특별함이 있는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범죄도시’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데에는 마동석을 뒷받침 해줄 수 있는 생생한 캐릭터들이 넘쳐났고 호흡도 빨랐다. 악역인 장첸의 존재만으로도 극의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동네사람들’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캐릭터가 없다.

이미지중앙


모든 사건의 시작점인 수연 역은 소녀가장을 아주 뻔하게 그려냈다. 수연과 유진이 우정을 보여주는 옥상신이 대표적이다. 나비를 유독 좋아하는 수연이 그 이유를 말하는 순간 실소가 나온다. 전형적인 프레임에 갇혀 있다. 수연 역을 맡은 신세휘의 영혼 없는 연기도 극의 몰입도를 해친다. 이렇다 보니 수연을 찾아 헤매는 유진의 절실함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영화에서 기철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은 의문스러운 미술 선생님(이상엽)과 군수가 되고 싶어 하는 학교 이사장(장광)이다. 배우들은 제 역할을 다 했다. 하지만 캐스팅을 좀 더 고심해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상엽이 연기한 미술 선생님을 보고 있자면 드라마 ‘시그널’이 떠오른다. 장광은 이미 ‘도가니’에서 극악무도한 교장을 연기했다. 캐스팅이라도 반전이 있었다면 전형성을 조금이라도 벗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부패한 현실을 꼬집어준다는 게 그나마 건질 수 있는 수확이다. 이웃이 사라졌는데 무관심한 어른들, 부패한 정치 세력, 사건을 은폐하는 무능력한 경찰,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등 뉴스 사회면에서 볼 수 있는 사건을 ‘동네사람들’이 고발한다. 유진이 어른들에게 던지는 일침들이 꽤 아프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