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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죽어도 좋아’ 백진희의 코믹, 잊을 수 없는 ‘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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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와이피플이엔티, 프로덕션H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배우 백진희가 KBS2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초반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전작 ‘식샤를 합시다 시즌3’에서 연기가 어색하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기연민에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민폐 캐릭터’라는 지적까지 이어졌다. 아울러 백진희는 이전 작품 ‘저글러스’에서 비서로 출연해 자신과 상반된 성격의 상사와의 좌충우돌 오피스물을 경험했다. 이에 캐릭터가 너무 겹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 기대되는 부분도 있었다. ‘죽어도 좋아’는 악덕상사를 갱생시킨다는 내용과 타임루프라는 소재로 ‘코믹’을 어느 정도 표방한다. 종종 자신을 내려놓는 찰진 연기를 선보였던 백진희는 회차가 거듭될수록 유쾌함과 진지함의 밸런스를 조화롭게 맞추고 있다.

이런 백진희의 재미있는 모습은 시청자들에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그의 시작점에 시트콤이 있던 덕분이다. 백진희는 2011년 방송한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에서 고달픈 현실에 시달리지만 밝고 씩씩한, 또 엉뚱한 성격의 역할(동명의 배역)을 맡았다. 이 인물은 입이 걸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탓에 각종 에피소드를 만들어냈다. 각종 명장면들은 백진희라는 배우를 대중에 각인시킨 계기이기도 했다. 백진희가 자연스럽게 웃음을 줄 수 있었던 그 이유, ‘하이킥’의 명장면을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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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화면 캡처)



■ 지금의 백진희를 만들어낸 요소들

#유행어의 탄생 “궁디를 주 차삐까!”

극 중 백진희는 취업준비생으로 등장해 윤계상의 보건소에서 보건행정직 인턴으로 일하게 됐다. 불같은 성격에 가식 따위 없는 언행 탓에 웃지 못 할 에피소드가 벌어진 것은 당연지사다. 그럴 때마다 극중 백진희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은 “확, 마 궁디를 주 차삐까!”였다. 이는 당시 개그맨 양상국이 KBS2 ‘개그콘서트’를 통해 만들어낸 유행어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백진희는 이 양상국의 유행어를 따라하며 마음에 들지 않던 사람들의 엉덩이를 걷어차기를 반복했다. 이후로도 백진희는 이 수법(?)을 십분 활용했고 그의 “궁디를 주 차삐까!”는 안내상도, 윤계상도 피해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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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화면 캡처)



#명장면, 이번에도 ‘엉덩이’

백진희가 만들어낸 명장면 중 압권은 ‘엉덩이 노출신’이다. 백진희는 안내상이 판 땅굴로 인해 엉덩이 근육 파열 부상을 입게 됐다. 이에 백진희는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방바닥을 기어 다니는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윤유선은 백진희의 상처를 확인하겠다며 엉덩이를 깠고, 백진희는 경악을 해 보는 이를 폭소케 했다. 이도 잠시 백진희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윤계상에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굴욕까지 겪었다. 물론 방송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촬영할 때는 피부색과 비슷한 속바지를 입었다. 이 장면은 추후 백진희가 MBC ‘라디오스타’에 나와 직접 언급할 정도로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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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KBS 화면 캡처)



#‘하이킥’과 그 이후 백진희의 얼굴들

백진희는 ‘하이킥’ 이후 굵직하게 ‘내 딸 금사월’ ‘저글러스’ 등을 거쳤다. ‘하이킥’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다면 ‘내 딸 금사월’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긍정적인 역할을 연기했다. ‘저글러스’에서는 차분하고 똑부러지는 비서로 분했다. 이후 현재 활약하고 있는 ‘죽어도 좋아’ 속 이루다는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합쳐 놓은 모양새다. 이루다는 상사에 할 말은 야무지게 하면서도 다정하게 마음을 들여다보는 깊은 속내까지 지녔다. 또 종종 과장된 연기로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며 극의 묘미까지 잘 살렸다.

게다가 어떻게 보면 백진희는 취업문턱을 두드리는 과정과 사무실 내 다양한 직위를 거쳤다. 그는 ‘하이킥’에서 취업준비생에 인턴이었고, ‘저글러스’에서는 비서였으며, ‘죽어도 좋아’에서는 MW치킨 마케팅팀의 대리다. 이처럼 백진희는 ‘하이킥’을 시작으로 야무지게 서사를 쌓아올려 자신만의 강점을 만들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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