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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SKY 캐슬’ 김서형 “악의 축 김주영, 틀린 말은 안 한 여자”

  • 기사입력 2019-02-0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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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비극이 생겨도 감수할 수 있겠냐고 물었을 때 대답한 건 너였어. 왜? 너한테는 그런 비극이 안 생길 거라고 교만했으니까. 왜? 네 자식을 최고로 만들겠다는 욕심이 눈을 가렸으니까… 너는 천재였던 내 딸이 망가졌을 때 속으로 박수치던 엄마들과 똑같아. 남의 자식 잘난 거 못보고 내 새끼 혼자서만 독불장군 잘 나길 바라는 여자들과 똑같다고”

지난 1일 화제 속에 종영한 JTBC ‘스카이(SKY)캐슬’(극본 유현미, 연출 조현탁)에서 작가는 타인의 그릇된 욕망을 이용하고 끝내 자신마저 파멸한 김주영(김서형)의 입을 빌려 어른들의 비뚤어진 이기심에 일침을 가했다.

김주영으로 약 5분간 독백 수준의 대사를 쏟아부은 배우 김서형은 이에 대해 “악의 축이지만 틀린 말 하는 여자는 아니다”라며 웃음 지었다.

김서형은 대한민국의 입시제도 현실을 고발한 ‘스카이캐슬’에서 문제의 중심에 선 입시 코디네이터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김주영은 자신의 과거를 숨긴 채 부와 명예를 대물림하려는 상류층 가족들을 파국으로 내모는 인물이었다. 본인 역시 이야기의 전개가 예상되지 않아 벽에 부딪히기도 했다지만, 그 혼란을 시청자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연기 뒤에 가린 점은 감탄을 자아낸다. 김주영으로서 “외롭고 고독”한 시간을 홀려 버텼다는 김서형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드라마의 폭발적 인기, 실감했나요?

“동료 배우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만이 아니었죠. (다른 출연진도) 물어보니 동료들에게서 제일 많이 연락이 왔다더라고요. 좋은 작품이라는 칭찬은 물론, ‘부럽다’는 말을 주로 들었어요(웃음). 그 중에서 아이를 둔 배우들은 공감 간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 ‘감수하시겠습니까?’ 김서형이 만든 김주영의 말투가 방영 내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일상적인 대사는 아니잖아요. 사극도 시대극도 아닌 것이, 표현하는 데 애로사항이 큰 대사 중 하나였어요. 한서진(염정아)이 김주영에게 넘어오도록 해야 하는데 잘못 던지면 가볍게 느껴지겠다 싶었죠. 게다가 정아 언니가 키가 크거든요. 상대적으로 내가 왜소한 편이라 그 장면에서 제스처를 추가했어요. 주영이 ‘감수하시겠냐’고 물은 뒤 서진의 어깨를 누르고 일어나거든요. (대사 소화를 위해) 그런 디테일까지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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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스타일링도 수많은 패러디물을 양산했죠

“사실 (대사의) 톤보다 먼저 잡은 게 스타일링이었어요. 스타일리스트와 회의를 했죠. 원래 블랙만 입기로 한 건 아니었는데요. 내가 블랙으로 가자고 했어요. 대신 (극 중 주영의) 감정이 드러나기 시작하면 옷에도 색깔을 넣자고 했죠. 그런데 막상 중간에 베이지색 폴라 티셔츠를 입었더니 힘이 빠져 보이더라고요. 박수창(유성주)이 주영에게 총을 겨누는 장면에서요. 원래는 밤에 촬영하는 신이라고 해서 밝은 옷을 입었던 건데 낮에 촬영한 거예요. 후회했어요”

▲ 주영이 말을 하면서 터틀넥을 쓰다듬을 때가 있었는데, 폴라 티셔츠를 고집한 것도 의도한 설정인가요?

“일단 추우니까 입은 거고요(웃음). 내가 폴라 티셔츠가 잘 어울린다는 걸 스스로도 알거든요. 하하. 터틀넥에 손이 간 건 (주영의) 감정에 따른 게 맞아요. 주영의 감정선에 따라 고른 건 겉옷의 원단이었어요. 가죽이나 섀틴, 실크 등 소재를 다르게 하는 데 무게를 뒀죠. 그래서 같은 검은색이어도 일주일치 옷을 4~5시간씩 피팅을 하곤 했습니다”

▲ 머리카락을 올려 묶은 것도 많이들 따라하던데요?

“올백 머리를 하겠다고 했을 때 헤어숍에서 ‘이 머리를 하신다고요?’ 물었어요. 사극 외에는 이런 머리를 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과감한 시도라고는 생각 안 해요. (영화 ‘악녀’로 2017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을 당시) 반삭을 했을 때도 과감하다고 생각 안 했고요. 대신 올백 머리는 하고 나서 몇 회간 후회했어요. 너무 아파서요. 헤어핀을 많이 꽂아야 했거든요. 때문에 생긴 두통과 그로 인한 분노와 짜증을 이루 말할 수 없었죠(웃음)”

▲ 연기 면에서는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한서진에게 ‘혜나(김보라)를 집으로 들이라’고 한 뒤부터 멘붕이었어요. 앞으로 김주영이 무엇을 할지는 대본이 나와야 아니까요. 전개를 하나도 모르니까 답을 못 찾겠더라고요. 한편으로 패턴이 반복된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김주영은 던져주면 다른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잖아요. 그러면 김주영은 이렇게 판이 돌아갈 줄 알았다면서 다시 밀당을 하고요. 이런 상황이 거듭되는데도 계속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어요. 그래서 혜나가 한서진의 집에 들어간 뒤 대본을 받았는데도 안 와 닿았죠. 연기하기 싫은 게 아니라 비슷한 연기가 나올까봐 걱정된 거예요. 또 어느 순간부터 김주영이 자기 사무실에만 있으니까 그것도 갑갑했고요. 그래서 한번은 PD님에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모르겠다. 원점으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찔끔 하기도 했어요. 그러니까 PD님이 ‘김주영이 그런 여자이니까 서형 씨가 느끼는 그 마음이 틀린 게 아닐 것’이라면서 촬영 중간에 쉬고 오라고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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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캐릭터로서도, 연기하는 배우로서도 외로웠겠군요

“답답해서 뛰쳐나가고 싶고 소리도 지르고 싶은 나날들이었어요. 그런데 또 막상 밖에 나가자니 대본이 신경 쓰이고… 김주영의 마음을 고스란히 받으니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 극 중 등장하는 ‘명상실’도 답답해 보였습니다

“세트에 문이 하나 있어요. 천장도 막아 놓았고요. 조명도 하나였어요. 한 컷만 촬영해도 머리가 아팠어요. 산소가 부족해서요. 카메라 감독님도 어깨에 장비를 매고 배우 주위를 빙빙 도는데 (촬영하는 동안에는) 다들 똑같이 숨을 참았다가 끝나면 한숨을 쉬었어요. SNS에 명상실 촬영 현장 사진을 올린 적이 있는데 실제로 한 컷 찍으면 그렇게(쓰러지는 상태가) 됐죠. 김주영 사무실도 그렇고, 명상실도 공간이 답답해요. 그래서 초반에 한서진 집에 갔을 때 조선생(이현진)이랑 ‘우리가 돈만 벌면 뭐 하니? 이렇게 넓은 데서 못 사는데’라고도 했었어요(웃음). 김주영도 펜트하우스에 살긴 했는데 (방송에) 자주 나오진 않았거든요. 나중에는 렌트비가 비싸서 더 안 나왔어요(웃음)”

▲ 염정아부터 김보라·김혜윤(강예서 역)·송건희(박영재 역) 등과 마주하는 장면의 임팩드도 상당했죠

“정아 언니와는 촬영만 하고 나면 기가 빨려서 서로 ‘이제 안 보고 싶다’고 하곤 했어요(웃음). 촬영하기 전에 감기에는 생강차가 좋다는 이야기를 하다가도 문득 내가 김주영이 돼서 ‘언니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 했죠. 하하. 또 혜나, 예서, 영재 모두 연기한지 얼마 안 됐다는데 다들 잘했어요. 영재나 혜나는 준비를 철저히 해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연기하더라고요. 덕분에 촬영도 빨리 끝났어요. 예서는 정말 예서였고요. 만나서 말을 걸면 ‘네, 선배님’하고 나를 안 쳐다봐요. 예서가 된 거예요. 그럼 ‘나도 말 걸지 말아야지’ 하고(웃음). ‘스카이캐슬’로 더 팬이 된 아이는 예빈(이지원)이었고요. 극 중에서처럼 실제로도 어른스러운 친구인데요. (이지원은)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2014) 때부터 팬이었어요. 그때의 아이가 이렇게 성장했다니, 처음에는 못 알아봤죠. PD님한테 ‘예빈이 너무 잘하는데 누구냐’고 물었을 정도로요”

▲ 외로운 김주영 곁에 늘 함께한 인물은 조선생이었습니다. 이를 연기한 배우 이현진과 호흡은 어땠나요?

“현진이와 둘이 참 외로웠죠. (이 대목에서 김서형은 눈물을 흘렸다) 갑자기 눈물이 나네요. 외로운 사람들끼리 잘 버텨줬어요. 그나마 20회 촬영할 때 웃으면서 (둘이) 사진 하나 찍었거든요. 그전에는 말도 잘 못 걸게 했어요. 캐릭터로서 서로를 지켜주는 마음을 유지하고 싶어서요. 현진이는 내가 있어서 (촬영이) 외롭지 않았다는데, 나는 많이 못 챙겨줬어요. 현진이 자체가 긍정적인 아이예요. 참 예쁘고요. 주인공도 해본 아이에게 (조선생이) 작은 역할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종방연에서 ‘그때는 그랬던 것이고, 지금은 무슨 의미가 있겠냐’더라고요. 그런 아이였기 때문에 나도 현장에서 (긍정적인) 기운을 받았던 것 같아요. 실제로 현진이는 대본을 받으면 내 감정을 제일 오래 봤다고 해요. 배우가 그러기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고마웠습니다. 케이(조미녀)도 마찬가지였어요. 19회 전까지 직접 마주하는 장면이 없다 보니 ‘우리는 작품이 끝나면 이야기 나누자’고 했었거든요”

▲ 회를 거듭할수록 제작진이 밉기도 했겠어요

“그래서 작가님에게 ‘날 너무 과대 평가 하신 것 같다’고 했었어요. 김주영은 싸그리 감추고 사는 여자잖아요. 단어 선택이나 하는 말도 남다르고요. 대본을 받을 때마다 ‘왜 이 사람들은 내가 뭐든 잘해낼 거라고 생각하지?’라는 물음표가 생겼죠(웃음) 왜 이렇게 김주영 이야기는 뒤늦게 나오냐는 생각도 들고요. 기다림에 대한 힘듦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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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 힘들었겠지만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으로 보상받는 기분이 들진 않던가요?

“내 전성기가 10년 만에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어요(웃음). 드라마 시청률이 잘 나오리라는 건 예상했지만요. 사실 나는 오히려 SBS ‘자이언트’(2010)나 ‘샐러리맨 초한지’(2012) 때 내 인생캐릭터가 바뀔 줄 알았어요. 김주영으로서 보여준 연기는 내가 이미 해본 것들이에요. tvN ‘굿와이프’(2016)에서 정장이 몸에 배었을 때 나오는 고상한 제스처를 고민했고, MBC ‘기황후’(2013)로 사극을 해보았기에 말투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었죠. ‘아내의 유혹’ 때 마음껏 소리를 지른 데 반해 영화 ‘봄’(2014)에서 지고지순한 아내를 연기하며 (감정을) 누르며 연기했던 게 ‘스카이캐슬’에서 도움이 됐죠. 몸에 익었기 때문에 연기가 어려웠던 게 아니라 그의 삶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고충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 캐릭터 경신’에는 김주영만의 힘이 작용한 건 아닌 것 같아요. PD님의 연출과 촬영·조명 감독님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기에 배우의 연기도 극대화된 거죠”

▲ SBS ‘아내의 유혹’(2008) 이후 악역 트라우마가 생겼다고요?

“‘아내의 유혹’ 신애리가 지금의 나를 만들어줬지만, 그렇기에 신애리2는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신애리를 뛰어 넘을 수 없다면 악역을 맡는 게 자신없다고 했죠. 결국은 김서형이 신애리였기 때문에 내가 가진 근육과 평소의 습관들로 하여금 비슷한 연기를 할 수도 있다는 트라우마가 생겼거든요. 나는 내 연기를 답습하는 게 싫어요. 완벽주의까지는 아닌데 내가 봤을 때 내 연기가 이전과 비슷해 보이는 게 싫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발성이나 목소리 톤이 어디 가겠어요. 그런 고민들 때문에 김주영을 연기할 때도 어려움을 겪었죠. 반면 신애리로 공부한 점도 있어요. 캐릭터의 톤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아내의 유혹’ 초반에는 긴 생머리를 고수했어요.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매일 소리만 지르니까 뭘 해도 안 예쁜 거예요. 결국 다 포기했죠. 여자 배우여서 예뻐 보이고 싶었다는 게 아니에요. 캐릭터를 소화함에 있어 신경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낀 겁니다. 그때 느낀 바를 토대로 김주영 역시 전문직 종사자로서의 스타일링에 포인트를 잡은 거고요”

▲ 김서형 특유의 대사 처리를 좋아하는 시청자가 많습니다

“내 발음이 제일 나쁘지 않아요? 지적 많던데(웃음). 다 인정합니다. (이)태란(이수임 역)이나 정아 언니를 보면서 나도 (발음을) 더 신경써야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김주영은 일상적인 언어로 말하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 대사를 깔고, 미는 느낌으로 연기했거든요. 호흡의 문제가 있었죠. 잠을 못 자거나 특히 신경쓰이는 날에는 어려웠어요. 최대한 들키지 않고 싶었지만 지적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시옷 발음 새는 거 나도 알거든요. 항상 노력하려고 합니다. 특히 대사 전달도 중요하지만 장면의 느낌을 전하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 발음 훈련은 어떻게 하나요?

“녹음기를 틀어놓고 내 목소리 들어본다든지 큰 소리로 책 읽는 걸 꾸준히 하려고 해요. 항상 집에서 좋은 책들을 큰 소리로 읽습니다. 원래 소리내서 읽으면 (머리에) 더 안 들어와요. 그런데 자꾸 하다보면 조용히 볼 때만큼 머리에 들어오거든요”

▲ 20회 ‘어머니는 혜나의 죽음과 무관하십니까?’라는 대사는 ‘스카이캐슬’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제작진이 ‘한서진과 김주영은 일맥상통한 엄마들’이라는 말을 했었어요. 잊지 않고 있었죠. 그보다 앞서 극 초반 한서진에게 ‘기다려줬어야죠. 영재가 아무리 집을 떠나 가을이에게 도망쳤어도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줘야 하는 사람이 부모 아닙니까?’라고 물었던 것이 나에게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졌고 촬영하면서 눈물이 났어요.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울컥함이 있더라고요. 김주영도 결국 더 젊었을 때 한서진과 같은 실수를 했잖아요. 배우들끼리도 이야기했어요. ‘김주영이 틀린 말 하는 여자는 아니다’라고요(웃음). 20회 보시면 아시겠지만 악의 축이면서도 바른 말을 하는 인물이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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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 ‘스카이캐슬’을 통해 대한민국 입시현실에 대해 고민해본 적 있습니까?

“진지하게는 생각 안 해봤는데(웃음). 나는 열심히 한 만큼 성적이 나왔어요. 물론 안 하면 안 나왔죠. 지금도 공부하라고 하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하. 어릴 때 사교육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잘 모르겠어요. 성향마다 다르겠지만 나처럼 내버려둬도 할 수 있는 아이들은 할 거예요. 그런데 요즘은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아니라면서요. 있는 집일수록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나온다죠? 글쎄요. 사교육이 문제라기 보다 부모 자식 간에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아이가 엄마 배에서 나와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부터 인격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부모가 자식을 약자로만 볼 게 아니라 이해해줄 때 사회의 문제도 없어지지 않을까요?”

▲ 작품마다 연기 호평을 듣다보니 차기작을 정할 때 부담이 생길 것 같은데요

“그런 고민은 잘 안 해요. 다만 과대평가만 안 하셨음 좋겠어요. 김주영은 누가 와도 다른 색깔의 결을 만들 수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더 무서웠죠. 오죽하면 제작발표회 날 못 가겠다고도 했었어요.(웃음) 정아 언니, (윤)세아 씨, (이)태란이, 정준호 선배님 모두 나에게는 연기 잘하는 톱배우들이에요. 그 안에서 나도 잘할 수 있을까 너무 겁났습니다. 설사 잘 한다해도 (시청자들 눈에) 보이긴 하려나 싶었고요. 그들이 연기로 펼치는 선의의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었습니다. 캐릭터에 대한 도전은 힘들어도 하는데 사람에 대한 도전은… 다들 기(氣)가 세잖아요. 하하. 나도 한 기 한다고 하지만요.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이상한 고민을 먼저 했는데 실제로는 내로라 하는 배우들이어서 그런지 ‘네 연기 네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마인드로 냅두더라고요. 현장이 편했죠. 정아 언니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잘 받아줬어요. ‘역시 이런 선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요”

▲ 사람들은 김서형이 ‘센 캐릭터’만 연기한다고도 생각합니다

“글쎄요. 나는 센 캐릭터라고 생각지 않아요. MBC ‘이리와 안아줘’(2018) 박희영 기자만 빼놓고 다 불쌍했어요. 박희영은 맹목적으로 자기 명예만 보는 여자라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 있었고요. 나머지는 다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김주영도 한이 많은 여자잖아요. 그래서 ‘나는 왜 불쌍하고 고독하고 외로운 역할만 하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우울한 마음에 새벽 3~4시에 동네를 걸어다니고 그랬다니까요(웃음) 그래도 또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가 들어오면 해낼 겁니다. 내가 다른 색깔로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무엇이든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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