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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준의 연예 사(思)] 피해액↓…마닷 부모의 양심은 어디로 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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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JTBC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유명준 기자] 연예계 ‘빚투’의 시작이었던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를 당한 이들이 한숨이 더 깊어졌다.

너무 오래 전 일이라 거래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피해자와 피해액 모두 절반으로 줄어든 소식을 들은 것이다. ‘원금+21년의 시간’이라는 ‘피해 사실’은 ‘원금의 절반, 피해자의 절반’으로 둔갑했다.

16일 경찰은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빌린 뒤 해외로 달아난 혐의(사기)를 받고 있는 마이크로닷의 부모 신씨(父, 구속)와 김씨(母, 불구속)를 조사 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사건 발생 당시 재산 및 진술, 피해자 진술, 증빙 자료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사기 혐의가 인정되는 부분(피해자 8명, 피해액 3억 2000만원)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증거 자료가 충분치 않은 일부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당초 경찰은 피해자 15명, 피해액 6억 원을 특정해 피해 진술 확보 등 조사를 벌였으나, 21년 사건이라 증거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피해액 등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식에 대중은 당연히 분노하고 있다. IMF 당시 누구나 힘들었을 시기에 사기를 당한 것에 대한 정신적 충격과 21년이라는 세월 동안 해당 금액이 갖는 가치 등을 고려할 때, 6억 원 이상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줄곧 나왔는데, 이 조차도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비판은 당연히 나왔다.

더욱이 현재 마이크로닷이나 부모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거론된다. 마이크로닷은 방송에서 종종 외제차를 몰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원금에 이자는 물론 정신적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산정할 근거도 없고, 기준도 없다. 또한 경찰의 조사 역시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일부러 유리하게 할 의도가 없었을 것이다. 21년의 시간과 당시 ‘주민간의 믿음’이 만들어낸 안타까운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 대해서 마이크로닷 부모가 택할 행동은 다른 문제다. 해외로 달아나기 전에 본인이 누구에게 얼마를 빌려는지는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선택지는 하나다. 경찰 조사 결과가 아닌, 자신들이 피해자에게 빌린 ‘실질적인 금액’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돌려줘야 한다. 돈을 돌려주지 않고 해외로 도피해 이미 한차례 피해자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면, 지금이라도 어느 정도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피해액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이 부분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21년간 울었던 피해자들에게 또한번 ‘피해’를 가하는 것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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