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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 ‘민지킬’? 아니다 ‘민하이드’다…존재감이 다른 민우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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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오디컴퍼니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 유명준 기자] 연구실에서 지킬 박사는 결심한다. 자신의 몸으로 직접 자신의 연구를 증명해보이겠다고. 그리고 서서히 자신에 찬 모습으로 시작한다. ‘지금 이 순간’을 노래하며 자신의 몸에 주사를 찌르고, 결국 괴로워하다가 하이드의 모습으로 변한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명장면의 퍼레이드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만 않지만, 이 장면은 장면은 뮤지컬을 절정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여기서 배우들이 각각 가지고 있는 매력의 차이를 느끼게 된다.

지난 3월 중순 ‘지킬앤하이드’에 합류해 한 달간의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배우 민우혁은 이 장면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극대화시킨다. 187cm의 큰 키와 운동으로 다져진 체격은 역대 가장 위압감이 느껴지는 하이드를 표현했다. 하이드로 바뀐 후 무대에서 뛰어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관객의 호흡을 멈추게 할 정도다.

조승우, 홍광호 등 역대 ‘지킬앤하이드’ 주연 배우들의 중심 여기는 ‘지킬’이었다. ‘조지킬’ ‘홍지킬’으로 불렸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우혁은 이런 ‘지킬앤하이드’의 중심을 ‘하이드’로 단번에 옮겨버렸다. ‘민지킬’이 아니라 ‘민하이드’였다. 때문에 민우혁의 모습은 그동안 새로운 ‘지킬’의 등장 때마다 나왔던 ‘새롭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르다’가 적절하다.

그렇다고 해서 지킬 상태의 연기가 어색하다는 말이 아니다. 극악무도한 모습의 하이드 역이 극대화 되었을 뿐, 극 초반의 지킬 박사의 모습 역시 또렷한 발성과 섬세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끌어들이고 있다. 때문에 하이드로 변한 모습이 더 충격적인 것이다.

지킬과 하이드의 내적 갈등을 표현한 ‘대결’(confrontation)을 부를 때, 민우혁의 이런 섬세함과 위압감을 더욱 빛을 발한다. 오죽하면 관람평에 ‘무섭다’라는 평가까지 나올까.

여기에 ‘아이비&민우혁의 원더풀데이’로 무대에 오른 바 있는 아이비와의 호흡 역시 볼거리다. 외모 상으로는 민우혁에 거대한 체격에 눌릴 듯한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아이비의 폭발적인 성량은 민우혁과 동등한 높이를 유지한다. 그러다보니 지킬과 만났을 때는 ‘사랑스러움’이 하이드와 만났을 때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한편 2004년 초연된 이래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수 120만 명을 돌파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사람들이 사랑하는 뮤지컬 가운데 하나로, 배우들이 가장 서고 싶은 무대이기도 하다. 오는 5월 19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하며, 이후 지방 투어에 나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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