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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점] 커튼콜, 사진 촬영 될까요? 저작권과 마케팅 사이서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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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연 포스터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박정선 기자] “공연이 곧 시작합니다. 핸드폰은 꺼주시고...”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도록 하는 안내음은 거의 모든 공연에서 들을 수 있다. 휴대전화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또는 벨소리로 공연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저작권 보호 때문이다. 휴대전화로 공연장 내부, 무대, 배우의 의상 등을 촬영할 것을 염려해서다.

그런데 일부 공연에서는 한시적으로 관객들의 휴대전화 사용에 ‘자유’를 허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대부분 커튼콜에 한해 진행되는데, 최근 ‘커튼콜 데이’ ‘커튼콜 위크’ 등의 이벤트를 열어 해당 기간에 무대 촬영을 가능하도록 한다.

뮤지컬 ‘벤허’와 ‘시라노’는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커튼콜 위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시라노’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소장 위크’라는 이름으로 해당 기간 유료 관객에 한해 스페셜 영상집까지 선물한다. ‘랭보’도 개막 후 일주일간 커튼콜 촬영을 허락했다. 이들 작품 외에도 해외 라이선스를 제외한 대다수의 작품은 ‘커튼콜 데이’를 진행하는 추세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시행한 ‘카드 및 소셜 빅데이터로 살펴본 공연 트렌드 분석’(2015년 7월~2017년 6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공연 관람 전·후로 즐길 거리를 찾는 욕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튼콜 촬영은 관객들의 이러한 요구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엄격하게 금지해오던 공연장 내 촬영이었는데 관객의 만족을 위해 관례에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이벤트라지만 사실 공연 제작사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아니, 홍보에 이만큼 좋은 게 없다. 본 공연이야 당연히 촬영이 금지되지만, 커튼콜 사진을 찍도록 허용하면 관객들은 사진을 촬영해 SNS(소셜커머스)를 통해 공유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는 자연스럽게 마케팅으로 연결된다. 실제로 주변에서 “커튼콜 사진(영상)을 보고 고민하던 티켓팅을 결정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마케팅·홍보 관계자는 한시적 커튼콜 오픈은 여러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튼콜 촬영 오픈의 가장 큰 이유는 ‘홍보’다. SNS를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에 커튼콜 사진이나 영상만큼 좋은 게 없다. 또 일명 ‘뮤덕’(뮤지컬 덕후)들에게도 반가운 이벤트다.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유일하게 허락된 시간이기 때문이다. 촬영이 허가되는 회차의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을 재방문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도 고마운 이벤트”라고 말했다.

저작권과 마케팅 사이에서 공연 제작사들은 ‘커튼콜 위크’라는 카드를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일부 작품들에서는 의아한 점이 발견된다. ‘저작권’을 이유로 커튼콜조차 촬영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면서 마지막 공연 날짜가 한참 남았거나, 심하게는 공연 초반부터 커튼콜 촬영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논리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이러한 이벤트가 '관객들을 위한' 것이 아닌 '티켓 판매율'만 높이려 꼼수로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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