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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의 온도’ VS ‘가장 보통의 연애’] 솔직하게 그려낸 ‘연애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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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스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아름다운 사랑 이후 쿨하게 이별하면 좋겠지만, 남은 미련을 어쩌지 못해 지질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후회할 만한 행동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사실적인 감정들은 포착한 ‘현실 멜로’ 영화가 공감을 무기로 관객에게 다가가고 있다.

2일 개봉한 ‘가장 보통의 연애’는 이미 사랑에 대해 큰 기대 없는 30대, 어른들의 현실적인 멜로 이야기로 다른 로맨스 영화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사랑이 식어 이별을 했지만, 남은 미련 때문에 서로에게 질척대는 오래된 커플의 현실적인 이야기로 공감을 자아낸 ‘연애의 온도’와 궤를 같이 한다. 현실적인 전개를 내세운 공감이 무기인 두 영화는 마냥 뜨겁지만은 않은 커플들을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친에게 상처 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친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이야기를 담았다. ‘연애의 온도’는 헤어진 뒤 더 뜨거워진 커플이 재결합하는 과정과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다뤘다.

이별의 아픔에 몸부림치는 남자 주인공들은 감정을 능숙하게 숨기지 못해 지질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 보잘것없어 보이는 순간들이 현실감을 높인다. 재훈은 매일 술에 취해 주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상을 부린다. 그럼에도 술에 취했을 때만큼은 자존심 버리고 속내를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순애보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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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연애의 온도' 스틸



‘연애의 온도’ 속 동희(이민기 분) 역시 마찬가지다. 헤어진 이후 선물 받은 물건을 착불 택배로 보내거나 커플 요금을 해지하기 전 인터넷 쇼핑을 해 요금 폭탄을 던지며 다툼을 이어간다. 상대방이 만나는 사람이 생겼다는 소식에 SNS 염탐까지 하며 지질함의 끝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헤어진 연인에게 ‘자니?’ ‘뭐해’라는 문자를 보내고 후회하거나 몰래 SNS에 들어가 일상을 훔쳐보는 장면들이 영화의 사실감을 높인다. 나 없이도 행복한지 확인하고 싶은 심리를 가져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내 인연이라는 설정을 활용해 현실 반영적인 성격을 높이기도 한다. 직장 내 소문에 귀를 막을 수 없었던 주인공들은 상대방의 소문에 신경을 쓰거나, 아니면 억울한 소문을 접하고 대신 화를 내주기도 한다. 직장 내 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와 에피소드들이 등장해 공감대를 더욱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연애 직전의 커플과 3년 열애 끝에 이별한 커플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설정의 구별은 결정적인 차이점을 만든다.

‘연애의 온도’가 재결합한 이후 다시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과 현실감이라는 장점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가장 보통의 연애’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다. 일상적으로 흐르는 영화의 톤 때문에 결말이 갑작스러운 해피엔딩으로 흐르지는 않지만, 여전히 자신들은 다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뜨거웠던 사랑이 지나고 난 뒤 씁쓸한 여운을 더 느끼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연애의 온도’가 더 적합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때 그 순간들의 특별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이라면 ‘가장 보통의 연애’에 만족할 것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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