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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장사리’ 김명민, 남다른 책임감이 이끈 과감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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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수정 기자] ‘장사리’에서 김명민은 사지에 내몰린 학도병들에게 책임감을 느끼는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다. 반듯한 이미지와는 적역이지만, 학도병이 주인공인 이번 영화에서 그의 비중은 확연히 낮다. 의문이 드는 선택이지만 김명민은 잊혀진 역사를 기록하는 이번 영화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영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줬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이하 ‘장사리’)은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되었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영화다. 김명민이 학도병들을 책임감 있게 이끄는 리더 이명준 대위를 연기했다.

▲ 곽경택 감독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현장에서 본 곽 감독은 어땠나?

“곽 감독님에 의한, 곽 감독님을 위한 영화였다. 짧은 러닝 타임부터 시작해서 많은 고민을 하셨다. 편집이라는 게 살을 도려내는 것 같은 일이지 않나. 그럼에도 1시간 40분을 맞춘 게 대단한 것 같다. 현장에서는 두려움 없이 결단을 내리신다. 주저함이 없다. 그래서 어려운 전쟁 영화를 무난하게 잘 끝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잊혀진 역사를 조명하는 영화다, 책임감 또는 사명감도 선택의 이유가 됐나?

“우리가 연기를 잘 하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많은 분들이 보실 게 아닌가. 그러면 사건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흥행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우리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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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학도병들이 주인공인 이번 영화에서 이명준 대위의 분량이 아쉬웠다. 아쉬움은 없었나?


“이명준의 앞, 뒤 이야기가 빠지다 보니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다. 리더로서 뭔가를 해야 했는데, 안 하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우리 영화의 담백함을 위해 필수였다. 우리 영화에서 대장의 심정이 뭐가 중요했겠나.”

▲ 그럼에도 이명준 대위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감정 신들이 많이 편집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물에 대한 이해가 더 쉬웠을 것 같다.

“그랬다면 지금의 담백함은 없었을 것 같다. 간을 계속 보다보면 싱겁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계속 소금을 치다 보면 과해질 수 있다. 딱 그 정도를 지키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다.”

▲ 역할은 물론, 현장에서도 선배였겠다. 연기 외적인 역할도 필요했을 것 같다.

“맏형이고 싶지 않지 않은데, 어느 순간 그렇게 되고 있다. 연기를 충실히 하는 역할 외에 다른 몫도 주어진다. 현장 분위기도 좋게 만들고, 힘든 상황이 있으면 가서 다독여주기도 한다. 이런 것을 해야 할 위치가 된 것 같다.”

▲ 이번에는 유독 후배 배우들이 많았다. 지방 촬영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시간을 보냈나?

“미각이 뛰어나서 맛집을 좋아한다. 또 그걸 전파하는 것도 좋아한다. 누가 맛집을 물어봤을 때 대답을 못 해줄까 봐 두렵다. 직접 가보고 비교 분석해서 결국에는 맛집을 찾아냈고, 학도병들을 데리고 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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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연기 외적인 것들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진다. 배우에게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일개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영향력과 그 파급효과가 있다면, 그에 상응 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 싶다. ‘불멸의 이순신’을 찍을 때 소아암 환자들, 암투병을 하던 여류 화가가 희망을 얻었다고 하시더라. 감사 인사를 하러 찾아오신 적이 있다. 그림집을 보내 주셨고, 소아암 병동의 어린이들이 편지를 주기도 했다. 그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가 어느 정도 정립이 되더라.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줘야 하는구나 싶었다. 환원을 하고, 돌려주고 싶다.”

▲ 그런 가치관이 배우로서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그때부터 ‘나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곤 했다. 배우로서 입지를 더 굳히거나 성공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 전에 책임감이 먼저다. 성공만이 다는 아닌 것 같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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