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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용 “외교 어려운 상황…‘평화 프로세스’ 가야만 하는 길”
정 신임 장관, 외교부청사서 취임사
현재 대한민국 외교 최우선 과제로
완전한 비핵화·항구적 평화 꼽아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외교 필요해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가운데)이 9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참배를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외교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연합]

정의용 신임 외교부 장관은 9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날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한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 우리 외교가 처한 상황은 어렵다”면서 “우리 외교의 근간인 한미동맹을 보다 건전하고 호혜적이며 포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우리의 핵심 파트너들과도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이 토로했듯이 한국 외교가 처한 상황은 녹록치 않다. 우선 장기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재가동하기 위해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설득해야한다. 특히 새로운 대북정책을 수립중인 조 바이든 미국 신행정부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우군으로 끌어들여야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후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한 남북 간, 북미 간 협의의 막후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정 장관을 발탁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정 장관은 취임식 후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외교수장들과 상견례 성격의 전화대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정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을 제기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바이든 미 행정부와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를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당장 워싱턴DC 외교가와 싱크탱크에서는 정 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잘못 설명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급하게 북미대화에 나서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아직 있다고 본다’고 밝힌 다음날 미 국무부는 정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북한의 불법적 핵·미사일 확산 의지가 국제 평화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사실상 반박하기도 했다.

갈등관계에 놓인 일본과의 관계 개선, 갈수록 첨예화되는 미중갈등 속 중국과의 관계 설정도 그가 짊어진 숙제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뿐만 아니라 동북아 역내 핵심 동맹국으로 꼽히는 일본과의 조율과 한미일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 장관은 취임사에서 “보건협력과 세계 경제의 회복은 물론, 기후변화, 민주주의와 인권,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의 삶에 기여하는 외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故) 박동진 외교장관이 후배 외교관에게 자주 언급한 “외교관은 총 없는 전사”라는 말을 환기한 뒤 “국가와 민족의 안위를 위하는 대한민국 외교관으로서 반드시 지녀야 할 자질로 전쟁에 뛰어든 전사에 버금가는 사명 의식을 강조코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년 반 동안 외교부를 이끌어오다 물러난 강경화 전 장관에게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강 전 장관께서 시작한 외교부 혁신 과업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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