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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경계 실패한 軍…노크·철책귀순 이어 이번엔 배수로 ‘구멍’
북한 남성, 잠수복에 오리발 착용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 통과 추정
합참, 지작사와 합동 현장조사 중

군 동부전선 대북경계망에서 또다시 구멍이 드러났다.

강원도 고성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지역에서 신병이 확보된 북한 남성은 ‘머구리 잠수복’ 차림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우회해 겨울철 바다를 헤엄쳐온 뒤 해안으로 올라와 7번 국도를 따라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배수로 차단시설이 훼손됐으며 군의 미상인원 식별에 따른 매뉴얼에 따른 조치는 적절히 이뤄지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전날 신병을 확보한 북한 남성과 관련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전방 일반전초(GOP)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와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오전 4시20분께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인원을 민통선 검문소 CCTV로 식별했다”며 “민통선 내 미상인원 식별시 작전절차에 따라 작전병력을 투입해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20분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그러나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며 대북경계태세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다. 군이 CCTV 등 감시장비를 통해 수차례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은 탓에 해당 남성이 3시간 동안이나 수㎞를 활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합참 관계자는 “해안철책 배수로에 훼손 부분이 확인돼 현장 조사를 진행중”이라며 “잠수복과 오리발은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지역에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일대는 육군 22사단 관할 지역이다. 22사단은 작년 11월 ‘철책 귀순’, 2012년 ‘노크 귀순’이 발생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특히 철책 귀순 이후 불과 3개월만에 다시 대북경계망이 뚫린 셈으로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단장을 비롯한 해당 부대에 대한 문책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합참은 전비태세검열실과 지상작전사령부 관계자들을 현장에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작사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해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북한 남성은 20대 초반으로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이 착용했던 잠수복도 수상스포츠 슈트 형태가 아닌 어업활동 때 입는 머구리 형태로 전해졌다. 이 남성은 조사 과정에서 귀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한편 20대 초반 남성으로 잠수복을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겨울철 장거리 바다를 헤엄쳐 건너와 귀순했다는 점은 특이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작년 11월 최전방 철책을 넘어 귀순한 북한 남성도 기쳬체조 선수와 같은 몸놀림으로 철책을 넘은 것으로 조사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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