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오리발 귀순’ 미스터리…6시간 배회·겨울바다 수영·또 배수로 구멍?
軍, 수차례 포착하고도 초동대응 미흡
北남성 코로나19 봉쇄 뚫고 이탈 눈길
북한 남성이 해상을 통해 ‘오리발 귀순’한 가운데 군의 초동대응과 남하 경로, 배수로 경계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박정환 합참 작전본부장이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귀순 관련 상황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남하한 ‘오리발 귀순’이 석연치 않은 다수의 의문점을 남기고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까지 경계 실패 과오를 인정하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인 가운데 이미 예고된 지휘부 문책 등 조치와 함께 추가 조사 과정에서 의혹 해소가 필요하다.

우선 20대 민간인으로 파악된 북한 남성이 언제 우리 군 감시·경계장비에 포착됐는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 경계 실패 비판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군은 16일 오전 4시20분께 강원도 고성군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제진검문소 CCTV를 통해 해당 남성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중인 모습을 식별하고, 6시35분께 대침투경계령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데 이어 7시20분께 검거했다.

문제는 해당 남성이 이미 같은 날 오전 1시20분께부터 CCTV를 비롯한 우리 군 감시·경계장비에 최소 4차례 이상 포착됐다는 점이다.

군 관계자는 18일 “최초 포착 시점은 현장 확인중”이라며 “민통선 검문소 CCTV에서 식별되기 이전 감시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는데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군 감시·경계장비로 확인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동대응 실패로 해당 남성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와 6시간 동안 배회하다 탈진한 채 무덤 옆에서 낙엽을 덥고 자고 있을 때까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학화시스템은 보조수단이고 실체는 운용하는 사람에 성패가 달려있다”며 “엄정한 작전 기강과 매너리즘 타파 등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국경을 굳게 봉쇄한 상황에서 해당 남성이 어디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와 함께 20대 초반 남성이라고는 하지만 민간인으로 겨울철 바다를 장시간 헤엄쳐 넘어왔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뒤따른다.

이 남성은 MDL 남쪽 3㎞ 해안에 상륙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남북의 경계구역 등을 감안하면 10여㎞ 가까이 헤엄쳤다는 얘기가 된다.

서 장관도 국회 국방위에서 “저희가 최초 가진 데이터로는 그 수온에서 수영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현재까지 해당 남성은 방수복처럼 일체형으로 된 ‘머구리 잠수복’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고 안에 솜 동복과 유사한 점퍼를 입은 채 6시간 동안 잠수와 수영해 남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남성이 해안에 상륙한 뒤 통과한 배수로 경계도 도마에 올랐다.

애초 군은 작년 7월 한 탈북민이 인천 강화도 배수로를 통해 재입북한 사건이 발생한 뒤 해안·강안 철책 배수로를 전수조사하고 보강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6개월만에 배수로 경계에 구멍이 재확인되고 말았다.

서 장관은 이에 대해 국회 국방위에서 “배수로가 아예 구조물이 너무 형편없어서 새로 설치한 곳도 있고, 기존 것이 튼튼해서 확인한 것만 있고, 보완한 것도 있고, 유형별로 다르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군 당국은 문제의 배수로 차단시설이 작년 7월 이후 새로 설치했는 지와 보안이 미흡한 배경 등을 조사중이다.

shindw@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