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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웅선의 토크 인사이드] 르네상스 맞은 KLPGA투어 이제는 질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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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투어가 열리는 상당수 골프장들이 연습 그린에 구멍을 뚫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다. 사진은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이 열린 경북 경산의 인터불고 골프장의 9번 홀 그린 전경. 사진제공=KLPGA


[헤럴드스포츠=최웅선 기자] 경기 침체의 여파 속에서도 올해 KLPGA투어는 26개 대회에 총상금 155억원 규모로 치러진다. 지난 해 22개 대회, 131억원과 비교하면 4개 대회가 늘었고 총상금도 약 24억원이나 증가했다.

대회 수와 총상금이 늘어난 만큼 선수들의 상금 수입도 증가할 것이고 투어를 대행하는 대행사들도 ‘먹을 거리’가 많아졌다. 대회장을 빌려주는 골프장 측도 대회를 개최함으로서 코스 관리와 코스 세팅에 관한 전문지식을 공짜(?)로 배우고 대회기간 중 매일 5시간씩 경기가 생중계되는 덕분에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KLPGA투어가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선수들의 인기다. 인기는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발판이다. 재미있는 경기는 스타를 만들어 내고 스타는 골프 팬과 미디어를 대회장으로 끌어 들인다. 타이틀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 등 후원사 내지 광고주들의 홍보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협회와 골프 관계자, 그리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하지만 선수들이 최상의 플레이를 펼치기 위한 투어 환경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환경 개선에는 돈이 들어간다. 그렇지만 조금만 세심하게 신경 쓰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개선효과를 볼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연습그린이다. 경기에 나서기 전 선수들은 반드시 연습그린에서 퍼팅연습을 한다. 그런데 KLPGA투어가 열리는 상당수 골프장들은 대회 기간 중에도 연습 그린에 구멍을 뚫지 않는다. 선수들은 홀 대신 그린에 티를 꽂고 연습한다. 연습 퍼팅에서 티를 맞추는 것과 홀에 볼을 넣는 것은 천지차이다.

대회를 취재하던 기자는 모 골프단 감독의 요청으로 대회를 대행하는 S대행사에 연습그린에 홀을 뚫어 줄 것을 건의한 적이 있다. 담당자는 ‘우리가 대행하는 대회에서는 일률적으로 연습 그린에 홀을 뚫지 않는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연습 그린에 구멍을 뚫는다고 그린이 망가지는 것은 아니다. 또 돈이 들어가는 일도 아니다. 골프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모 대행사에서 대행하는 골프대회는 선수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른다. 이 대행사는 지난 달 끝난 대회에서 본 대회 전날인 공식 연습일에 일반 내장객을 대회코스에 받아 문제가 됐다. 이런 사실이 기사화 되면서 따가운 눈총도 받았다. 그런데 지난 주 끝난 대회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공식 연습에 나선 선수들 중간 중간에 낀 일반 내장객들 때문에 코스 전체가 정체 현상을 빚어 선수들은 심한 불편을 겪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골프대회 대행을 하다 보면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대회 공식 연습일에 선수들 중간에 일반 손님을 끼워 넣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골프장 입장에서도 공식 연습에 나서는 선수들이 많아 일반 내장객은 몇 팀 받지 못한다. 영업에 큰 도움이 안되는 것이다. 차라리 선수들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최상의 코스 컨디션을 만들어 ‘명품 코스’로 거듭나는 것이 향후 이득이 더 클 것이다.

선수들의 플레이가 재미없으면 골프팬들은 발길을 돌린다. 투어가 외면 당하면 골프대회가 줄어 대행사 입장에서도 먹거리가 줄어들게 된다. 또 골프장의 내장객도 준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내일을 보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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