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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런의 답내친 시전, 두 마리 토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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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시즌 11승째를 따낸 댄 해런


[헤럴드스포츠=김중겸 기자] 위태위태하던 해런이 살아나고 있다.

해런은 23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1승째를 거뒀다. 7월 이후 5경기 5패 평균자책점 10.03 이후 최근 4경기 3승 1패 2.70의 완연한 회복세다.

해런은 1회초 선두타자 커티슨 그랜더슨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그랜더슨의 홈런은 되려 해런의 집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해런은 이후 7회까지 단 2피안타만을 허용하는등 단 한 차례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며 메츠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해런은 마운드위에서만 빛난 것이 아니었다. 1-1로 맞선 5회말 다저스는 터너의 선두 타자 2루타와 엘리스의 땅볼, 아루에바레나의 볼넷으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투수 해런.

해런은 초구 보내기 번트를 댔다. 1루 주자를 2루에 보낸 뒤 고든에게 적시타를 기대하겠다는 매팅리 감독의 심산이었다. 결과는 파울. 해런은 2구째 강공 자세를 취하다 투수가 투구 동작을 시작하는 순간 다시 번트 모션을 취했다. 하지만 1구째 번트 모션과는 전혀 다른 의미가 담긴 액션이었다. 3루 주자가 홈으로 스타트를 끊고 번트로 득점을 올리기 위한 스위사이드 스퀴즈 번트였던 것이다. 하지만 해런은 공을 배트에 맞추지 못했고 오갈 곳이 없어진 터너는 3루와 홈 사이에서 횡사하고 말았다. 유일한 소득이라면 1루 주자 아루에바레나를 3루로 보냈다는 것뿐이었다. 1사 1,3루의 천금 같은 기회는 순식간에 2사 3루로 변했고, 투수가 타석에 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츠의 선발 존 니스는 위기의 8부능선을 넘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해런은 승부욕을 발동시켰다. 볼 3개를 연달아 골라내며 풀 카운트까지 승부를 몰고 간 해런은 니스의 6구째 90마일 직구를 받아쳐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때려냈다. 해런의 시즌 7번째 안타이자 5번째 타점이었다. 니스의 얼굴에는 허탈함이 묻어났고, 경기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다저스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기세를 탄 다저스는 7회말 상대 실책과 켐프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빡빡한 타선의 흐름 속에 투수가 안타를 쳐내는 상황을 흔히들 ‘답내친(답답해서 내기 친다)’이라고 표현하고들 한다. 이날 해런의 답내친은 경기 전체 승부의 변곡점이었다.

지난 등판에서 10년 연속 10승 달성에 성공한 해런은 시즌 11승과 통산 140승에도 성공했다. 또한 7월 이후 두 번째로 7이닝 소화에도 성공하며 시즌 150이닝으로 내년 시즌 옵션 자동 실행을 위한 180이닝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팀에게도 이날 경기는 뜻 깊은 승리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앞서 열린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최근 5승 1패의 상승세 속에 다저스를 압박하고 있던 터였다. 만약 이날 다저스가 패했다면 양 팀의 승차는 2.5경기차로 지난 7일 이후 약 보름 만에 3경기 차 이내의 박빙의 레이스를 펼쳐야 했던 상황이었다. 5회말 해런의 결승 적시타는 여러모로 본인과 팀 모두에게 달콤한 한 방이었던 셈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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