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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주의 진가 드러낸 보석같은 18번홀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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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 승부수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한 김효주.


[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김효주(19 롯데)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18번홀의 보석같은 승부수로 거함 캐리 웹(호주)을 물리치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에 성공했다. 17번홀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뒤땅을 칠 정도로 긴장했던 김효주였기에 마지막 홀의 버디는 반전 그 자체였다.

15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르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1 6476야드)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김효주는 18번홀의 극적인 버디로 같은 홀에서 보기를 범한 베테랑 웹을 마지막 순간 1타차로 물리쳤다. '골프는 장갑 벗어봐야 안다'는 골프계의 격언이 여실히 증명된 한판승부였다. 스무살 나이차는 무의미했다. 누구의 집중력이, 누구의 배짱이 더 강한가로 승부는 한 순간에 판가름났다.

김효주는 최종일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우승상금 48만 7500달러의 주인공이 된 김효주는 5년짜리 풀시드를 함께 받아 미국LPGA투어 직행 티켓까지 거머 쥐었다. 김효주 본인은 LPGA투어 진출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체력적으로 좀 더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으나 이번 우승으로 어쩔 수 없이 미국 진출 시기가 앞당겨지게 됐다.

19세 김효주와 39세 웹의 승부는 결국 마지막 3개홀에서 결판났다. 13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잡은 김효주는 2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한 웹에 한때 4타차로 앞서 무난하게 우승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효주가 파3홀인 14번홀과 16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한 사이 웹이 10,11번홀과 14,15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선두가 바뀌고 말았다.

16번홀에서 3m 짜리 파퍼트를 놓쳐 선두를 내준 김효주에게 남은 기회는 17,18번홀 뿐이었다. 평균타수가 4.50타가 넘는 18번홀(파4)에서 버디 잡기가 어려웠기에 김효주는 17번홀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3번 우드로 티샷한 웹과 달리 김효주는 작심한 듯 공격적으로 드라이버 티샷을 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80야드. 그러나 너무 긴장한 탓일까. 김효주는 결정적인 순간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뒤땅을 치고 말았다. 볼은 절반 밖에 날아가지 않아 연속 보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 때부터 김효주의 집중력은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17번홀에서 세번째 칩샷을 핀 1m에 붙여 파 세이브에 성공한 김효주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을 페어웨이에 올린 뒤 두번째 샷을 핀 6m 지점에 붙였다. 그리고 회심의 버디 퍼트는 슬라이스 라인을 그리며 정확하게 홀 중앙을 파고 들었다. 김효주의 골프인생을 바꿀 극적인 버디였다.

김효주의 당찬 플레이에 위축된 듯 웹은 18번홀에서 크게 흔들렸다. 세컨드샷은 홀에서 8m 정도 떨어진 그린 에지에 멈췄고 웨지로 친 세번째 샷은 강하게 맞아 홀을 3m나 지나치고 말았다.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던 웹의 멘탈은 이 순간 크게 흔들렸다. 연장전을 위한 웹의 파 퍼트는 홀을 무심하게 지나치고 말았다. 웹은 3라운드까지 백 나인에 보기없는 경기를 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18번홀의 뼈아픈 보기로 통산 8번째 메이저 우승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김효주와 함께 초청선수로 출전한 장하나(22 BC카드)는 최종일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 66타를 때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허미정(25)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최나연(27 SK텔레콤)은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8언더파 276타로 단독 5위에 자리했다. 한국선수들은 '톱5'에 무려 4명이나 포진하며 골프강국의 위상을 전 세계 골프팬 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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