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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셔틀콕의 황제' 박주봉 일본대표팀 감독 '일본 배드민턴도 바꾸어 놓았다'

*헤럴드스포츠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맞아 아시안게임뉴스서비스(AGNS)의 협조로 주요 현장기사를 소개합니다. 아시안게임 및 AGNS 기사에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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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계의 살아있는 전설 박주봉.

축구의 펠레, 농구엔 조던, 그렇다면 배드민턴에는 박주봉(50)이 있다.

선수시절 '배드민턴의 황제'로 불렸는 그는 이제는 옮겨가는 나라마다 대표팀을 세계정상권으로 조련하며 지도자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는 일본대표팀 감독으로 참석했다.

선수 시절 그는 1981년부터 1983년까지 국내대회 103연승, 국제대회 71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그의 성적은 '불멸' 수준이다. 그가 창조한 ‘신화’를 꼽아보자면 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다.

그런데 더욱 경이로운 점은 뛰어난 선수를 넘어서는 '빼어난 지도자'라는 사실이다. 그의 손길이 거치면 시든 꽃도 다시 피어난다. 한때 주춤했던 영국부터 말레이시아까지 그가 지휘봉을 잡으면 수년 안에 세계 정상급에 오른다. 현재는 일본 대표팀 감독으로 기존에 약체로 알려진 일본 배드민턴에 메스를 대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과 동메달 각 1개씩을 딴 후 일본으로 돌아가는 박주봉 감독을 만났다.

Q. 이번 경기 결과에 대해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전체적으로 아시안게임 같은 큰 대회에 대한 집중력과 꼭 이겨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부족했다. 흔하지 않은 큰 대회에 걸맞은 절박함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4년에 한 번 오는 기회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내년 5월부터 시작하는 토너먼트에 대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다. 앞으로 여러 대회에서 올림픽 포인트를 많이 따야만 올림픽에 출전이 가능하다. 내년부터 더 열심히 달려야 한다.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리는 그저 지난 과거에만 연연했다. 지난 5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단체전 남자 1등, 여자 2등 이라는 성과가 결국엔 지금 아시안게임에서 자만심으로 나타났고 우리는 이에 대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다시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만 한다.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뤄야 한다. 선수들의 실력은 향상됐지만 세계최강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강국들과 경기하려면 한 계단 더 올라서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지금부터 2배, 3배에 달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더 큰 목표를 가져야 한다.

Q.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츨전 전 선수들에게 했던 당부는?
A. 메달을 목표로 하는 자세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최대한 자기 실력을 발휘하라 당부했다. 우선 시합 전 경기장 적응을 위해 코트 분위기 등을 스스로 느껴서 적응해야 한다고 일렀다. 바람, 라이트 이러한 부분들은 코치의 말보다 본인 스스로가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

Q. 특히 인상적인 선수들은?
A. 아카네 야마구치라는 선수가 있다. 16살로 이제 막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그 선수에겐 이번 아시안게임이 승부를 떠나 큰 경험이 된 것 같다. 아시안게임에 첫 출전했는데 큰 무대를 제대로 느껴봤길 바란다. 어린 아이이다 보니 훈련생활을 많이 어려워 할까봐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분위기를 활달히 만들려고 내가 농담도 많이 해줬고, 릴렉스하라는 말을 자주 해줬다. 비록 배연주한테 졌지만 거의 근접했다. 제 실력을 발휘하고 졌기 때문에 제일 나이 어린 선수로서 자랑스럽다.

남자 선수 중에는 단식의 켄토 모모타 선수가 기억에 남는다. 무릎부상으로 인해 세계선수권에서 탈락하고, 이번 대회 준비 또한 8월이 끝나고 나서야 시작했다. 내가 많은 독려를 했던 만큼 선수 또한 많이 노력했다. 선수는 할 만큼 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았다. 준비기간이 짧아서인 것 같다. 아쉽다. 본인 스스로도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것을 인정했다. 부상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다.

Q. 훈련 중 선수들이 안쓰럽고 딱한 경우는?
A. 힘든 훈련 속에서 쥐도 많이 나고, 훈련을 극복하기 어려워하는 선수들을 보면 안타깝다. 특히 부상을 당하는 경우나 몸 관리와 준비는 잘 했는데 마지막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 휴식을 취해야 하니 시합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훈련을 중단해야하는 선수들을 보면 정말 안타깝다. 아마 선수 본인이 더 속상 할 것이다.

Q. 일본 선수들에게 고마운 부분은?
A. 다른 나라 감독을 잘 믿고 따라준 점이 고맙다. 나에게 먼저 다가와 마음을 열어줘서 정말 고맙다. 특히 이번에 일본에서 출발하기 전, 선수들이 행운의 열쇠고리라며 일본대표팀 유니폼을 리폼해서 키 홀더로 만들어 선물해줬다. 내 이름 PARK가 영어로 써 있었다. 나도 뜻밖이었고, 아이들이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잘해보자, 잘 하겠습니다’ 하는 짧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짧은 문구와 열쇠 고리지만 따로 제작한 수고와 정성이 정말 감동이었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인천=한건희 리포터(AGNS)]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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