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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 이거야’ 유도훈 감독이 말했던 열정의 농구, 전자랜드 9연패 뒤 첫 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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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가 긴 연패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2연승을 달렸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전자랜드의 농구는 열정이다.”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올 시즌 홈 개막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부진 말이지만 당시의 어조에는 연패에 빠진 팀에 대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선수들이 더 느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팀 전체의 각성을 기대했지만 이후에도 전자랜드는 4번의 패배를 더 맛봐야 했고, 순위 역시 최하위로 곤두박질쳤다.

바닥을 쳐야 일어난다고 했던가. 밑바닥까지 떨어졌던 전자랜드가 9연패의 아픔을 딛고 첫 연승에 성공했다. 전자랜드는 16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서울 삼성와의 홈경기에서 86-65로 승리해 시즌 5승(10패)째를 거뒀다. 삼성전 연승 숫자도 ‘6’으로 늘렸다.

고무적인 것은 그간 잃어버렸던 전자랜드의 팀컬러가 살아났다는 점이다. 삼성을 완파한 무기는 끈끈한 조직력이었다. 이날 전자랜드는 총 24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 13.9개(9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1쿼터에만 10개의 팀어시스트를 기록했는데, 전자랜드의 1쿼터 득점 분포(23점)는 2점슛 9개, 3점슛 1개, 자유투 2개이니 모든 야투를 어시스트를 통해 만들어낸 셈이다.

패스가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니 선수들의 득점 분포도 다양해졌다. 엔트리에 오른 12명의 선수 중 11명이 득점을 기록했다. 4명(테렌스 레더, 리카르도 포웰, 함준후, 이현호)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박성진, 정영삼, 정병국, 이정제가 각각 7득점씩 보탰다.

특히 이현호와 정영삼의 투혼이 빛났다. 이현호는 많은 시간을 뛴 건 아니지만(13분44초) 12득점 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고참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정영삼은 왼쪽 팔꿈치 내측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상황에서도 고비마다 알토란같은 한방을 터뜨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유도훈 감독은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아픈 걸 참고 뛰겠다는 (정)영삼이에게 감독으로서 참 고맙다”고 말했다.

KBL 경력이 도합 11시즌에 달하는 포웰-레더 콤비도 이날 27점을 합작하며 관록을 보여줬다. 이들의 활약 속에 전자랜드는 김준일이 빠진 삼성과의 골밑 싸움에서 무려 46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역시 시즌 평균 30.7개(10위)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레더가 17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힘을 냈다. KBL에서 일곱 번째 시즌을 맞는 레더는 이날 통산 5700득점을 돌파하는 기록(리그 18호)을 세우기도 했다.

반면 삼성의 리오 라이온스는 이날 5득점에 그쳤다. 고열로 인한 김준일의 결장이 컸다. 골밑에서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없다보니 전반적으로 라이온스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 삼성은 김준일의 공백을 메우고자 이동준을 선발출장 시켰지만 4득점에 그쳤고, 송창무를 기용하기도 했지만 팀의 5연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자랜드는 홈에서 기분 좋은 2연승을 달리면서 하위권 탈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유도훈 감독이 말했던 선수들의 열정이 살아나고 있다. 3쿼터를 69-40, 무려 29점 리드로 마쳤지만 4쿼터에서도 전혀 고삐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승리의 수훈갑 이현호는 “9연패 하는 동안 특히 내가 잘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았다”며 “(전자랜드는)위로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으니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해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 16일 프로농구 결과
- 인천전자랜드(5승10패) 86-65 서울삼성(4승11패)
- 안양KGC(4승10패) 66-76 부산KT(5승10패)
- 창원LG(6승9패) 64-78 서울SK(11승4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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