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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이 왕이다’…SK 스포테인먼트는 계속 질주한다
어느덧 시즌 중반에 접어든 프로농구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1라운드에 잠시 주춤하던 관중 수(16만 4,678명, 지난 시즌 대비 5.3% 감소)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순위싸움에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이 와중에 8년 연속 최다 관중 1위에 도전하는 서울 SK 나이츠의 스포테인먼트가 새삼 흥미롭다.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최다 관중 1위를 달성한 SK는 올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5,795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선두에 올라 있다. 홈구장인 잠실학생체육관의 좌석점유율은 94%에 이른다. SK와 울산 모비스의 ‘선두권 빅뱅’ 매치가 열린 17일, 학생체육관에는 총 좌석 수(6,200석)를 넘는 6,527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비록 홈팀 SK가 패하긴 했지만 농구를 즐기고자 모인 만원 관중의 열기는 영하 17도의 엄동설한도 막을 수 없었다.

스포츠(Sports)와 즐거움(Entertainment)을 동시에 추구하는 SK의 ‘스포테인먼트(sportainment)’ 정책은 이미 프로스포츠계에서 유명하다. 2007년에 도입된 이 정책은 ‘팬들과 교감을 통해 감동과 행복을 전한다’는 기치 아래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늘 새로운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SK의 홈경기 분위기는 가히 폭발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장의 불을 모두 끄고 선수들을 소개하는 NBA방식을 KBL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SK는 웅장한 스케일의 3D 영상과 화려한 조명을 활용해 경기 시작 전부터 분위기를 띄운다. 소개된 선수들은 붉은 원통 위로 올라가 팬들에게 인사한다.

암전된 경기장에서의 몰입감은 격투기 경기의 인트로를 보는 듯하다. 주전 가드 김선형은 "(우리 팀)선수를 소개할 때 시간이 다른 구장보다 오래 걸리는 편인데, 상대 선수들은 이를 지켜보면서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보다 늘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SK 프런트는 체육관을 찾은 팬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분주하다. 팬 참여를 높이기 위한 게임존 운영, 경기종료 후에도 선수와 팬이 함께하는 스킨십을 통해 꾸준한 성과를 냈다. 7년 연속 최다 관중 1위, 최단기간 200만 관중 돌파(415경기, 2013-2014시즌), 한시즌 최다 관중 동원(190,727명, 2012-2013시즌), 홈경기 14회 매진 등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모든 것이 관중을 최우선순위로 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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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연속 최다 관중에 도전하고 있는 프로농구 서울 SK의 승리 장면.

규모상 관중 동원에 한계가 있었던 창단 초기 청주 연고 시절의 부진을 딛고 구단 통산관중 수(지난 시즌까지 218만 1,458명)에서도 창원 LG(218만 6,571명)를 바짝 뒤쫓고 있다. 서울이라는 접근성의 이점도 있지만 SK는 항상 시즌 총관중의 10%를 훌쩍 넘는 관중을 끌어모은다. 리그 흥행에서 한 팀 그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시설 확충에도 열심이다. 매년 수억 원을 들여 팬들을 위한 다양한 좌석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판매할 수 있는 좌석 수가 줄어도 팬들의 편의를 먼저 생각한다. 여성 관중을 위한 키즈룸과 수유실 설치 등 세심한 배려는 학생체육관을 너도나도 찾고 싶은 경기장으로 만들었다. 어느덧 이러한 SK구단의 노력을 벤치마킹하는 구단들도 늘었다.

이제 스포테인먼트는 팀 성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2012-2013시즌부터 리그 상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린 SK는 유달리 홈에서 강하다. 최근 3시즌 55승 10패, 승률은 무려 .846(이하 16일 기준)에 이른다. 지난 시즌에는 홈 27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시즌 홈경기를 모두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올시즌에도 8연승 포함 9승 2패, 승률 .818을 기록하고 있다. 팬들의 성원에 선수들이 힘을 내고, 다시 팬들이 즐거워하는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김선형은 “홈 경기 때는 뭔지 모를 자부심이 있다”며 “(팬들이)한 골 넣으면 정말 떠나갈 듯한 함성을 보내주시기 때문에 선수들도 절대 지지 말자는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홈에서 강한 비결을 설명했다. 프로 18년차 베테랑 주희정도 "팬들이 보내주는 함성과 열띤 분위기가 항상 힘이 된다"고 말했다.

SK는 지난 시즌부터 모기업인 SK텔레콤의 모바일 기술을 바탕으로 양방향 스포츠 솔루션 ‘SK 나이츠’ 모바일앱 서비스도 시작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물인터넷(IoT)을 스포츠 이벤트에 접목시킨 첫 사례로서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루투스를 활용한 Indoor Location 기술을 이용, 학생체육관에 비콘(Beacon)을 설치해 홈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유용한 정보 및 라이브 이벤트 서비스를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한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슬로건을 만들었다. 팬과 호흡하고 팬들에게 환상적인 경기를 제공하겠다는 의미인 팬타스틱(FAN+FANTASTIC)이 그것이다. “평균 득점이 곧 팬들의 만족도”라거나 속출하는 오심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람들에게 SK의 스포테인먼트는 암시하는 게 많다. 장사도 그렇지만 프로 스포츠 역시 ‘손님이 왕이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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