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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개 구단이 간절히 바라는 새해 소망은?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찾아왔다. 각 팀들은 FA·외국인선수 계약과 보류선수 재계약을 차근차근 마무리지으며 새로운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 구성이 끝나가는 지금까지도 채우지 못한 허전한 부분들이 있다.

외인 못지않은 토종선발 - 넥센,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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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왕'한현희는 넥센의 토종선발 숙원을 풀어줄 수 있을까?


넥센은 2009년 이후 한 번도 토종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장원삼, 이현승, 고원준 같은 좋은 선발투수는 트레이드로 팀을 옮겼고 그나마 좋은 활약을 보이던 손승락은 마무리로 전향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꾸준한 기회를 줬으나 기대만큼 성장해주지 못했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염경엽 감독이 시도한 3인 선발체제도 전략적인 측면보다는 극약처방에 가까웠다.

지난해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여줬던 NC도 토종선발이 필요하다. 지난 두 시즌 동안 NC의 외인 선발진은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첫 해 아담-찰리-에릭으로 이루어진 ACE트리오는 승운이 없어 19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25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남겼다. 2014 시즌 찰리-에릭-웨버로 이루어진 외인 3인방은 29승과 43QS(퀄리티 스타트)를 합작하며 2년 연속 10승을 기록한 이재학과 함께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는 외인 선발 3인방을 볼 수 없다. NC가 1군 진입 3년차에 접어들며 외인 추가보유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재학과 짝을 맞출 토종선발도 2년째 감감무소식이다.

두 팀 모두 잠재력을 터트려줬으면 하는 유망주가 있다. 넥센은 지난 시즌 개인 최다승인 9승을 올린 문성현과 선발 전향을 선언한 ‘홀드왕’ 한현희가 있다. 문성현은 지난 5년간 선발 수업을 받으며 경험을 쌓고 구단에서 고용한 스포츠 심리학자의 도움으로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는 법을 배우며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되었다. 한현희는 불펜에이스에서 선발에이스로의 변신을 꿈꾼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불펜에서 던지는 것에 변화를 줄 때가 됐다. (한)현희가 야구를 보는 시각을 좀 바꿔줄 필요가 있다”며 선발 전향계획을 밝혔고 한현희도 이미 10승을 목표로 잡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NC는 파이어볼러 노성호와 이민호에게 희망을 건다. 두 선수는 데뷔와 동시에 선발로 기용되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기복이 심해 한동안 선발이 아닌 롱릴리프와 중계 보직을 받기도 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들을 선발투수로 기용한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내비쳤다. 또 다른 유력선발 후보였던 이성민이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기에 두 선수에게 거는 기대치는 매우 높다.

든든한 뒷문지기 - 삼성,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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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차기 마무리 유력후보 윤명준


삼성은 다가올 시즌을 앞두고 10년 동안 한 번도 겪지 않았던 고민에 빠졌다. 바로 마무리다. 2004년은 36세이브로 세이브 왕에 오른 임창용이 있었고 2005년부터 2013년까지는 ‘돌부처’ 오승환이 한국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인 277세이브를 거두며 승리를 지켰다. 오승환이 한신으로 이적하며 구멍이 생겼지만 돌아온 임창용이 다시 뒷문을 맡았다. 임창용은 지난 시즌 31세이브로 리그 2위에 올랐지만 평균자책점 5.84 블론세이브 9개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여전히 임창용을 신뢰하고 있으나 곧 불혹을 맞이하는 임창용을 이을 후계자를 빨리 구해야한다.

두산은 이번 겨울 전·현직 마무리를 동시에 잃었다. 팔꿈치 부상을 털고 지난해 17세이브를 올린 이용찬이 상무에 입대하고, 2005년 세이브왕 정재훈이 FA계약을 통해 영입한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로 건너갔다. 이용찬의 입대는 이미 예정된 일이었으나 정재훈의 이탈은 예상 밖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정재훈-이용찬-프록터외에 마무리 보직을 전문적으로 맡은 인물이 한 명도 없었기에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한다.

삼성은 ‘2군 오승환’으로 통하는 김현우가 눈에 띈다. 김현우는 185cm 111Kg 탄탄한 하드웨어와 15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가진 선수다. 퓨처스리그 통산 181⅔이닝 탈삼진 201개로 경기당 탈삼진 9.96개를 기록했다.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오승환의 통산 1군 기록인 경기당 탈삼진 11개(510⅓이닝 625탈삼진)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이번 시즌 23경기 평균자책점 2.32 1승 1홀드로 1군 무대에 연착륙했기에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금방 ‘제2의 오승환’이 될 수도 있다.

두산은 여러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하라고 지시하는 것보다는 상황이나 역할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다”며 아직까지 확실한 마무리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 후보로는 윤명준과 오현택이 손꼽힌다. 두 선수는 임시마무리 경험이 있으며 배짱이 두둑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로운 안방마님 - LG,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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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모가 새해에는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LG는 12년 동안 안방을 지키던 조인성의 FA이적 후 확실한 주전 포수를 찾지 못했다. 2012년은 김태군이 100경기에 출전했으나 이듬해 NC에 특별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2013년도 윤요섭,현재윤,최경철,김재민,조윤준이 돌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썼다. 지번 시즌은 사정이 좋았다. 117게임을 책임지며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낸 최경철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내내 좋은 수비력을 선보였고 포스트시즌에서는 불방망이를 선보이며 신데렐라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경철이 많은 경기에 출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안정적인 수비도 한몫했으나 현재윤과 윤요섭이 부상에 신음하며 자리를 비웠던 탓도 있다. 다음 시즌도 최경철이 주전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인 시점으로 봤을 때 최경철을 위협할 만한 경쟁상대가 필요하다.

한화도 은퇴한 신경현의 빈자리를 좀처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정범모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은 데 비해 성장세가 더디다. 지난해 6월 SK에서 트레이드된 조인성은 입단과 동시에 불방망이를 선보이며 주전자리를 꿰찼지만 시즌이 지날수록 성적이 하향곡선을 그렸다. 게다가 불혹의 포수에게 144경기를 맡기기도 힘들다. 지난 4년간 팀에서 주목했던 유망주 나성용-한승택-김민수가 FA보상선수로 LG, KIA, 삼성에 건너간 것도 뼈아프다.

두 팀의 백업포수들은 반란을 꿈꾸고 있다. LG 윤요섭은 부상을 털고 다시 주전자리에 도전한다. 지난해 윤요섭은 공격형 포수에서 수비형 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수비력만으로는 최경철을 뛰어넘긴 힘들다. 오른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겪으며 송구능력도 많이 떨어졌다. SK시절부터 인정받았던 공격력을 어느 정도 살릴 필요가 있다. 최근 윤요섭은 이천 LG 2군구장 근처에 방을 구해 매일 개인훈련 하고 있다. 서울과 이천구장을 오가는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내린 선택이다. 안락한 가족의 품 대신 차디찬 경기장을 선택한 그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훈련하는 것뿐이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상무에서 제대한 유강남과 LG의 신인 1라운드 지명자 조윤준과 김재성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화도 ‘만년유망주’ 정범모의 잠재력 폭발을 바라고 있다. 최근 3년동안 70경기 이상씩 뛰며 기회를 부여받았고 팀도 나성용-한승택-김민수을 포기하면서까지 정범모를 지켰다. 지난 6월 조인성의 합류이후 정범모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대선배를 보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자극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타격에서는 타율 0.253 6홈런 23타점으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데뷔 후 5년 동안 5홈런에 그쳤던 정범모는 지난해에만 6홈런을 때리며 씨름선수 아버지와 육상선수 어머니에게 받은 힘을 제대로 발휘했다. 수비는 블로킹이 아직 부족하단 평을 받고 있으나 송구동작을 오버핸드에서 사이드암 형태로 바꾸며 도루저지율이 크게 좋아졌다. 지난 시즌 0.316의 도루저지율로 400이닝 기준 포수 중 국가대표 출신 롯데 강민호(0.328)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제2의 나바로’ - SK, ‘유망주의 빠른 1군 적응’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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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신고선수 입단과 방출, 김사연이 또 다른 신고선수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kt wiz 공식 홈페이지)

SK는 주전 2루수가 없다. 지난시즌 나주환이 풀타임 선발로 뛰며 정근우의 FA이적으로 생긴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하지만 나주환도 FA시장에 발을 들였다. 다른 팀이 나주환을 선택하지 않아 재계약 기회를 잡았지만 계약조건에 대한 큰 의견차를 보이며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다.

kt는 올 시즌 1군 무대에 데뷔전을 치른다. 올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에서 88경기 41승 37패 10무로 3위에 올랐다. 부족한 성적은 아니지만 당장 1군에서 승부를 보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당장 좋은 성적을 거두기보다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신진급 선수들은 1군 무대 적응이 필요하고 베테랑들은 팀과 후배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막중하다.

SK는 ‘제2의 나바로’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삼성 나바로는 입단 당시에만 해도 메이저리거 스캇(SK)과 칸투(두산)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삼성에 부족한 오른손 타자와 내야수 자리를 메우는 선수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나바로는 금새 한국야구에 적응하며 ‘복덩이’가 되었다. 팀의 취약포지션인 2루를 메운 것은 물론 배영섭의 군입대로 생긴 톱타자 자리를 31홈런 25도루로 200% 채웠다. SK는 도미니카 현지에 스카우트팀을 파견하여 ‘제2의 나바로‘를 찾고 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이대수와 박계현에게 바통을 넘길 계획이다.

kt는 유망주들의 빠른 1군 적응이 간절하다. 특히 김동명-김사연-박세웅에 거는 기대가 상당하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에 입단한 김동명과 김사연은 내·외야의 핵이다. 포수에서 1루수로 변신한 김동명은 타격에 눈뜨며 팀의 4번타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타율 0.356 17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게다가 삼진 37개를 당할 동안 볼넷을 68개나 골라냈다. 단순히 공을 받아 치는 것이 아니라 공을 제대로 보고 친다는 것이기에 1군에서도 좋은성적을 기대할만 하다. 김사연은 지난 시즌 풀타임 중견수로 뛰며 타율 0.371 23홈런 72타점 37도루로 4번 타자 같은 1번 타자의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1일 kt의 퓨처스리그 데뷔전이었던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역대 21번째)를 기록해 많은이들의 주목을 받았기도 했다. 투수진에는 북부리그 다승왕(9승), 삼진왕(123개)에 오른 박세웅이 돋보인다. 옥스프링-어윈-시스코와 함께 선발진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유망주 3인방의 빠른 적응은 다음 시즌뿐만 아니라 kt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팬의 신뢰와 믿음 -롯데, KIA-

LG와 함께 ‘엘롯기’라는 신조어를 만들만큼 엄청난 팬층을 보유했던 롯데와 KIA는 지난겨울 많은 팬을 잃었다. 당장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팬들의 신뢰와 믿음을 회복하는것이 급선무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 CCTV 선수단사찰로 인해 야구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시진 감독의 후임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불협화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프런트에 대한 1인 시위와 집회를 열며 구단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구단 단장과 사장 사퇴하고 이종운 감독이 부임하며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에이스’ 장원준을 잃으며 또 다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김주찬의 FA이적이후 생긴 좌익수 공백을 메워야하는 과제도 있다.

KIA도 이번겨울 팬들에게 엄청난 뭇매를 맞았다. KIA는 시즌 종료 후 선동열 감독과 2년 계약을 맺으며 재신임 했다. 팬들은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감독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구단 홈페이지에 선동열 감독 사퇴 청원운동이 일어났고 결국 선동열 감독은 스스로 물러났다. LG에서 ‘형님 리더십’을 선보인 김기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팬들도 만족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kt 특별지명으로 이대형을 보내며 팬들은 또다시 분노했다. FA를 통해 영입한 광주연고 선수를 단 1년 만에 허무하게 떠나보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올랐기에 충격은 더했다. 안치홍-김선빈의 군입대로 생긴 키스톤 콤비라인 회복도 시급하다. [헤럴드스포츠=차원석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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