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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는 4강이다] 김진수의 미친 활약에 라시도프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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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4강진출에는 김진수의 맹활약이 있었다.


지난 2010년 카타르 아시안컵이 끝난 이후, 한국은 이영표 후계자 찾기에 몰두했다. 후계자가 되기 위해 최대 3~4명이 경쟁하는 구도였고, 결국 대접전 끝에 김진수가 그 주인공이 됐다.

이영표가 은퇴한지 4년 후, 정확히 같은 대회에서 김진수는 ‘더 이상 이영표에 대한 향수는 없다’라는 것을 증명하듯 맹활약했다. 특히 8강 우즈벡전에서는 말 그대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줬다.

8강전의 최대 관건은 상대 오른쪽 공격수 라시도프를 틀어막는 일이었다. 우즈벡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빠른 발과 날카로운 왼발 킥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사우디 전에서 2골을 넣으며 경계대상 1호로 꼽히기도 했다. 왼발잡이 오른쪽 윙어이기에 중앙으로 치고 들어와 슈팅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딱 ‘우즈벡의 로벤’이라고 불릴만한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김진수는 라시도프를 꽁꽁 틀어 막았다. 우즈벡은 라시도프를 이용해 빠른 측면공격을 전개하려 했지만 김진수를 뚫지 못했다. 이미 전력분석이 끝난 김진수는 라시도프의 드리블을 모조리 차단했다. 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자 이제는 아예 라시도프에게 가는 패스 줄기를 사전에 차단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공격에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우즈벡은 전체적으로 좌우측면을 좁혀서 중앙을 강화하는 형태의 수비를 하는 팀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중원이 강한 한국이라 해도 중앙에서의 짧은 패스로는 공격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결국 우즈벡의 측면을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할 수 있는 방법이었고, 이를 위해서는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이 필수적이었다.

김진수의 오버래핑은 상대방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전반 18분, 기가 막힌 페이크 동작을 통해 크로스를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수시로 상대 수비 진영을 휘저었다. 드리블 성공률도 높았고, 공간이 없을 때는 적절히 볼을 돌리기도 했다. 오른쪽 풀백 김창수가 부진했기 때문에 공격 비중이 높았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적극적인 공격 가담은 결국 결실을 맺었다. 연장 전반 13분, 김진수는 상대 진영에서 골을 빼앗은 뒤 패널티박스 안에 있던 손흥민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며 선취점을 도왔다. 김진수의 공격적인 수비와 크로스가 어우러진 완벽한 장면이었다.

선제 실점을 한 우즈벡이 이후에 몰아 붙였지만 김진수는 침착했다. 120분 내내 뛰면서도 전혀 지친 기색 없이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 힘썼다. 결국 그의 활약이 한국의 4강행을 만든 것과 다름없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일명 ‘늪 축구’라는 별명을 얻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늪 축구’의 일등 공신으로는 ‘수문장’ 김진현이 꼽히지만 김진수의 숨은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자기 일을 해주고 있는 김진수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 호주 아시안컵 8강 결과
한국 2-0 우즈베키스탄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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