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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캐피탈, 승리했지만 ‘케빈 딜레마’는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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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의 부진에 김호철 감독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사진=KOVO

현대캐피탈이 28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LIG손해보험과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에 대한 작은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에 LIG손해보험은 막판 뒷심부족과 범실이 남발하며 자멸하고 말았다.

새로운 라이벌 구도다운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맞대결 전적 2대2,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풀세트 접전이 이를 잘 대변한다. 5라운드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소게임의 연속이었고 승부는 5세트에 가서야 결정 났다.

승리를 가져가기는 했지만 김호철 감독 입장에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고민거리’ 케빈이 이날 경기에서도 극심한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지난 11월, 데뷔전이었던 OK저축은행과의 경기의 맹활약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이 범실로 자멸하지 않았다면 패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력이었다.

라이트 공격수로서의 파워가 너무 부족했다. 본래 센터출신인 탓에 오픈 공격에 대한 성공률도 매우 저조했다. 타점은 분명히 높은 선수지만 토스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오히려 경기 후반에 투입된 송준호가 케빈보다 효율적인 공격을 구사했다.

그나마 ‘토종 에이스’ 문성민의 맹활약이 이어지고 있지만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V-리그도 점차 막바지로 흘러가고 있는 만큼 체력적인 면에서 문성민이 힘들어 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캐피탈의 세터들도 고민이 많다. 특히 문성민이 후위에 있을 때, 그 고민은 더 커진다. 후위로 올려주자니 문성민의 체력이 걱정이고 최민호를 이용한 속공도 연달아 사용할 수는 없다. 결국 전위에 있는 케빈이 해결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이날 케빈의 공격 점유율은 34.78%였고, 공격 성공률은 겨우 35%에 불과했다. 최근 들어 성공률은 더욱 떨어지고 있다. 삼성화재의 레오와 OK저축은행의 시몬이 각각 56%와 54%의 성공률을 보여주는 것과 극명히 대조된다. 점유율도 외인 선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수치다.

결국 김호철 감독은 4세트 중반부터 케빈을 라이트가 아닌 센터로 기용했다. 본래 포지션을 통해 자신감을 심어주고자 하는 의도였다. 김호철 감독의 의도는 어느 정도 적중했다. 케빈은 자신의 특기인 속공을 통해 득점을 쌓아나갔다. 표정에서도 많이 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케빈을 계속 센터로 기용할 수는 없다. 현대캐피탈에는 최민호와 윤봉우라는 걸출한 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최민호는 블로킹 2위에 국가대표 주전센터고, 이번 시즌 다소 부진하지만 윤봉우 역시 수준급 선수다. 주전으로 쓸 수 있는 라이트도 마땅치 않다. 송준호가 이날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압도적인 실력은 아니다. 어느새 V-리그는 5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매 경기가 중요하다. 앞으로의 경기에서 김호철 감독이 케빈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현대캐피탈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 28일 프로배구 결과
LIG손해보험 2 (25-23, 23-25, 25-21, 20-25, 7-15) 3 현대캐피탈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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