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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동근을 지탱하는 만수의 '무한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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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를 이끌고 있는 양동근(왼쪽)과 유재학(중간). 사진 = KBL 제공.

“(양)동근이 정도면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 부진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한다”

지난 21일 '만수'유재학 감독이 최근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양동근을 두고 했던 말이다. 양동근의 활약은 모비스의 승리공식에 비유된다. 그만큼 승리를 위해서는 양동근의 활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타 구단 감독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모비스 전을 앞두고 “양동근을 막지 못하면 진다”라며 양동근을 경계했다. 이처럼 양동근은 모비스를 상대하는 팀의 경계 대상 1호다.

실제로 모비스가 연패에 빠질 때 양동근은 2경기 평균 4.0득점 3도움 1가로채기에 그쳤다. 시즌 평균(11.7득점 4.9도움 1.7가로채기)을 감안했을 때 아쉬운 수치다. 이렇게 모비스는 양동근이 부진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다투는 중요한 순간에 연패를 당하게 됐다. 이로 인해 원주 동부에 공동 1위 자리까지 허용했다.

그리고 23일 맞이한 공동선두 간의 빅매치. 모비스가 패배했다면 2013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3연패의 쓴맛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고, 동부에 단독 1위 자리를 내줘야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적장 김영만 동부 감독은 “도대체 지치지 않는 선수다. 마치 에너자이저 같다”며 양동근이 껄끄러운 상대임을 말했다.

공교롭게도 모비스는 양동근의 활약에 힘입어 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양동근은 19득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1스틸을 녹여내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양동근의 존재감은 실로 대단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출전 시간(37분33초)을 소화한 양동근은 시종일관 코트를 휘저었다. 농구 선수로 치면 환갑에 가까운 나이(34)는 그야말로 숫자에 불과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이날 양동근은 4개의 턴오버를 범하며 승부를 아찔한 상황까지 몰고 갔다. 특히 승부처였던 4쿼터에 나온 실책이 가장 뼈아팠다. 양동근은 인사이드에서 돌아 나오는 문태영에게 엔트리 패스를 시도했지만 상대 수비에 경로가 읽히며 실책을 추가했다. 이는 동부에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는 실책이었다.

이에 양동근은 책임감을 더욱 느꼈을 것이다. 팀의 리딩가드로서 승부처에 나오는 턴오버는 본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의 흐름을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절치부심한 양동근은 본인의 실수를 만회라도 하듯, 곧바로 공격에서 불을 뿜었다. 동부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는 3점포를 2개나 꽂아 넣으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이쯤 되면 유 감독이 양동근의 부활을 묵묵히 기다렸던 이유가 나온 셈이다.

경기 후 유 감독은 “(양)동근이에게 미안하지만, 동근이의 체력안배에 대한 대책이 없다. 힘들 텐데,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며 양동근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양동근이 부진을 떨쳐내자 곧바로 1승을 챙긴 모비스다. 결국 유 감독의 ‘믿음의 농구’가 양동근과 나아가 모비스를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의 최대 고비를 넘으며 팀 분위기를 다잡은 모비스가 5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을까.[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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