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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대 사령탑에 설기현? 이를 둘러싼 의혹과 불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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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뜬금없고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한 매체를 통해 2002 월드컵의 영웅 설기현이 전격 은퇴를 발표했다는 소식이었다.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성적을 보여준 설기현이었지만 4강 신화의 주역이었고, 과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인천유나이티드 팬들 입장에서는 설기현이 ‘벨기에산 폭격기’ 케빈과 함께 인천의 공격을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에 더욱 뜻밖의 일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설기현이 은퇴와 동시에 성균관대 축구부 사령탐에 오른다는 소식이었다. 은퇴 후 곧바로 감독 자리에 앉게 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우선 대학 사령탑 자리에 오르려면 ‘경기지도자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만일 1급 자격증을 소지하지 않고 대학팀을 지도하는 것은 그 자체로 대한축구협회 지도자교육 규정의 위반에 해당하여 대한축구협회 징계규정에 따라 무기한 자격정지 및 제명까지 초래될 수 있다.

그러나 설기현은 이 ‘경기지도자 1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설기현은 이 때문에 정식 감독이 아닌 감독대행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법 논란’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문제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성균관대는 이미 올 해 1월 30일자로 축구부 감독 모집에 대한 채용공고를 게재한 바 있다. 최초 채용공고 시점에는 응시원서 접수기간을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로 공고하였으나, 이후 응시원서 접수기간을 연장하여 2월 12일부터 22일까지로 연장했다.

많은 축구지도자들이 응시했고, 지난 달 26일 서류전형을 합격한 5인이 최종면접까지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설기현은 모집 채용공고에 서류응시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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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성균관대 채용공고 응시자격에 의하면 ‘축구 경기지도자 1급 자격증 소지자’, ‘축구부 감독 유경험자’ 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다. 설기현의 경우 축구부 감독 경력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아직 경기지도자 1급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설기현 감독 내정에 대해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성균관대 축구부 동문회 측은 “설기현 선수가 국내외에서 뛰어난 기량을 보여온 것은 맞지만,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데 대학축구팀의 감독직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부모측은 “4일 단장과 면담을 통해 명확한 학교측 입장을 듣지 못한다면 총장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학교 측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성균관대 스포츠단장인 안응남 교수와 이인우 팀장에게 몇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음이 연결되면 의도적으로 끊었다.

지난 해 세계적인 축구스타였던 지네딘 지단도 무자격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유스팀인 ‘레알 카스티야’를 지도한 것으로 판정받아 3개월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물론 항소해 다시 감독직에 복귀하긴 했지만 충분히 논란거리가 되었던 전례다.

설기현은 분명한 한국축구의 소중한 자산이었고 영웅이다. 그러나 지도자라는 제2의 길을 시작하려 하자 마자 많은 의혹을 남긴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규정에 예외란 없다. 성균관대는 설기현 감독 내정에 대한 과정과 결과 그리고 규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헤럴드스포츠=임재원 기자 @jaewon7280]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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