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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PGA 완 커미셔너 "한국 여자골프 내년 리우 올림픽 유력 우승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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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


“한국 여자골프가 내년 리우 올림픽의 유력 우승후보가 될 것이다”

사실상 월드투어가 된 미LPGA투어 수장 마이크 완(49) 커미셔너는 친한파로 통한다. 2010년 흥행 침체에 빠져 있던 미LPGA를 맡아 5년 만에 투어를 크게 부흥시킨 주역으로 세계 여자골프에서 한국의 역할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2015년 미LPGA에서 한국(계) 선수들의 활약이 그 어느 해 이상 눈부시다. 개막 후 5개 대회를 한국에서 태어난 선수들이 우승을 싹쓸이했다. 일본과 유럽여자투어(LET)로 확대해도 코리아 돌풍은 거세기만 하다(LET 3개 대회 싹쓸이, 일본은 2개 대회 중 1승). 이에 <헤럴드스포츠>가 미LPGA투어 부흥의 주역으로 유명한 완 커미셔너를 서면 인터뷰했다.

어린 시절 동네 골프장의 꼬마 캐디로 골프와 인연을 맺은 완 커미셔너는 윌슨스포츠 마케팅 이사, 테일러메이드 아디다스 골프 부회장, 하키장비 제조업체 ‘미션 아이테크 하키’의 CEO를 거쳐 44세의 나이에 미LPGA를 살릴 구원투수로 전격 영입됐다. 그리고 보란 듯이 미LPGA의 전성기를 열었다.

■ 전임 커미셔너(캐롤린 비벤스) 때 미LPGA가 말이 많았다. 영어 의무화 등 무리수가 많았고, 대회수가 줄면서 선수들이 퇴진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미LPGA를 맡아 투어를 부흥시켰다. 붕괴된 스폰서십을 재건하기 위해, 그리고 투어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먼저 내가 커미셔너가 됐을 때 투어 자체의 문제를 떠나 미국이 심각한 경기 침체에 직면해 있었다. LPGA의 비즈니스가 잘 되지 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이 시기를 잘 버텨야 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본으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즉, 스폰서들이 LPGA와 함께 있고 싶어야만 후원이 가능한 것이다. 스폰서 및 팬들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단지 골프 토너먼트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스폰서와 팬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회를 만들려고 애썼다. 예컨대 고객들이 18번 홀 그린 뒤에서 프로암 저녁식사나 특별한 무엇인가를 하길 원하면 그것을 LPGA의 관행으로 만들었다. 이런 노력이 주효했다.

■ 한국은 몇 번이나 방문했는가? 그리고 한국 골프에 대한 인상은 어땠나?

▲커미셔너 이전에도 한국을 여러 번 다녀 갔지만 커미셔너 취임 이후에는 일 년에 최소한 서너번은 한국을 방문했다. 미LPGA 대회 등 중요한 골프대회가 열릴 때, 그리고 다른 비즈니스로 방문할 일이 잦았다. 한국 골프에 대한 인상은 한 머디로 ‘열정’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 자체가 열정적인데 특히 스포츠와 골프에 대해 그랬다. 하나외환챔피언십이 열리는 스카이72 골프장의 경우 라운드가 쉬지 않고 돌아가는 게 인상적이었다. 심지어 골퍼들이 밤에도 플레이를 했다. 여기에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까지 즐기니 정말 골프에 관한 한 익사이팅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한국의 골프 열기는 2018년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나는 한국의 골프가 LPGA투어의 힘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향후 전 세계 170개가 넘는 나라들이 한국 및 LPGA투어를 따를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한국에는 하나은행, 롯데, 기아, JTBC 등 LPGA의 중요한 비즈니스 파트너가 다수 있다. 이는 한국의 저력이기도 하고, 또 LPGA가 그들의 브랜드를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린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난 해 여자골프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가 성공리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2016년 미국(시카고의 리치 하베스트 팜스 골프장)에 이어 2018년은 한국에서 대회가 열린다고 발표됐다. 미LPGA 사무국이 야심차게 출범시킨 이 대회의 첫 번째 비미국지역 대회를 한국에서 여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을 그만큼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는 듯싶다. 그 배경을 설명해 달라.

▲ 맞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우리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 만든 중요한 대회다. 이 대회는 지금 여자골프가 얼마나 대단하지를 보여주고, 또 이를 전 세계 곳곳에 전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 세계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고, 세계의 스폰서들이 참여한다. 또 전 세계 여자골프 팬도 있다. 사실 우리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 초창기 많은 사람들이 고생했다. 이제 초반이지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올림픽 모델을 믿는다는 점이다. 즉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LPGA무대로 모여 누가 최고의 선수인지를 가리고, 이를 전 세계가 지켜보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올림픽이 하는 것이고, 우리도 추구하는 것이다.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의 미국 외 첫 개최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여기에는 3가지 팩트가 있다. 첫째, 한국에는 큰 협력과 팬들의 관심이 있다. 두 번째는 2018년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데 그때 팀을 구성한다고 확신할 수 없는 나라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세 번째는 한국은 전 세계가 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는 TV 중계를 할 수 있는 나라다. 한국은 이 모든 조건을 갖췄다.

■ 미PGA투어는 이미 아시아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LPGA도 '아시안 스윙'이라는 명칭 아래 6개 대회를 열고 있다. 그리고 아시아 본부를 서울에 뒀다. 향후 미LPGA가 목표로 하는 ‘LPGA in ASIA’는 어떤 모습인가?

▲ 질문은 가을에 열리는 6개 이벤트를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봄에도 호주, 타일랜드, 싱가포르에서 대회를 연다. 그래서 우리는 아시안 스윙을 말할 때 2개의 여행을 생각한다. LPGA가 진정한 글로벌 스포츠가 되려 한다면, 또 전 세계 어린 여자선수들을 모으려고 한다면, 그리고 전 세계 파트너들과 협력해야 한다면 아시아 시리즈는 필수적이다. 이는 책상에 앉아서 이메일 보내고, 중계권료를 파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현장으로 직접 나가야 한다. 이는 LPGA의 타이틀스폰서와 마찬가지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글로벌이고, 그들은 나가서 새로운 시장에 대해 연구하고, 거기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당연히 우리도 이렇게 해야 한다. 사실 아시아 시리즈는 선수들에게 편한 것만은 아니다. 8시간 이상 비행기 이동을 해야 하고, 내려서 티샷을 하고, 또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니 말이다. 그러나 결국 이런 과정을 통해 여자골프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증대될 것이다. 다른 스포츠들도 그랬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떻게 성공적으로 글로벌화를 이뤘느냐고 묻는다. 10년 전 세계로 나가는 우리 정책을 비판한 사람들이 이제 그 비결을 묻는 것은 참 재미있다.

■ 이와 관련해 하나은행 외에도 한국에서 추가로 LPGA 대회를 개최할 생각이 있는가? 일부 한국기업이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안다.

▲ 하나은행과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외에 우리는 아직 공식적으로 어떤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몇몇 한국기업이 LPGA대회에 관심이 있다는 점은 맞다. 좋은 기회이지만 현재 미LPGA 스케줄 상 여력이 거의 없다. 새로운 대회를 추가할 마땅한 주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늘 변하기 마련이다. 스폰서들이 들락날락한다. 이런 것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말이다.

■ 올해도 미LPGA는 큰 흥행성공이 예상된다. 그리고 한국과 관련해서는 이미 열린 5개 대회에서 한국(계) 선수들이 내리 우승했다. 우승자 외에도 김효주, 백규정, 이민지 등 한국의 슈퍼루키들이 있고, 앨리슨 리, 요코미네 사쿠라, 아리아 주타누간 등도 기대를 모으는 신예들이다. 여기에 스테이시 루이스, 박인비 등도 건재하다. 올시즌 미LPGA의 판도는 어떨 것으로 예상하는가?

▲ 첫 5개 대회 중 4개 대회를 한국선수가 우승했고, 나머지 하나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가 정상에 올랐다. 2015년 한국선수들이 역대 최고의 시즌을 가질 것은 확실해 보인다. 한국선수들은 올해도 최소한 2014년 정도의 성공을 거두고, 나아가 향후 몇 년간은 계속 그럴 것이다. 롤렉스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정말 많은 한국선수들이 있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큰 이슈가 될 것이다. 누가 한국의 국가대표가 될 것이냐도 벌써부터 큰 관심사다. 한국은 올림픽에서 아주 강력한 우승후보다.

■ 한국선수들은 실력이 좋지만 외모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한국선수들의 선전은 LPGA 흥행에 어떤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하는가?

▲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국선수들을 잘 알지 못한다고 본다. 유소연, 박인비, 최나연, 장하나를 보자. 그들은 결코 루킹이 떨어지지 않는다. 충분히 상품성이 있다. 그들은 다른 어느 나라 선수 만큼이나 여자골프의 훌륭한 홍보대사다. 개인적으로 세계랭킹에서 톱에 오른 한국선수들에게 어떤 한계점도 찾지 못했다. 그들은 흥행력이 있다.

■ LPGA의 코스 세팅 추세가 전장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장타자에게 유리한데 체격조건이 좋은 미국선수들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그런 의도가 있는가?

▲ 코스는 디자인(난이도)과 전장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LPGA는 일반적으로 6,400~6,500야드로 세팅된다. 최소한 내가 이 자리에 있는 지난 6년간 말이다. 나는 평균적으로 전장이 더 길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어려운 코스는 있을 수 있다. 그린이 복잡하거나 딱딱하고, 페어웨이의 러프가 긴 것 등 말이다. 하지만 전장은 큰 문제가 아니다. 솔직히 장하나 등 많은 한국선수는 짧은 비거리로 인해 전혀 고생하지 않는다. 우리는 결코 더 긴 코스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코스와 비슷한 수준에서 경기를 하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 솔하임컵과 한일대항전이 열리고 있다. 실질적으로 미LPGA는 미국과 한국선수들이 양분하고 있는 추세인데 한미국가대항전을 열 계획은 없는가?

▲ 없다.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를 논의할 때 우리는 다른 시나리오도 고려했다. 미국 대 한국, (지구의)동쪽 대 서쪽. 지역 대 지역 등 말이다. 결론은 우리가 두 나라만의 대회를 결정한다는 그것은 전 세계 여자골프에 대해 정당하지 못하다는 데 도달했다. 정말 일본 호주 스웨덴 그리고 세계 100위권에 훌륭한 골퍼를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를 제외하고 한국과 미국만 대회를 열고 싶은지 묻고 싶다. 지역 대항전도 그렇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위해 플레이하기를 바란다. 국기를 단 유니폼을 입고,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국가를 부르면서 말이다. 지역 대회를 할 때 그 지역을 대표하는 국기나 노래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의 결론은 인터내셔널 크라운이었다. 첫 번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한국과 미국이 맞붙었을 때 ‘바로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대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대회에서 앞으로 이런 기회를 많이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 내년에는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종목으로 치러진다. 남녀 60명이면 출전자격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생각한다. 중계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향후 올림픽과 관련해 미LPGA 수장으로 향후 계획과 흥행전망은 어떤가?

▲ 변경계획은 없다. 출전선수 숫자는 IOC가 결정한다. 60명은 골프가 올림픽에 재진입했을 때 정해진 숫자였다. 또 TV중계권과 시간배정도 IOC가 결정한다. 올림픽에 관련된 사항이라면 올림픽 룰을 따라야 한다. 참고로 나는 여자골프만 얘기할 수 있다. 남자골프도 안 된다. 여자골프는 아직 마스터스나 US오픈이 가지고 있는 전 지구적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2016년 리우에서는 기회가 있다.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그러니까 1억 명 이상이 여자골프를 지켜볼 기회 말이다. 여자골프는 이처럼 큰 무대에서 플레이를 해보지 못했다. 여자골프와 관련해 좋은 뉴스는 만일 사람들이 리우에서 본 것을 좋아한다면 바로 다음 주 170개 국가에서 여자골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올림픽 여자골프를 좋아한다면 바로 다음 주 우리가 선보이는 캐나다 여자오픈을 각자의 조국에서 즐기면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올림픽은 새로운 관중을 만들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 지난 5년간 미LPGA의 커미셔너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

▲ 선수들과의 첫 만남이다. 아직 커미셔너로 공식발표가 안 된 상태에서 LPGA가 어떤지 알려고 노력했다. 마침 미팅이 있어 해당 장소로 가고 있는데 처음 마주친 선수가 캐서린 커크였다. 키가 6피트나 됐다. 그리고 다음은 수잔 페테르손인데 역시 5피트11의 장신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미셸 위였는데 그는 6피트1이나 됐다. 골프가 아니라 배구선수들과의 미팅인 줄 알았다. 뒷 주머니에 장갑을 낀 많은 사람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게 아주 재미있었다. 이 경험은 내가 사랑하는 스포츠로 돌아오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아직도 의자에 웨지를 기대 놓는 여자프로들과 미팅을 갖는 것이 좋다.
[정리=헤럴드스포츠 유병철 기자 ilnamhan@]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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