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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기 베라와 쿠니미 히로에게 미안한 롯데의 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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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손아섭 (사진=롯데 자이언츠)


요기 베라와 쿠니미 히로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를 어떻게 생각할까?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이 말은 야구팬들 사이에서 식상할 만큼 자주 쓰이는 경구다. 하지만 롯데, 그 중에서도 타자들은 이러한 야구의 경구를 무색하게 만든다.

물론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어 '역전의 명수'가 되기란 어렵다. 지난 시즌 6회까지 뒤지던 팀이 경기를 뒤집은 사례는 전체의 13%(513경기 68승 440패 5무)다. 2015 KBO 리그에서 6회까지 뒤지던 팀이 끝내 경기를 이긴 건 76차례 중 12번으로 확률은 16%다. 역시나 쉽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올 시즌 LG 트윈스(4승 6패)와 두산 베어스(2승 3패)만이 '6회까지 열세시 승률' 4할을 기록 중이며 롯데를 비롯한 5개 구단의 '6회까지 열세시 승률'은 제로다.

그럼에도 롯데의 상황이 더욱 심각한 이유는 하나다. 7회부터 팀 타선이 침묵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롯데의 팀 타율은 0.261로 리그 7위에 쳐져 있다. 시즌 초반 맹타가 조금은 식었다. 현재 리그 평균 팀 타율이 0.266인 것을 감안한다면 롯데는 평균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 방망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7회부터'로 상황을 좁혀본다면 롯데 타선의 집중력은 급격히 추락한다. 롯데의 7회 이후 팀 타율은 0.213이다. 리그 평균 0.265에는 물론 kt 위즈(0.235)에게도 밀리며 압도적 꼴찌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6회까지 열세시 롯데의 팀 타율은 무려 0.160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더불어 유이한 1할대다. 하지만 '6회까지 열세시' OPS는 삼성(0.726)에 비해 롯데(0.617)가 0.1 이상 열악하다. 기록으로 드러난 롯데는 상대 팀에게 '6회까지만 이기고 있으면 두렵지 않은 팀'으로 인식되기 쉽다.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는 이처럼 경기 후반 롯데 타선의 심각성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롯데는 조쉬 린드블럼의 역투를 바탕으로 3회 3점, 4회 2점을 얻으며 5-1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더 달아나지 못했다. 6회 선두타자 짐 아두치가 3루타를 쳐내며 무사 3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2~4번타자가 연거푸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에도 선두타자 출루와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 획득에 실패했다. 6회까지 0.407(27타수 11안타)던 팀 타율은 7회부터 0.222(9타수 2안타)로 급락했다. 결국 롯데는 9회에만 6점을 허용하며 5-7로 경기를 내줬다.

'시간제한 없는 스포츠의 매력'을 설파하던 만화 H2 주인공 쿠니미 히로의 말처럼 9회가 끝나기 전이라면 몇 시간이라도, 야구는 계속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 아무리 크게 앞서는 팀이라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기 전까지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크게 뒤지는 팀도 끝까지 경기를 놓아서는 안 된다. 2015년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은 팬들에게 시간제한 없는 스포츠의 매력을 알려주고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때다. [헤럴드스포츠=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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