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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늘집에서]눈물 젖은 빵을 먹고 있는 장타자 김대현

  • 기사입력 2015-04-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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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이 5kg이나 빠져 슬림한 체형으로 바뀐 김대현. <사진제공=플레이어스 골프>

코리안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김대현은 2013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가 도전무대였다. 코리안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꽃을 피운 터라 패기가 넘쳤다. 그러나 그 해 김대현은 처절하게 망가졌다. 첫 경기만 예선을 통과했고 나머지 18개 대회에서 모두 컷오프의 고배를 들었다.

어깨 부상이 문제였다. 2012년 초 찾아온 부상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미국으로 건너갔으나 계속된 부진이 부상을 키웠다. 근력 테스트를 하다 순간적으로 무리하게 힘을 쓴 탓에 어깨 부위의 신경과 인대가 손상됐다. 이를 모른 채 미국행을 감행한 게 화근이었다. 김대현은 거듭된 예선탈락으로 몸을 돌볼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김대현은 결국 빈손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다.

김대현은 지난 해 코리안투어에 복귀했다. 그러나 고장난 어깨는 목 부상으로 이어졌다. 지루한 재활, 외로움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 해 대회장에서 “왜 요즘 TV에 안 나오나?” “왜 요즘 성적이 안 나오나?”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야 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김대현은 사람들 눈을 피해 자꾸 숨게 됐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외로움이 친구가 됐다. 작년 김대현은 톱10에 두 차례 들며 상금랭킹 36위에 올랐다.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공식 연습일인 21일 대유 몽베르CC에서 김대현을 만났다. 처음엔 그를 몰라봤다. 체중을 5kg이나 감량한 탓에 눈 여겨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슬림해 진 몸매가 그의 지난 시간을 말해주는 듯 했다.

김대현은 “웹닷컴투어에서 뛸 때 미국선수들의 무시하는 듯한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동양인에 실력도 떨어지니 그렇다고 이해를 하면서도 서글펐다. 다행인 것은 자신에 대한 실망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것 마저 없었다면 골프채를 놓아버렸을 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그들을 이기고 말겠다는 오기가 새로운 동력이 됐다.

희망적인 것은 김대현이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여러 문제들을 차근 차근 풀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부상에서 90% 정도 회복됐다. 본인은 하반기에 접어 들면 좋았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화려한 골프에서도 탈피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8월부터 분당에 원룸을 얻어놓고 독립생활을 하고 있다. 세미 프로 출신인 부친은 지난 해 10월 “이제 스스로 풀어나갈 나이가 됐다”며 아들을 놓아줬다.

김대현은 2012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후 아직 우승이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 서서히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부상과 재활이란 힘든 시간 속에서도 거리가 줄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김대현은 내년까지 투어생활을 하고 군에 입대할 생각이다. 그리고 다시 미국무대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현의 곁에는 “기 죽지 말라”며 용기를 붇돋워 주는 두 살 연상의 여자 친구도 있다. ‘눈물 젖은 빵’을 먹고 있는 김대현이 그의 호쾌한 드라이버샷처럼 올시즌 화끈하게 재기하기를 기대해 본다.[헤럴드스포츠=이강래 기자]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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