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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타임 5시간' 롯데, 졸전 끝에 kt에 11-10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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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첫 홈런을 쏘아올린 롯데 박종윤 (사진=롯데 자이언츠)

또 한 번 롯데시네마가 운영됐다. 시간은 길었지만 볼 내용은 없었던 졸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는 1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6점 차를 뒤집으며 11-10 진땀승을 거뒀다. 값진 승리였지만, 그 내용은 전혀 값지지 않았다.

이 경기는 '영건' 선발투수의 맞대결이었다. 롯데 선발은 지난 2일 트레이드로 kt를 떠난 박세웅이었다. 롯데에서 맞는 두 번째 선발등판 경기가 친정팀 kt전이었기에 박세웅에게는 얄궂은 운명이었다. 박세웅의 등 뒤엔 정훈(2루수)-손아섭(우익수)-황재균(3루수)-최준석(지명타자)-강민호(포수)-박종윤(1루수)-김민하(중견수)-임재철(좌익수)-문규현(유격수)이 자리했다.

1995년생 박세웅에게 맞선 kt의 선발은 이날 두 번째 선발등판한 1996년생 정성곤이었다. 이대형(중견수)-김민혁(우익수)-하준호(좌익수)-김상현(1루수)-박경수(2루수)-장성우(포수)-김동명(지명타자)-박용근(3루수)-박기혁(유격수)이 정성곤과 함께 선발로 나섰다. 지난 2일 트레이드의 축이었던 장성우-하준호가 나란히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초반 롯데는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회 상대실책과 볼넷 두 개로 세 명이 1루를 밟았지만 이 중 홈에 돌아온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3번타자 황재균의 병살타가 껴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흐름을 내주지 않은 kt는 1회 1사 1·3루 찬스에서 김상현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아냈다.

롯데는 2회 선두타자 박종윤의 홈런으로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개막전 부상으로 한 달 이상 결장했던 박종윤의 복귀 첫 홈런포였다. 하지만 kt는 이어진 2회 1사 2루 기회에서 박기혁의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이어 이대형의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 기회에서 김민혁이 기습번트로 상대 선발 박세웅의 송구실책을 유도해냈고 그 사이 2루주자 박기혁이 홈을 밟았다. kt의 3-1 리드였다.

한 번 공세를 잡은 kt는 고삐를 늦추지 않으며 박세웅을 강판시켰다. 3회 선두타자 안타와 번트-안타로 만들어진 1사 1·3루 위기, 이종운 감독은 박세웅을 내려보내며 또 한 번 ‘퀵-후크’ 카드를 뽑아들었다. 마운드에 오른 건 홍성민이었다. 하지만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었다. 안타와 볼넷으로 한 점을 더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내야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김민혁에게 싹쓸이 3루타를 내주며 주자들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kt의 7-1 리드, 사실상 kt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 했다.

그러나 롯데 선수단은 kt가 박은 쐐기를 조금씩 뽑아냈다. 5회 손아섭-강민호의 적시타로 두 점을 따라간 롯데는 6회 1사 1·3루 기회에서 터진 손아섭의 희생플라이, 황재균의 1타점 3루타로 다시 두 점을 더 보탰다. 스코어 7-5 kt 리드, 하지만 그 누구도 kt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7회 문규현의 1타점 2루타로 경기를 한 점차로 만든 롯데는 8회, 끝끝내 승부를 뒤집었다. 2사 후 집중력이 빛났다. 선두타자 황재균의 솔로홈런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든 롯데는 박종윤과 김민하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해결사는 앞선 7회부터 대타로 나온 짐 아두치였다. 바뀐 투수 장시환의 초구를 받아쳐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인 것이다.

야수들이 야금야금 점수 차를 좁히는 동안 롯데 투수들은 완벽투로 힘을 보탰다. 홍성민-이명우-이성민이 4회부터 8회까지 2안타로 kt 타선을 틀어막으며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승부는 롯데의 9-7 리드로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롯데시네마는 그렇게 뻔한 작품을 상영하지 않았다. 9회 마운드에 오른 심수창이 선두타자 신명철에게 안타를 내줬다. 이어 심수창의 폭투로 대주자 김진곤이 2루를 밟았다. 타석에 들어선 하준호는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점수 차를 한 점으로 좁혔다. 이어 박경수 타석에서 하준호는 2루를 훔쳤고 9회 2사, 타석엔 장성우가 들어섰다. 트레이드의 축이었던 장성우는 심수창의 3구를 받아쳐 하준호를 불러들였다. 스코어 9-9 동점, 그렇게 심수창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경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시소게임이 한 쪽으로 기운 건 12회였다. 먼저 달아난 건 롯데였다. 2사 1·2루에서 안중열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려내며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스코어는 11-9, 길고 긴 승부의 마침표를 롯데가 찍는 듯 했다.

kt는, 아니 롯데시네마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11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김성배가 볼넷-안타-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자초한 것이다. 이어 김상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스코어는 11-10 한 점차로 좁혀졌다. 김성배는 후속타자 박경수를 포수 파울플라이-심우준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연이어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이후 이창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간신히 승리를 따냈다.

롯데는 선발 야수 중 최준석-임재철을 제외하면 모두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마운드가 밀리자 경기 시작 5시간 6분 만에 승자가 될 수 있었다. [헤럴드스포츠(수원)=최익래 기자 @irchoi_17]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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