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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이외에도 많은 것 남긴 이승엽의 400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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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삼성 이승엽이 KBO리그 통산 400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마침내 터졌다.

‘대한민국 최고타자’ 이승엽(39 삼성 라이온즈)이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400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3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 두 번째날,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구승민의 2구(143km 직구)를 통타, 우중간 장외로 넘어가는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대한민국 야구 역사가 다시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지켜본 모든 사람을 짜릿하게 만든 홈런이었다. 호쾌한 스윙, 장외로 날아간 타구,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한 이승엽이 묵묵히 베이스를 도는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그랬다. 관중들은 기립했고 하늘에는 400개의 축포가 터졌다. 김평호 주루코치는 방망이를 두 손으로 들어 홈으로 들어오는 이승엽을 맞이했고, 류중일 감독은 덕아웃 먼발치까지 나와 뜨거운 포옹으로 후배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이 순간만큼은 감독과 선수가 아닌, 이승엽이 삼성에 입단한 1995년부터 한솥밥을 먹은 형제의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지난달 30일 399호 홈런을 때려낸 뒤 “솔직히 (400홈런을)의식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대기록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너무도 편안해 보였다. ‘진리를 깨달으며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면 진정 통달한 사람’이라고 했다. 스스로 '아직도 최고를 향해 달려가는 중'이라는 이승엽의 표정을 보며 어쩌면 400홈런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보내온 20년 프로인생에서 통달한 것이 어디 야구뿐일까. 이승엽의 400번째 홈런은 지켜보는 사람에게 야구 이외에도 많은 의미를 남겼다.

이날 경기장에서, 혹은 안방에서 이승엽의 400홈런을 지켜본 모든 야구팬들은 훗날 태어날 아이, 손주들에게 이 위대한 타자가 써낸 역사에 대해 한번쯤 설파할 날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승엽같은 대타자가 또 언제 나올지 언뜻 상상이 되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그럴 때마다 잠시나마 이날의 짜릿함을 추억하며 행복감을 느낄 터다. 이승엽이 '국민타자'인 이유다.

이승엽의 400홈런은 KBO리그, 그것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제외하고 오롯이 페넌트레이스에서만 터뜨린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8년간 일본 무대에서도 159홈런을 때려낸 이승엽은 이제 한일통산 600홈런(현재 559개)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 도전한다. 이미 2003년 한 시즌 56개 홈런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 이승엽이다. 이승엽과 동시대를 산다는 것, 야구팬으로서 참 행복한 일이다. [헤럴드스포츠=나혜인 기자 @nahyein8]

■ 3일 경기 결과

롯데 자이언츠 (28승 26패) 1-8 삼성 라이온즈(33승 20패)

한화 이글스(27승 26패) 6-2 넥센 히어로즈(29승 1무 24패)

KIA 타이거즈(25승 27패) 1-8 두산 베어스(29승 20패)

LG 트윈스(23승 1무 30패) 8-4 NC 다이노스(30승 1무 21패)

SK 와이번스(26승 1무 24패) 2-4 kt 위즈(11승 43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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