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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승리로 끝난 ‘검빨 더비’의 4가지 키워드
서울이 1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서울은 차두리가 팀의 리그 첫 골을 기록했지만 전반에 한 골, 후반에 두 골을 내주며 졌다. 이번 경기를 4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1. 검빨 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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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포항은 홈 유니폼이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이뤄져 있어 두 팀간의 경기는 일명 ‘검빨 더비(Derby)’라고 불린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FC서울]


'소문난 검빨 더비에 먹을 것 많았다'. 최근 K리그에서는 각종 더비가 탄생하고 있다. 더비가 많아질수록 스토리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서울과 포항 역시 그 중 한 경우다. 양 팀은 지난 시즌 K리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모두 맞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매번 치열한 경기를 보여주며 K리그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양 팀은 모두 홈 유니폼이 검은색과 빨간색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이 경기는 일명 ‘검빨 더비(Derby)’라 불린다. 서울은 세로, 포항은 가로 줄무늬다.

이번 시즌 역시 양 팀은 리그에서 다 득점 경기(3월 22일 2-1 포항 승, 7월 11일 3-1 포항 승)를 펼치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두 팀은 22일 FA컵 8강에서도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어서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 이번 대결은 양 팀 감독의 지략대결로도 눈길을 끌었다. 2002 월드컵의 주역인 서울의 최용수 감독과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현재 감독전적 7승 4무 5패(리그 기준)로 팽팽하다. 비록 이날은 서울이 2점차로 패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창과 방패의 전술 대결이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번 더비에서 즐거운 쪽은 포항 팬들이었다. 서울은 홈임에도 수비라인을 지나치게 내렸다. 한 점차로 뒤지고 있던 전반 중반도 마찬가지였다. 서울은 덥고 습한 날씨 때문인지 시간이 갈수록 지쳐보였고, 압박도 느슨해졌다. 포항은 비교적 자유롭게 공격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선수가 동점골을 기록했다. 주인공은 ‘캡틴’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전반 종료 직전에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47분, 고요한-정조국-박주영의 삼각편대가 포항 수비밀집 지역에서 원터치로 공을 전개했다. 정조국은 박주영의 최종 패스를 이어받아 왼발 터닝슛을 시도했다. 골키퍼 신화용이 이를 쳐냈지만, 달려들던 차두리가 놓치지 않고 득점했다. 차두리의 ‘FC서울 리그 첫 골’이었다.

서울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후반 19분 두 번째 실점 이후 또 다시 무너졌다. 반면 포항은 연습경기 하듯 가벼운 원터치 패스로 경기를 전개했다. 후반 36분에는 신동운이 우측면에서 ‘플립 플랩’ 개인기에 이어 강력한 슛으로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각이 없었지만 김용대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리는 바람에 행운의 득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번 시즌 두 번째 ‘검빨 더비’는 포항의 승리로 끝났다.

2. 박주영과 김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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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김승대 [사진=포항 스틸러스]


이번 경기는 서울 박주영과 포항 김승대의 '골잡이 대결'로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김승대의 판정승이었다. 김승대는 이날 득점에 집중하는 것 보다, ‘외줄 타기’를 이용한 도움으로 팀에 헌신했다. 김승대는 2선 공격수로 시작했다. 그는 전반 내내 스피드를 이용해 서울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노렸다. 그리고 팀의 첫 번째 골을 도왔다. 그는 심동운의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공 스피드를 그대로 살린 채 수비 김동우를 방향 전환으로 제쳤다. 이어 페널티 박스 안의 박성호를 봤고, 정확한 크로스로 연결시켰다. 선취골 이후에는 1선에서 3선까지 움직이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줬다. 그는 후반전에도 도움을 추가했다. 삼각패스 후 신진호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김승대는 경기 종료 때까지 계속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며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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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박주영 [사진=FC서울]



반면 박주영은 움직임은 위협적이었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는 전반 13분 처음 공중 볼을 수비수 등진 채 정확히 컨트롤했다. 위협적인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이후 그는 정조국과 함께 위협적인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전반 분에는 정조국에게 감각적인 백 헤딩으로 공을 건넸다. 차두리의 동점골 장면에서도 원터치 패스로 정조국의 슛에 관여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3. 신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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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4일 만에 귀환해 '스틸타카'의 중심이 된 신진호 [사진=포항 스틸러스]


돌아온 포항의 '엔진' 신진호는 704일 만에 친정팀으로 귀환했다. 포항 유스 팀 포철고등학교 출신인 그는 2011년에 포항 1군에 데뷔한 후 이듬해에 팀의 2년 연속 FA컵 우승에 일조했다. 이후 2년간 카타르 SC(카타르), 알 사일리아(카타르), 에미레이트(UAE) 등의 중동에서 임대생활을 했다. 신진호는 임대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소속 팀마다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는 지난 5월 말 임대 계약이 끝나자마자 포항으로 돌아와 팀 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 4일, 수원 삼성과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클래식 20라운드에서 오랜만에 스틸야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날도 주장완장을 찬 채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신진호는 ‘스틸타카’의 핵심이었다. 그는 후방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수행했다. 신진호는 이날 수비진 바로 앞에 위치하며 빌드 업 했다. 포항은 신진호의 조율에 힘입어 중원을 장악했다. 또 그는 팀의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유효 슛을 유도했다. 그리고 정점은 골로 찍었다. 신진호는 후반 18분 페널티 박스 바로 바깥에서 고무열, 김승대와 함께 삼각패스를 주고받았다. 이어 먼 거리에서 오른발로 감아 차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4. 동아시안컵 예비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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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항과 서울의 경기에서는 동아시안컵 예비명단에 속한 이웅희(서울), 이광혁, 김승대, 고무열(이상 포항) 등이 활약했다. 사진은 포항의 이광혁. [사진= 포항 스틸러스]


10일 동아시안컵 예비 명단이 발표됐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 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포함하겠다”는 자신의 발언대로 1987년 출생 이하의 어린 선수들로만 예비명단을 구성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예비명단에 속한 선수들이 활약을 펼쳤다. 서울에는 이웅희가, 포항에는 이광혁, 김승대, 고무열이 각각 경기를 뛰었다. 서울의 고광민은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출전하지는 못했다.

먼저 이웅희는 박용우, 김동우와 함께 서울의 스리백을 구축했다. 그는 안정적인 수비 외에도 후반 9분 세트피스 공격 상황에서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을 보여줬다. 포항의 이광혁은 이날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는 빠른 발을 이용해 압박이 약한 서울 수비진을 휘저었고 김승대와의 연계로 포항의 역습을 주도했다. 고무열은 이광혁을 대신에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됐다. 그는 신진호의 두 번째 골 기점 역할을 했다.

김승대를 제외하면 모두 첫 국가대표 발탁이다. 김승대도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에 대표 소집됐지만 발목과 인대가 좋지 않아 이종호(전남 드래곤즈)로 대체됐다. 당연한 말이지만 예비 명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앞으로 각자의 소속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슈틸리케 감독의 국가대표 발탁 기준은 ‘소속 팀의 활약’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서울을 상대로 2승을 기록한 포항은 이날 승리로 승점 33점을 기록했다. 전북과 수원에 이어 리그 3위다. 서울은 승점 32점에 머물며 4위로 밀려났다. 포항은 광주FC와,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각각 23라운드를 치른다.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jirrard92]

■ 11일 K리그 클래식 경기결과
제주 유나이티드(8승 5무 9패) 0-3 전북 현대(14승 5무 3패)
울산 현대(5승 8무 9패) 0-1 광주FC(7승 8무 7패)
FC서울(8승 8무 6패) 1-3 포항 스틸러스(9승 6무 7패)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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