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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 달라진 삼성'…‘양궁농구’ 잠재운 라틀리프의 ‘묵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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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삼성의 승리에 밑거름이 된 리카르도 라틀리프(왼쪽)가 이승준(오른쪽)과 제공권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골밑 장악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라틀리프가 22일 열렸던 ‘잠실 더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서울 삼성은 라틀리프의 활약을 기반으로 지역라이벌인 서울 SK에 짜릿한 역전승(75-72)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 라틀리프는 35분41초 출장하며 21점 25리바운드 5도움 2블록슛을 녹여냈다. 특히 전체 리바운드 중 12개가 공격리바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움은 배가된다. 또한 라틀리프는 이날 삼성이 따낸 42개리바운드 중 절반 이상을 홀로 잡아냈다. 그의 골밑 파트너인 김준일은 14점 6리바운드 1도움 2스틸을 기록하며 부담을 덜어주었다.

사실 삼성은 전반전 내내 좋지 못한 흐름을 보였다. 매치업에서 힘에 부친 장면이 자주 연출됐다. 김준일이 이동준을 상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 라틀리프의 매치 상대였던 데이비드 사이먼 역시 높았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1순위와 2순위의 만남답게 두 선수의 힘겨루기에 관심이 쏠렸다. 라틀리프가 먼저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했으나 사이먼이 버티는 힘을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이어 외곽슛을 시도하며 사이먼을 페인트존 밖으로 끌어들였지만 노련한 사이먼에게 큰 효과를 보진 못했다. 팀 동료의 지원도 아쉬웠다. 전반전 올린 27점 중 18점을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합작했다.

삼성이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SK는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제대로 받았다. 전반전에만 무려 9개의 감도 높은 3점슛(9/14)이 터지며 삽시간에 점수 차이를 벌린 것이다. ‘양궁 농구’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반면 삼성은 11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단 1개만이 림을 갈랐다. 골밑은 대등했지만 외곽에서 극심한 차이를 보이자 점수 차이는 불을 보듯 뻔했다. SK는 3쿼터 초반 까지만 해도 이날 18점 차이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집요하게 골밑을 노렸다. 라틀리프는 사이먼이 자리를 비운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했다. 사이먼이 없는 동안 비교적 높이가 낮아진 SK의 골밑에서 12점을 뽑아냈고, 8개의 공격리바운드를 걷어냈다. 공격리바운드 이후에는 대부분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외곽이 이렇다 할 힘을 보태지 못하는 상황에서 라틀리프의 공격리바운드와 이로 인해 파생되는 쉬운 득점은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다.

여기에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장민국이 살아났다. 장민국은 이날 3점슛 4방을 터뜨리는 등 부진했던 임동섭을 대신해 삼성의 외곽을 책임졌다. 이렇게 삼성이 내외곽의 조화를 이루자 점수 차이는 금세 줄어들었다. 결국 삼성은 한때 18점 차이로 벌어졌던 승부를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 삼성은 점수 차이가 벌어질수록 추격의 동력을 잃으며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은 확실히 예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중심에는 항상 제 몫을 다하는 라틀리프가 있다. 덕분에 삼성은 지난 시즌 6차례 만남에서 내리 5번을 지고, 단 1번의 승리를 거두었던 SK를 상대로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단숨에 단독 3위(3승2패)로 올라섰다. 라틀리프 효과를 등에 업은 삼성이 ‘명가재건’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그렇게 보인다. [헤럴드스포츠=정성운 기자 @tjddns4504]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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