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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테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리버풀의 벤테케, 올해 마지막 경기서 두 달 만에 득점
헤딩만 잘 따내는 선수? 올 시즌 5골 중 발로만 4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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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랄라나(사진 왼쪽)가 27일 자정(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와의 18라운드에서 경기 중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LFC]



“그는 보통 동료 선수들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길 기다린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상황을 위해서만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다려서는 안 된다.”

리버풀의 지휘봉을 맡고 있는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자신의 제자 크리스티안 벤테케(25)에게 한 말이다. 이에 벤테케는 득점으로 답했다. 2015년 마지막 경기서 말이다. 별 다른 잡음 없이 묵묵히 자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그의 성격이 투영된 결과다.

리버풀은 27일 자정(한국시간) 잉글랜드 머지사이드 주(州) 리버풀 안필드에서 치러진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에서 후반 17분 벤테케의 결승골에 힘입어 레스터시티를 1-0으로 꺾었다. 이날 리버풀은 슛 24-6(개), 유효슛 4-3(개), 점유율 65-35(%) 등 모든 면에서 리그 1위 팀 레스터를 압도했다.

클롭 감독이 부임한 후 4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던 리버풀은 최근 하락세였다. 4경기 2득점 7실점. 공수 전반적으로 문제점이 노출됐다. 승리하기 위해선 어느 때보다 골이 간절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키워드 역시 ‘골’이었다.

머리만 잘 쓰는 선수?
리버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에 디보크 오리기, 2선에 필리페 쿠티뉴-로베르토 피르미누-아담 랄라라가 먼저 그라운드를 밟았다. 줄곧 주전을 보장받던 벤테케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벤치 대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37분, 오리지가 갑작스레 부상을 당했다. 벤테케는 바로 투입됐다.

올 시즌 트랜스퍼 윈도우(Transfer Window) 기간에 리버풀로 합류한 벤테케는 팀에 ‘계륵’ 같은 존재였다. 그가 투입되면 리버풀의 공격은 묵직해진다. 하지만 빠르고 기술 있는 2선 공격진, 예컨데 피르미누나 쿠티뉴, 랄라나, 조던 아이브 등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거대한 체구 때문에 움직임이 다소 둔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장신인 벤테케(190cm)의 머리를 노리곤 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역시 레스터시티와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서 “벤테케는 헤딩이 가장 큰 장점인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그는 보통 동료 선수들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리길 기다리기 때문에 찬스가 자주 오지 않는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벤테케는 올 시즌 올 시즌 리그 15경기(교체 5회)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재밌는 점은 그가 기록한 5골 중 헤딩으로 기록한 골은 단 한 골 뿐이라는 사실이다. (나머지 4골은 모두 그의 오른발에서 나왔다)

이날도 머리가 아닌 발로 득점했다. 후반 17분 리버풀 공격진형 왼쪽 스로인 상황에서 피르미누가 전방으로 침투 후 크로스를 올렸다. 중앙에 있던 벤테케는 넘어지며 공을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그는 지난 10월 31일 첼시와의 리그 11라운드 경기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후 두 달 여 만에 득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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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벤테케(사진 중앙)가 27일 자정(한국시간)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레스터시티와의 18라운드에서 득점 후 동료들에게 둘러쌓여 있다. 표정에서 그의 묵직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사진=LFC]



그가 훌륭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헤딩 경합에서 자주 승리하는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단지 '머리만 잘 쓰는 선수'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그는 이날 후반 3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중앙에 있는 쿠티뉴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전달했다. 이 장면에서 그의 골 없는 상황에서의 움직임, 연계플레이, 골 키핑 등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었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반전시킬 아이콘
‘주포’ 다니엘 스터리지가 최근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대니 잉스, 오리지 마저 부상으로 전력을 이탈한 상황에서 리버풀의 유일한 ‘믿을맨’은 벤테케 뿐이다. 그는 '머리만 잘 쓰는 선수'가 아닌 '머리도 잘 쓰는 선수'가 되기 위해 앞으로 더 날카로운 움직임이 더 필요할 것이다.

클롭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서로의 호흡을 맞추면 문전에서 벤테케의 날카로운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그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벤테케 본인 역시 “새해엔 더 잘하고 싶다. 내가 가진 능력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다. 지금의 컨디션을 잘 유지해서 2016년엔 팀을 위해 더 많은 골을 넣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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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테케는 다가 오는 2016년에 웃을 수 있을까? [사진=LFC]



한편, 이날 리그 선두 레스터시티를 꺾은 리버풀은 안방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리버풀은 7승 6무 5패, 승점 27점으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8위. [헤럴드스포츠=지원익 기자 @jirrard92]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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